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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25 브릭스 정상회담과 회원국 확대의 지정학적 의미국제정치 2023. 8. 25. 14:17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6개국의 가입이 확정되었다. 남미의 아르헨티나, 중동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에디오피아 등 6개국이다. 이번 가입국 확대와 관련하여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입국의 확대가 지니고 있는 지정학적 의미는 상당하다. 각각의 상황을 지역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남미에서 베네수엘라가 빠진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 아마도 브릭스가 G7이나 G20에 대항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다 보니 반미분위기가 가장 강한 베네수엘라가 빠진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도 가입 승인을 받았으나 현재 유력 대선주자들이 모두 부정적인 입장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브라질이 미국의 반발을 고려하여 베네주엘라를 가입시키지 않았다면 그것은 실수가 아닌가 한다. 올해 연말에 새로 선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브릭스 가입을 취소한다면 브릭스 체제에서 남미의 영향력이 상당부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중동지역에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시에 가입한 것은 중동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겠다. 이란과 사우디의 관계가 긴밀해지면 미국이 시리아에 주둔할 수 있는 여건이 악화된다. 이미 이라크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과 사우디의 평화무드와 관계강화는 중동을 분리하여 통치했던 미국의 방식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게되는 것이다. 여기에 아랍에미레이트가 브릭스에 가입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랍에미레이트는 중동지역의 개방과 개혁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브릭스 가입은 중동의 축이 서방에서 브릭스로 완전하게 기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이번 브릭스 참가국 확대의 가장 핵심적인 지역은 아프리카라고 하겠다.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의 에너지 숨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집트가 브릭스에 가입하게 되면 앞으로 수에즈 운하는 어떤 방식으로는 브릭스 국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을 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집트와 이란 사우디는 석유의 생산뿐만 아니라 수송을 모두 장악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란과 사우디 그리고 이집트가 하나의 세력권하에 재편된다는 것은 기존의 작동하고 있던 페트로 달러체제에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달러기축통화를 유지하기 위해 페트로달러 체제를 구축했으나 스스로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한 체제를 무너뜨리고 만 것이라 하겠다. 그런점에서 세일가스는 미국의 경재의 축복이 아니라 미국의 패권을 붕괴에 결정적인 원인인 저주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겠다.
이번 브릭스 회원국 확대에서 특징적인 것은 에디오피아의 경우다. 에디오피아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소말리아와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수에즈 운하로 통하는 홍해의 예맨 해협에 인접한 지부티와 접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수단과 소말리아를 통해 수단과 차드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디오피아는 미국의 아프리카 경영을 방해할 수 있는 위치인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이번 브릭스 국가확대의 가장 큰 특징은 러시아와 중국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미국의 지위를 약화시키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겠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브릭스 참가국 확대를 통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패권에 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이 러시아에 이러 아프리카 지역에 무상으로 식량을 지원하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의미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내년도에도 브릭스 참가국 확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3년의 브릭스 국가 확대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패권에 대해 본격적인 도전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여전히 남미는 미국의 영향력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는 법이다. 미국은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기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앞으로 미국의 체제강화는 동맹국의 합의나 동의보다는 강요나 강압의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미국이 동맹국을 규합하면서 동맹국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이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가치과 규범을 내세우겠지만 그것이 실질적인 이해관계에 봉착해지면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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