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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6-20>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손절, 패배의 기정사실화>
    국제정치 2023. 6. 20. 12:05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러시아가 패배를 당할 것이며,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까지 되찾을 것이라는 보도일색이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나토로 받아들이기 위해 신속한 절차를 밟을 것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6월 13일까지만 해도 바이든은 나토 사무총장 스톨텐베르그가 제안한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나토가입 추진을 위해 나토의 공식 가입 절차인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을 거치지 않게 하는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이다. 

     

    그랬던 바이든이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6월 17일 기자들과의 대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나토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우크라이나가 정해진 절차를 밟지 않고 나토에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중을 비춘것이다. 바이든이 불과 4일만에 이렇게 입장을 바꾼 것은 약 보름가까이 진행된 우크라이나의 반격작전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나토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자 마자, 나토는 즉각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 가능성에 선을 긋기 시작했다. 6월 19일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토 정상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가입을 공식 요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발언 한 것이다.

     

    미국과 나토의 입장을 보면 앞으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우크라이나를 즉각 나토에 가입시킬 것 같은 분위기였던 미국과 유럽이 이렇게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미국과 유럽의 입장변화는 우크라이나 전황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미국과 유럽은 겉으로는 우크리아나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선전선동을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한국전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했으며, 이런 휴전방식의 종전처리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의 입장에서는 확정적인 패배보다 현상태를 유지하면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감추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이런 입장에 대해 러시아는 처음부터 부정적이었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볼때 미국과 유럽은 제2 민스크 협정을 지키기 않았다. 러시아는 미국 및 유럽과의 협상과 약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 지금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휴전을 하면 미국과 유럽은 몇년동안 우크라이나에 전쟁준비를 시켜서 다시 도발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며, 휴전기간 동안 우크라이나가 비밀리에 핵무장을 해서 러시아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이번에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완전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그런 각오를 보여주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십년동안이라도 계속할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밝혀왔다. 러시아의 확고한 의지를 미국과 유럽은 모르는 척 했을 뿐이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 가능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것은 앞으로 우크라이나가 패배하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하는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미국과 유럽은 더 이상 개입이나 간섭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자신들이 기획하고 감독했고 지도했던 전쟁에서 쏙 빠지겠다는 것이다. 이미 우크라이나는 제2의 베트남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기정사실화하는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키신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미국과 적이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이 되는 것은 가장 위험하다.’ 사실여부는 알 수 없으나 키신저가 했다는 이 말은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상황에 너무나 잘 들어 맞는것 같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손절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다. 미국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면 유럽에서 영향력은 급속하게 쇠퇴할 수 밖에 없다. 당장 동유럽국가들의 입장과 태도는 바뀔 수 밖에 없다. 이미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쇠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의 패배를 아무리 잘 위장하더라도 그 심리적 효과는 즉각적으로 동유럽 및 서유럽 국가들을 강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시간차를 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패배는 나토 무용론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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