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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8 북한 드론 도발, 군사와 정치의 불균형의 결과 >북한정책 2022. 12. 28. 10:00
12월 27일 오전부터 약 5시간 정도 강화도와 서울 북방지역에 북한 드론이 활보를 했다. 무려 5시간 넘게 한국군은 농락을 당했다. 천문학적 예산을 쓰고 있는 우리 군이 북한의 조악한 드론에 맥도 추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드론이 처음 문제가 되었던 것이 2017년이었다. 무려 5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군은 제대로된 대응 방안을 강구하지 못했다.
한국군이 북한의 드론에게 농락을 당한 것에서 반성해야 할 것은 작전상황과 군사적 위협의 양상과 동떨어진 군사력 건설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군은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하면 예산을 많이 받아서 비싼 무기체계를 장비할까에 집중한 것 같다. 우리군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기보다 예산을 더 많이 받기 위해 군사력 건설을 해왔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군이 이런 식으로 군사력 건설을 하면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때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직면한 위협을 고려하지 않은 예산 낭비일 뿐이다.
많을 돈을 들여서 비싼 전투체계를 도입한다고 해서 국방력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어떤 이유와 핑계로도 이번 사태는 용납할 수 없다. 작전에 실패한 책임자는 모두 책임을 지고 경질해야 한다. 작전에 실패한 장교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 다음에도 똑 같은 문제가 생긴다. 군대를 운영하는 기본 원칙은 신상필벌이다. 잘했으면 상을 주고 못했으면 벌을 주는 것이다. 군대에서는 상보다 벌이 더 중요하다. 상과 벌을 중에서 하나를 택하려면 벌이 우선이다. 군대는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한 집단이다. 어떤 과정이던 결과가 나쁘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비록 운이 좋아서 작전에 성공했더라도 상을 주는 것이 군대다.
우리가 정말 고민해야 하는 것은 군의 대응보다 북한의 의도를 읽어내는 것이다. 무슨 의도로 도발을 했을까 하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윤석열 정권의 대북강경정책에 대한 반대작용이다. 북한은 윤석열 정권의 강경한 대북정책이 결과적으로 남한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북한은 자신들에게 강경한 태도를 시현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괴롭히고 이를 통해 남한의 인민들이 대북 강경정책이라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인기는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효과적이고 유용한 도발 수단이다. 인명피해도 없고 남한을 최대한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권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북한이 이런 방식으로 도발을 하면 남한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마땅하지 않다. 이런 방식의 도발에 계속되면 결국 윤석열 정권에 대한 남한 인민의 불신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북한은 그런 효과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의 이런 이런 도발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군사적으로 완벽하게 대비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과 어떻게 같이 평화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군인들에게 금과옥조와 같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은 정치인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명제다. ‘주적’도 마찬가지다. 장병들에게 우리의 ‘주적’은 북한군이다라고 하는 말은 옳다. 그러나 국방백서 같은 국가의 공식문서에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다’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의 적은 중국이 될 수도 있고, 러시아가 될 수도 있고, 일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나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 보다 서해안에서 중국해군의 위협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말도 상대방에 따라서는 그 의미가 달라진다. 정치인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군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되, 북한과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서로 같이 평화롭게 살면서 번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현재 윤석열 정권의 대북정책은 너무 군사적으로 치중되어 있다보니 오히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초래하는 결과가 된 것이다.
대북강경책은 군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옳다. 그러나 정치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옳지 않다. 이번 북한의 드론 도발을 통해서 남한의 정치인들이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를 잘 생각했으면 한다. 트럼프는 북한과의 대화기간 동안 북한이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지 않은 것을 치적으로 자랑했다. 그것은 트럼프의 주장대로 치적이라고 하겠다.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술은 정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남한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느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느냐도 결국 남한 정부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도발했으니 우리도 강경하게 나가겠다고 나오면 또 실패한다. 아무리 정보능력이 뛰어나고 장교들이 뛰어나도 북한이 어떻게 도발해올지를 다 알수도 없고, 그런 기기묘묘한 북한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렵다. 그것이 현실이다. 군이 이런 북한의 도발에 너무 치중하면 군의 기본임무인 전면전 대비에 소홀해진다. 군의 대비태세도 풍선과 같다. 하나를 강조하면 다른 하나는 문제가 생긴다. 완벽한 군사 대비 태세는 말로만 존재할 뿐이고 현실로는 존재하기 어렵다.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윤석열 정권이 대북강경책을 계속하면 북한의 대남 군사도발과 위협도 고도화될 것이다. 북한의 도발이 고도화되면 윤석열 정권의 대북정책은 실패로 평가될 것이다. 북한은 어차피 현존하고 있는 존재다. 북한은 남한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내 자식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데 어떻게 북한을 내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겠는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대비는 철저하게 하되, 협상과 대화를 통해 상호접점을 찾아가는 방법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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