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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11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략상황평가 및 한국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국제정치 2023. 5. 11. 13:15
한국은 변화와 변혁이 필요하다. 문제는 내부적으로 그런 변화와 변혁을 시도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이 부족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한국은 조선 말기의 국제정치적 상황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외세의존적 경향으로 한국의 상황을 점점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을 위시한 야당은 도덕적 타락으로 변화를 추동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상실해 버렸다.
한국의 상황은 내부가 아니라 외부의 충격이 있어야 비로소 변화를 해나갈 수 있는 처지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외부의 충격 중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장 정점의 어느 순간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 확률은 거의 90%이상이다. 지금은 미국과 서방이 어떤 무기를 가져다 주고 지원을 해도 러시아를 이길 수 없다. 애시당초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패배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강력한 경제적인 제재를 부과해서 러시아를 무릎 꿇게 하겠다고 했다. 경제적 방법으로 러시아를 패배시키겠다는 미국과 서방의 구상은 실패했고 이제 우크라이나의 군대를 이용해서 러시아를 패배시키겠다는 것이다.
전쟁이 처음 시작하자 마자 우크라이나가 어떤 경우에도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힌바 있다. 부분부분의 전투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선전을 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전쟁에서는 절대로 러시아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러시아의 승리는 점점 더 명백해질 뿐이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확고하게 승기를 잡았다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은 5월 9일 전승절 행사에 구소련 시대에 독립한 중앙아시아 5개 공화국이 참석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하고 나서 상당기간 동안 몇몇 중앙아시아 국가들, 즉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등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최근까지도 러시아보다 미국과 유럽에 가깝게 접근하려고 하는 태도를 보였다.
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러시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가 확인해보려고 했으나 뚜렷한 이유를 찾기는 어려웠다. 줏어 들은 이야기로는 카자흐스탄의 경우 외환의 상당액수를 미국과 서방에 맡겨 놓고 있어서 러시아 편을 들다가 잘못되면 알거지가 된다는 정도였다. 그나마 중앙아시아의 상황에는 과문해서 그 사실여부는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문제는 이번 5월 9일에 중앙아시아 5개국이 모두 양순한 양처럼 푸틴앞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중앙아시아 5개국이 갑자기 이렇게 태도를 바꾼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것은 첫째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잘못하다가는 중앙아시아도 우크라이나 짝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주프랑스 중국대사가 발트 3국을 포함하여 소련 붕괴이후에 독립한 국가들의 국제법적 지위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중국은 5월 18-19일간 시안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우선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그동안 잠시 의지했던 미국이 더 이상 자신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안보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계산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얼마나 끌것인가는 전적으로 러시아의 결정에 달려있다. 만일 이번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해 공세작전을 실시하면 전쟁은 예상보다 매우 빨리 끝날 수도 있다. 지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반격작전을 하는 것은 거의 미친짓이나 마찬가지다. 공격은 방어보다 훨씬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러시아군이 지금처럼 작전의 템포를 완전하게 배제하는 것은 공격작전시 피할 수 없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이 미국과 서방의 재촉에 밀려 반격작전으로 나서게 되면 반격작전 초반부터 대량피해가 불가피하다. 거의 엄폐음폐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공격을 하면 러시아군에게 좋은 표적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게 반격작전을 재촉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군사적으로 볼때 지금 우크라이나 군은 절대로 반격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원래 군사작전에 대한 결정은 현지의 군사령관에게 맡겨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크라이나 군의 반격 작전은 우크라이나 군 지도부가 아니라 미국과 서방의 정치인들이 결정하고 있다. 군사와 정치의 관계가 잘못설정되면 대규모 패배와 국가붕괴를 초래한다. 정치적 목적을 성급하게 달성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마구 강요하면 패배할 수 밖에 없다. 역사상 대규모의 패배른 그런 이유 때문에 발생했다. 한니발이 로마 원로원의 성급한 결전 요구로 인해 칸나에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원균이 칠전량 해전에서 패배한 것도 선조가 무조건 전투를 하라고 재촉했기 때문이었다. 똑같은 양상이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와 군사의 관계를 넘어 순수하게 군사적인 관점에서도 우크라이나 군은 절대로 공격을 해서는 안되는 입장이다. 오히려 방어진지를 축차적으로 편성하여 기동방어를 실시함으로써 러시아 군이 이동을 하도록 강요해야 한다. 지금 러시아군은 거의 이동하지 않고 한군데에 차분하게 앉아서 우크라이나 군에게 대규모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 포병들이 진지를 자주 이동하도록 만들어야 포병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은 거의 고정된 진지에서 고수 방어를 하고 있어서 러시아군에게 좋은 표적만 제공해 줄 뿐이다.
공격은 방어보다 통상 3배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공중전력과 화력이 비슷할때의 이야기이고 지금처럼 포병이 열세이고 공군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면 적어도 6배 이상의 지상전력을 확보해야 공격을 실시할 수 있는 법이다.
반격을 실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러시아군이 더 이상 공격할 수 있는 여력을 상실해서 공세종말점에 도달했을 경우다. 유감스럽게도 러시아군은 전혀 공세종말점에 도달하지 않았고 여전히 공세작전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크라이나군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군이 공세를 해서 패배를 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아마도 우크라이나군은 더 이상 방어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여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군은 무주공산인 우크라이나로 전역을 석권할 것이다.
이번 전승절 행사에서 푸틴은 전쟁을 수행한다고 언급했다. 푸틴이 전쟁을 언급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조만간 전쟁의 교전 당사국이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미국과 유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하면 그 이후의 상황은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이 생각했던것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러시아는 곧바로 동구 지역국가들에게 나토탈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그들이 나토탈퇴요구를 거부하면 군사작전이 시작될 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의 일부국가들이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를 기대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정말로 중국이 중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러시아가 중국의 중재를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뭔가 모자라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중국도 이 기회를 이용하여 미국을 더욱 괴롭히려고 할 가능성이 더 높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때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끝나면 미국과 유럽은 다시 중국을 상대로 불장난을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나토대표부가 일본에 설치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미국과 유럽은 상대방을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동안 많은 국가들이 미국과 유럽의 요구에 아무 말하지 못했던 것은 힘이 부족해서였지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각설하고 한국의 변화와 변혁은 스스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이 변화를 모색하려면 외부의 강력한 충격이 필요하다. 나는 그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여야를 가릴 것없이 미국이라면 사족이 옴추라드는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의 태도를 달라지게 만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계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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