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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8-29 일본 핵오염수와 과학, 풀리지 않은 의문 그리고 정치
    국제정치 2023. 8. 29. 10:16

    미국 대사관 직원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나에게 앞으로 한일관계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한일관계가 미국이 바라는 것 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일관계에서 어떤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아서 ‘오염수 문제’라고 답했다. 오염수가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미국이나 한국 정부가 이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너무 일방적으로 몰고 가면 결국 사단이 나는 법이다. 더구나 한일관계는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일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조심해서 다루어야 할일을 바이든 행정부는 너무 서두는 것 같아서 그런 말을 했다. 

     

    앞으로 한일관계는 오염수 문제로 순조롭지 않게 될 것이다. 오염수가 ALPS라는 처리과정을 통해 핵종이 제거되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일본의 설명이고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일본의 설명을 수용한 것 같다. 

     

    필자는 오염수가 방류해도 될 정도로 잘 처리되었다는 소위 과학적 주장에 의문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소위 과학적 설명에 대해 납득하지 못화고 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IAEA가 검증했다는 것을 과학의 근거로 든다. 그러나 국제적 기구가 평가를 했고 발표를 했으니 과학적이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런 주장은 과학적이 아니라 정치적인 주장이다. 

     

    내가 납득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오염수가 ALPS 처리전과 처리후의 과정에 어떤 변화가 있으며, 걸러진 핵종과 걸러지지 않은 핵종의 차이는 얼마나 되는가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정부의 발표 그리고 각종 언론의 보도를 이리저리 살펴보았으나 오염수에 대해 내가 믿을 수 있는 과학적 근거는 거의 찾아 보지 못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서 IAEA의 검증과정이 과학적이란 말을 사용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비난이 더 옳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권위있는 기관이 발표했으니 믿으라고 하는 것은 매우 비과학적인 주장이다. 같은 핵과학자들에서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절대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찬성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런 과학자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절대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훨씬 신빙성이 높다.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믿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윤석열도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서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찾아보지 못했다. 일본 오염수의 방류를 찬성하면 과학적인가? 아니다. 그것은 지극히 정치적이다. 

     

    문제의 일본 원전은 원자로가 깨져서 각종 치명적인 핵종이 방출된 사건이다. 치명적 핵종이 지하수에 들어간 것이 오염수다. 일반원전은 원자로가 깨진 것이 아니다.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소위 과학적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그런 차이도 애써 무시한다. 그런 차이를 무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전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다. 

     

    일본의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과학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다. 윤석열이 일본의 오염수가 정말 안전해서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한일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지지하는 것일 뿐이다.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주장은 지극히 비과학적이며 정치적인 결정인 것이다. 

     

    정치적인 결정을 해놓고 대중들에게 과학적이니 믿으라고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윤석열의 주장을 믿는 사람들도 모두 정치적 결정을 한 것이다. 윤석열 정권을 지지하기 때문에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는 것일 뿐이다. 

     

    자신의 정치적 결정을 과학적이라고 포장하면 안된다. 

     

    나는 한일관계의 발전을 지지한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한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호적인 관계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이렇게 오염수 방류를  지지해야 한일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런 관계는 유보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당장이야 한일관계가 삐그덕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막아 버리고 만 것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일본의 시민사회와 대중들이 얼마나 무력한지 잘 알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어민들도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의 생계가 달려있는데 정부의 부당한 결정에 승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일본의 정치적 미래를 높이 평가할 수 없는 이유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어민들과 관련 직종의 사람들이 별로 반대하고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한국사회를 이끌어온 역동성을 상실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도 급속하게 일본처럼 수동적 대중사회로 접어 드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었다. 그럼 한국의 미래는 없다.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지 못하면 누구도 지켜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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