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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 남북간 군사적 긴장, 절절한 선에서 관리할 때다. >북한정책 2023. 1. 2. 12:55
남한이 북한을 ‘주적’이라고 선언하자, 북한은 남한을 ‘명백한 적’이라고 선언했다. 남한은 북한의 드론 도발에 격앙되어 있는 상황이며, 북한은 전쟁 발발시 핵무기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남북한의 적대적 관계는 최근 몇년간 최악의 상황이다. 남한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군사적 위협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북한으로서는 걸핏하면 미국의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북한을 ‘주적’이라고 선언하는 것을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위협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남과 북이 서로를 적대적으로 보고 있지만 그 관점과 시각에서 조금 차이가 존재한다. 남한과 북한은 같은 상황에 대해서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남북한 모두 안보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첫번째, 안보위기에 대해 남한과 북한의 남한은 서로 다른 차원에서 인식하고 있다. 남한은 국내정치적 측면에서 안보위기를 이용하는 측면이 있고, 북한은 현재의 상황을 실재하는 안보위기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강화하는 것은 국내 정치적 측면의 비중이 큰 것 같다. 윤석열 정권은 북한에 대한 강경한 정책으로 국내 정치적 지지기반을 강화 또는 확충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은 윤석열 정권의 강경한 대북 정책을 실질적인 안보위협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미일 3각 군사관계가 나토와 같은 안보체제로 발전할 것이며, 이런 상황이 결국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으로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지금처럼 계속하면 남북한 군사적 긴장의 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현재 남한은 북한이 도발하고 있다고 하고 있고, 북한은 남한이 자신들의 안위를 위협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사소한 충돌이 대규모 충돌로 비화될 수도 있다. 전쟁은 통상 예기치 못한 상황과 이유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남북한이 서로 감정을 고조시키지 말고 상황을 좀더 냉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남한보다 북한이 안보위협을 훨씬 더 위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각자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북한 김정은의 1월 1일 발언의 내용을 차분하게 살펴보면, 북한은 남한의 ‘주적’선언,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에 대해 남한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한 안보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남한은 북한의 안보위협에 불쾌감을 느끼지만, 북한은 남한의 안보위협에 실존적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한과 북한이 상호 감지하고 있는 안보위협 인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북한은 한미의 군사동맹에 대해 더 이상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그들 혼자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안보문제에 대해 남한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냉전시대처럼 중국이나 소련에 기댈 수 있었으면, 북한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핵무장을 시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북한의 행동을 평가할 때 감안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 처한 처지다. 동북공정으로 북한지역에 대한 역사적 연고권을 주장하고 있는 중국에게, 북한이 어떻게 의존할 수 있겠는가? 기댈 곳이 없으면 반응이 격렬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남한과 북한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같은 행동과 반응이라도 북한과 남한의 입장과 처지는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상황은 남북한 최고 정치지도부가 서로 공세적이고 적대적인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실제 군사적인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정치인들은 상황을 냉각시킬 생각을 해야한다. 지금 상황이 위기인 것은 냉각을 시켜야 할 사람들이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한 정치지도자 모두 이성을 찾을 필요가 있다. 남북이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현재의 남북간 안보상황은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남북 공히 상대가 보기 싫다고 상대를 없애서 위협을 제거할 수는 없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위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남북한의 안보위기 정도가 통제가능한 선을 넘어가는 상황에 진입하는 것 같다. 더 이상 이렇게 가서는 안된다.
적절한 선에서 멈출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하다가는 남 좋은 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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