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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5-21 우크라이나 전쟁종결의 조건과 향후 상황전개에 대한 평가>
    국제정치 2023. 5. 21. 12:14

    5월 20일 러시아 국방부는 바흐무트 점령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도 우크라이나 군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바흐무트 점령은 기정사실이다. 오래전부터 바흐무트 전투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흐무트이후 전투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필자는 바흐무트가 끝나고 나면 우크라이나 군이 녹아나서 더 이상 저항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마치 스탈린그라드에서 독일군이 패배하고 나서의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은 생각보다 아직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봄에 반격을 한다고 병력을 동원하고 미국과 서방이 무기와 장비를 긁어 모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이 아직 10만에서 15만 정도 남아 있다고 하지만 그 정도 규모로는 러시아군에 오래 대적하기 어렵다. 미국이 한국전쟁식 정전을 해결방안으로 들고 나오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폴란드가 젤렌스키에게 전쟁중지를 요구하는 것은, 전쟁이 계속되면 우크라이나 군이 완전하게 붕괴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바이든 정권은 전쟁에서 패배하면 내년말의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하는 것이 불문가지고, 폴란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게 점령당하면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접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팽배할 것이다. 일부의 희망과 달리 러시아군은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현재 러시아는 전쟁을 중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다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 군사적으로 안전한 승기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을 그만 둘 아무런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두번째, 러시아는 궁극적 목적인 미국의 패권종식을 위해 전쟁을 계속하려고 할 것이다. 

    세번째, 우크라이나 군대를 모두 제거하여 나치주의자들을 소거하고 이를 통해 역사적 후환을 없애려고 할 것이다. 

     

    러시아가 이런 입장이라면 지금 상황에서 전쟁을 중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통상 전쟁 중지는 크게 두가지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첫번째는 군사적 종결이고, 두번째는 정치적 협상에 의한 종결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군사적 종결이다. 러시아는 완전한 군사적 승리를 거두어 후환을 완전하게 제거하려할 생각이 우선일 것이다. 군사적 점령으로 전쟁이 끝나고 나면 러시아는 대규모로 나치 척결을 위한 전범재판을 시행할 것이다. 

     

    문제는 군사적 점령으로 전쟁이 끝나는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전쟁을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남자를 많이 죽이는 것이 목적으로 하는 것 같다. 러시아가 수행하는 전투양상은 통상적인 경우와 상당히 차이가 많다. 원래 솔리다르나 바흐무트같은 요새지역은 우회하여 후방을 차단하고 항복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야 아군 피해도 많지 않고 비용과 노력도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우폴 이후 러시아군은 철저하게 우크라이나 군의 인명을 파괴하는 방향의 전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마리우폴 전투이후 포로교환으로 풀어준 우크라이나 군이 다시 전투에 투입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러시아군이 자국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크라이나 군의 인명손상에 최우선의 목표로 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한다. 비인도적인 것 같지만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군을 대상으로 일종의 인종청소를 자행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때가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성격상 이렇게 많이 죽여야 하는 전쟁이 아니다.

     

    러시아군의 목적이 우크라이나군을 많이 살상하는 것이라면 앞으로의 전투양상도 바흐무트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군이 많이 주둔/배치되어 있는 자포로지예 방면으로 공세를 몰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가 정치적 협상을 통한 전쟁종결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근거로 한다. 러시아군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의 반격은 전혀 고려할 요인이 되지 못한다. 바흐무트 주변에서 실시된 우크라이나 군의 역습은 전황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공격은 최고의 방어라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권투에서나 해당하는 말이다. 지금 우크라이나군의 공세작전은 전력의 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어떻게 해서 최대한 병력을 낭비하지 않고 전쟁을 오래 끌 것인가 밖에 없다. 내년 말까지 어떻게라도 버티면 새로 들어선 미국 행정부가 협상으로 러시아와 전쟁 종결을 협의할 것이다. 그협상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유리한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러시아는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라도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현상황에서 정치적 협상에 의한 종결은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러시아는 협상에서 어떤 조건을 요구할 것인가? 이미 러시아와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들의 협상에서 러시아가 나토의 해체를 요구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러시아는 전쟁재발 방지의 조건으로 나토 해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조건을 받아 들이기 어렵겠지만, 만일 트럼프가 들어서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미국이 나토를 위해 국방비를 쓰는 것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나토의 해체나 91년 이전으로 나토의 복귀와 같은 조건에 동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도 나토가 91년 이전으로 복귀하는 것보다 나토의 해체가 더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하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러시아가 미국과 전면적으로 관계를 회복시킬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러시아는 우선적으로 미국의 패권을 약화시키고 다시는 유럽에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중국에게 블라디보스톡 항구를 내준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이미 러시아는 유라시아 내륙을 연결망을 구축하고 있다. 소위 러시아와 이란을 거쳐 인도까지 이어지는 국제남북운송회랑은 중국의 일대일로와 연결되어 유럽과 아시아 대륙전체를 육로로 연결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인 공동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인도와 이란사이에서 미국의 입장에 서 있던 파키스탄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초에 구데타로 수상직을 상실해던 임란 칸이 다시 권력에 복귀하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러시아-중앙아시아-중국-이란-파키스탄-인도가 육로로 연결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해양세력이 아니라 대륙세력이 역사를 지배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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