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2-9 윤석열의 원칙과 기준, 왜 고무줄인가?>국내정치 2023. 2. 9. 09:05
곽상도의 50억 뇌물수수 사건에 무죄가 선고되었다. 왜 무죄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검찰이 증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아서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 소리도 있다. 유추해보자면 검찰이나 법원 모두 작정하고 곽상도를 처벌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곽상도가 무죄를 받은 것은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일 것이다. 곽상도가 유죄를 받으면 이재명의 범죄가 기정사실로 될 것이고, 윤석열의 검찰대부라고 하는 박영수도 잡혀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영수가 잡혀가면 윤석열의 정당성에 결정적인 흠집을 내게 될 것이다. 물론 검찰은 무조건 보호하다는 윤석열의 조폭마인드가 작동했으니라고 추정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리저리 보아도 곽상도의 50억 뇌물 수수사건은 아무런 일도 아닌 것처럼 만드는 것이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 되고 만 것이리라.
곽상도의 아들이 뇌물을 받아서 애비인 곽상도를 부양하지 않았으니 뇌물이 아니라는 재판부의 판단을 보면서 이게 무슨 말인지 도대체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말하자면 박근혜는 왜 제3자 뇌물죄로 처벌했는가? 법은 공평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제3자 뇌물죄도 처벌하는 마당에 애비와 자식이 연루된 거액의 뇌물 사건을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취급하는 것을 보면서 대중을 개 돼지라고 했던 행정부의 어떤 국장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이들은 대중을 개 돼지 보다 못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 들어 거의 모든 영역의 기준이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윤석열은 노골적으로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 박근혜는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했다고 해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에 대통령이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하는 것이 무슨 잘못일까하는 생각이지만 당시의 검찰은 박근혜를 기소해서 처벌했다. 기준을 정했으면 지켜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지키지 않고 있다. 검찰의 잣대는 고무줄인 것이다. 문재인이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문재인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문재인의 측근과 고민정과 같은 모지리들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근혜의 예에 비추어 보면 문재인도 징역을 살아야 할 것이다. 법이란 그런 것 아닌가?
박근혜 탄핵에 일익을 담당했던 윤석열의 행태는 과연 한국의 검찰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다시생각하게 만든다. 여당의 당대표선거에 대통령 윤석열이 공식적으로 개입했다. 안철수를 ‘국정운영의 적’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여당의 당대표선거는 공직선거나 마찬가지의 성격을 지닌다. 그런데 윤석열이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이다. 안철수를 지지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다.
평생검사로 원칙과 기준을 다루는 일을 해오던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그런 원칙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다. 윤석열의 지금 행태를 보면 그가 검사로 살아오면서 법을 얼마나 자의적으로 다루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윤석열이 별 지명도도 없고 총선에 도움도 되지 않을 것 같은 김기현은 굳이 당대표로 밀어 올리려고 하는 이유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별 힘없는 김기현을 핫바지 당대표로 만들어 놓고 총선 공천과정에 실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박근혜가 처벌받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중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처벌했지만, 처벌의 잣대가 자신들을 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여당이나 야당, 진보나 보수를 따지기 전에 먼저 기준과 원칙이 바로 서야 한다. 지금 윤석열은 기준과 원칙 그리고 그 잣대를 마음대로 늘리고 줄이고 있다. 비록 지금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아무도 도전하지 않고 맞서지 않는 것 처럼 보일지 모른다. 누군가 저항한다고 해도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힘으로 조금만 내리 누르면 꼬리를 내리니 아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하늘의 이치는 비록 성길지라도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 당장 힘있다고 내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내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2-23 윤석열이 주장했던 자유의 정체> (0) 2023.02.23 <23-2-17 이재명과 윤석열 이후 한국정치, 메시아에서 정책으로 > (0) 2023.02.17 <23-1-30 한국군대, 한국군인에 대한 소회> (0) 2023.01.30 <23-1-21 주사파 문제제기에 대한 반응에 대한 입장> (0) 2023.01.21 <23-1-21 노동운동과 정치참여, 그리고 주사파의 경우 > (0) 202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