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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5-20 우크라이나 전쟁을 한국전쟁방식의 정전으로 매듭짓겠다는 미국의 의도에 대한 평가>
    국제정치 2023. 5. 20. 12:59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돈바스 지역의 작전은 서서히 지금과 다른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를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앞으로도 돈바스 지역의 여타 우크라이나군 거점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것이지만 바흐무트와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점점 더 수세적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절대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우크라이나군을 최대한 많이 살상한다는 작전 개념에 충실하고 있다. 

     

    전쟁은 비극이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쟁사에서 유례없이 잔혹하다. 러시아군은 군사적 목표를 우크라이나 군을 최대한 많이 죽이는 것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1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우크라이나군 약 30만명이 전사했다고 한다. 비공식적 수치이기는 하지만 미국 국방부에서 흘러나온 소식이라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푸틴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 군의 피해비율이 1:70-80이라고 한적이 있다. 아마도 최대한 유리한 조건이겠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우크라이나 군이 많이 죽어간 것은 분명하다. 반면 러시아군은 인명피해가 날 것 같은 전투는 최대한 회피한다. 

     

    바흐무트가 함락되기 직전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한국전쟁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5월 18일 백악관과 주요 기관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것은 미국이 이미 내부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그렇게 판단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동했다고 하겠다. 

     

    우선 전쟁자체의 문제다. 우크라이나 전쟁 처음부터 이야기 했지만 미국과 서방이 아무리 달라 붙어도 러시아를 상대로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러시아는 2014년이후 자신들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경제제재에 충분하게 대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군사적인 측면에서 우크라이나 군은 절대로 러시아군을 이길 수 없다. 전쟁은 무기와 장비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러시아군 지휘부의 지적전통은 세계에서 가장 탁월하다. 전쟁은 병사와 무기가 아니라 장군의 머리로 하는 것이다. 미군 지휘부는 러시아군의 지휘부의 능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우크라이나 군 지휘부는 러시아군의 소령과 중령 수준의 지적수준과 지휘능력을 벗어나기 어렵다. 지휘부의 능력에 따른 차이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커진다. 병사와 무기가 힘이라면 지휘부는 방향이다. 우수한 지휘능력을 가진 장교단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이다. 한국군의 경우, 장교들의 자질은 뛰어나지만 지적수준은 뒤떨어진다. 

     

    미국이 한국전쟁 방식의 종전을 언급한 이유중에서 군사적인 측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 내부의 상황 때문이다. 미국은 질 것이 뻔한 전쟁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이렇게 계속가다가는 바이든 행정부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고 내년도 대선에서 민주당은 질 수 밖에 없다. 

     

    아마도 미국 민주당은 내년도 대선에서 이미 바이든을 포기한 것인지도 모른다. 가급적 피해를 조기에 손절하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정치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미국은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하기 어렵다. 미국 국가채무를 더 이상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공무원 봉급도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미국은 약 1200억 달러에서 2000억 달러까지 우크라이나 전비로 사용했다고 한다. 직접 전쟁에 참가했던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보다 오히려 더 많은 돈을 퍼부었다. 앞으로 전쟁이 계속되면 미국은 정말로 파산할 지도 모른다. 

     

    올해 6월에 국가채무 확대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겠지만 미국이 이전과 같은 수준의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이렇게 보면 미국의 한반도 방식의 정전은 고육지책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러시아는 어떻게 할까? 아마 아무도 러시아가 미국의 제안을 수용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가 추구하는 이번 전쟁의 목표는 돈바스의 확보가 아니다. 이미 분명하게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에서 나찌세력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그런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완전하게 점령하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다. 러시아는 이미 여러번에 걸쳐서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점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가 밝힌 목표는 최소한의 목표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을 통해서 미국의 세계 패권을 종식시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점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같은 생각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의 패권을 종식시킨다는 전략적 목표를 같이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번에 미국을 막지 못하면 다음에는 자신이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패권을 붕괴시키기 위한 역할을 적절하게 분담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러시아가 전쟁으로 미국의 국력을 약화시키면, 중국은 외교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사우디아 이란의 관계개션,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갈무리와 같은 행동이 그것이다. 

     

    이미 전쟁은 세계대전으로 접어 들었다. 중국과 러시아가 그것을 모를리 없다. 러시아가 이번에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여 정전에 합의한다면 그것은 미국이 숨을 돌릴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의 정도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대열에 서겠다는 것이다.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의 위성국가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왜곡된 생각은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하게 만든다. 북한은 현존하는 국가들 중에서 가장 자주적이다. 굶어 죽어도 절대 외세에 굴복하지 않겠다면서 핵무기를 개발했다. 중국도 북한의 판단과 결심에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 이런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 연대를 표명한 것이다. 

     

    말은 행동을 낳는다. 북한이 러시아와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은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남한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한 만큼, 북한도 러시아에 포탄을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게 되어 버렸다. 포탄에 관한한 북한은 아마도 세계 최대의 보유량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남한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수출한 만큼, 북한이 러시아에 상업적으로 포탄을 판매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도는 없다.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관계강화를 언급한 것은 직접 우크라이나 전쟁에 뛰어들겠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런 부분은 추측이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두고 관찰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판매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근 러시아의 바그너 군이 포탄이 부족하다고 소란을 피웠던 적이 있다. 필자는 러시아군이 추후 공세작전 특히 여름의 공세작전을 위해 포탄을 비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한 적이 있다. 만일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판매한다면 우크라이나 군은 앞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포탄판매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모두 모종의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로부터 돈을 받고 이돈으로 중국에서 식량과 반도체등을 사서 들어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과의 거래를 함에 있어서 이제 더 이상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바야흐로 북한의 시간이 서서히 다가 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이 생각하는 종전방식은 불가능하다. 러시아는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세계대전이다. 미국이 완전하게 양보하거나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패배하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면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시간은 러시아 편이다. 올해 후반기에 미국이 국가채무 확대조정에 실패하거나 그 액수가 적으면 우크라이나는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한다. 러시아가 정전에 나설 이유는 하나도 없다. 

     

    이렇게 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정전을 고려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마 미국이 그동안 하겠다고 하면 모두 다 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패권국가로서 누렸던 오만이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발목을 잡는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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