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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5-15 우크라이나 전쟁, 내년 말 미대선이전까지의 관전포인트 >국제정치 2023. 5. 15. 12:48
우크라이나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구체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예측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이런 예측을 할 수 있어야 다음의 상황전개, 측 국제정치적인 변화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패배가 시간문제인 것 같은데 그렇게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대상으로 승리를 거두고 있으며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서구의 정보기관이 제공한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는 언론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언론들도 매우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당연히 한국 언론의 보도를 보고 있으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확신을 가지는 경우는 적지 않다. 한국에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잘못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기존의 전쟁에 대한 상식을 뒤집어 버렸다. 군사교육기관에서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도차도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제2차세계대전이후 정규군사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신속한 작전의 템포라는 것을 금과옥조처럼 생각했다. 그런 확신은 히틀러의 독일군이 전격전을 펼치며 서유럽과 러시아 전역을 뒤흔들때부터 시작되었다.
현재도 미군은 신속한 작전템포의 유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월남전에서 패배했던 미군이 부활하게 된 것도 사막의 폭풍작전과 제2차 이라크 전쟁이었다. 신속한 작전템포를 유지하여 두번이나 이라크 군을 패배시켰던 미군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신속한 작전템포의 유지였다. 제2차 이라크 전쟁은 초기의 전광석화같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전역을 석권하지 못한 것이 안정화작전의 실패 때문이라는 반성을 하게 했다. 그러나 아무리 안정화 작전을 해도 상대국의 인민을 대상으로 하는 전쟁은 승리하기 어렵다.
신속한 작전템포로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은 예상보다 쉽지 않다. 군사적인 승리로 정치적인 승리를 획득할 수 있을때는 신속한 작전템포의 유지라는 것이 유용하게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사적인 승리가 정치적인 승리를 담보할 수 없을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그럴때는 신속한 작전템포의 유지라는 것이 그리 유용한 개념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작전개념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돈바스 지역 전역에서 과거와 전혀 다른 작전개념을 선보이고 있다. 그것이 바로 ‘소모전’이다. 필자는 작년 4월 초에 러시아군이 키에프와 하리코프 방면에서 철수하고 돈바스지역으로 집중했을때 러시아군의 작전개념을 바꾸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군의 수도의 장악에서 우크라이나 병력의 제거로 ‘중심’(Center of Gravity)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군대는 작전개념과 전투력으로 작전을 수행한다. 작전개념은 꼭지점이고 전투력은 막대다. 꼭지점이 단단하게 명확하고 적절한 전투력이 있으면 강력한 기중기 역할을 한다. 아무리 전투력이 막강해도 강력하고 분명하며 유용한 작전개념이 없으면 아무것도 들어올리지 못하는 법이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군의 병력제거를 작전개념으로 설정한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였던 것이다.
최근 들어 그동안 러시아군이 1년 넘게 유지했던 소모전 개념, 즉 우크라이나 군 병력의 제거(유생역량 말살)라는 작전개념에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작년 4월 이후 지금까지 수행해온 작전상황을 평가해보면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을 최대한 격멸하고 제거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돈바스 지역’이란 점이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을 최대한 많이 제거할 수 있도록 기획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돈바스 지역으로 한정한 것은 군사적으로 볼 때 러시아에게 매우 유리하다. 우선 병참선의 관점에서 러시아군은 최대한 내선의 효과를 누리면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군은 우크라이나 국토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하지만 내선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외선의 불리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드네프로 강에 있는 교량을 파괴하지 않고 철도도 파괴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바흐무트 작전이 마지막에 접어 들면서 바그너 군과 러시아 군이 보이고 있는 다소 이상한 모습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있다. 현재 러시아군이 보이는 모습은 전투에서 실패했다고 하기 보다는 우크라이나 군을 최대한 돈바스 지역으로 끌어 들이기 위한 유인하는 형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전투에서는 온갓 속임수가 난무한다. 계략과 허위, 허식 같은 행위들이 벌어진다. 상대방과 부딪쳐서 이기는 것은 하수다. 상대방을 속일 수 있으면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금 돈바스 전투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그런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러시아군은 가급적 돈바스 지역에 우크라이나 군이 많이 투입되도록 유인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의 상황은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공세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러시아군은 일부러 약점과 취약점을 노출해서 우크라이나 군이 오판을 하게 만들려고 할 것이다. 돈바스 지역이라는 유리한 장소, 내가 선정한 장소에서 결정적인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군이 서방에서 보낸 전투장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공세작전을 미루는 것은 매우 현명한 판단이다. 이미 시기를 상당히 놓친 측면이 있지만, 이번 결정으로 우크라이나는 국가의 생명이 꺼지는 것을 조금 더 지연할 수 있다고 하겠다.
5월 중순에 들면서 러시아군이 간간히 우크라이나 중서부 지역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주로 장비 집적고나 탄약고같은 장소다. 그 이전에는 주로 우크라이나 국가기간 시설을 타격했었다. 가장 우선시한 것은 주로 변전시설이었다. 변전시설을 타격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미사일을 소모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있었다. 5월 중순 이전까지는 전선에 비교적 가까운 지역의 탄약고나 장비집적소 같은 곳을 타격했었는데 5월 중순에 들면서 우크리아나 깊숙하게 있는 곳을 타격하는 것이다.
아직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종심타격의 개념이 분명할 정도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만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종심지역의 탄약고나 장비집적소 그리고 전투장비 공장같은 곳을 타격한다면 앞으로 러시아군의 작전에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여전히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은 많이 죽어나간다. 그러나 점점 그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 군은 24년 말 미국 대선이전까지는 우크라이군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려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하면 당연히 미국 민주당은 패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공화당 정부, 예를 들자면 트럼프 정권과 매우 유리한 조건에서 종전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협상에 의한 전쟁종결은 러시아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조건일 가능성이 높다.
만일 러시아가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려면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를 붕괴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3개 정도의 기회가 있다. 우선 이번 여름, 겨울, 그리고 내년 여름이다. 모두 라스푸티챠를 피할 수 있는 기간이다. 러시아가 내년 말 미국 대선이전까지 남은 세번의 라스푸티차를 피할 수 있는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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