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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6 남한이 처한 안보위협의 본질, 해결이 아니라 관리를 해야 >북한정책 2023. 1. 6. 14:56
지난 12월 26일 서울 상공까지 진입했던 무인기가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선정해 놓은 P-73 공역을 침범한 문제로 여야간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문제를 제기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의원에게 북한과 내통하지 않고 어떻게 그 사실을 알 수있느냐고 겁박했고, 김병주 의원은 국방부가 제시한 지도만 봐도 그정도는 알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만일 북한 무인기가 P-73 공역까지 들어왔다면 우리군의 대응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P-73 공역에 항적이 뜨면 무조건 사격해서 격추시켜야 할 정도로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무인기가 P-73 공역에 들어오기전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막아내야 했다. 군이 유탄 피해를 고려해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핑계에 불과하다. 사격으로 떨어뜨리지 못하면 헬기나 항공기로 충돌을 해서라도 막아냈어야 하는 것이다.
한편, 북한 무인기가 서울의 P-73 공역에 진입한 것을 두고 안보공백이니 아니니 하는 논쟁은, 한국의 정치권 이 우리가 처한 안보위협의 본질에 대한 초보적인 인식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북한 무인기가 서울에 진입했느니 아니니 하는 것은 우리가 처해 있는 안보위협의 본질이 아니다. 이미 서울은 수십번이 파괴될 수 있을 정도의 위험한 처지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서울뿐만 아니라 남한지역의 대부분은 북한 핵무기 사정권하에 들어가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될 수 있는 처지 임에도 불구하고 조그만 북한 무인기 하나가 서울의 P-73공역에 들어온 것 가지고 호들갑은 떠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하겠다.
현재 남한의 정치권은 모두 고개를 풀속에 처박고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꿩과 같다. 당장 눈에만 보이지 않으면 위기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유감스럽게도 남한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서 절대로 자유롭지도 않고 또 자유로울수도 없다. 북한의 안보위협은 우리가 준비한다고 해서 대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위협은 이미 우리가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미국이 말하는 확장억제로 대응할 수 있는 범위도 넘어섰다. 한미일로 대응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도 아니다. 최근 들어 일본이 북한의 위협에 대해 선제공격 운운하는 발언을 했다. 만일 일본과 북한간에 충돌이 발생한다면, 아마도 일본은 북한의 핵무기로 제일 먼저 타격 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가장 만만한 대상이 일본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북한핵으로 부터 타격을 받으면 미국이 북한을 핵으로 타격할 수 있을까? 남한이 북한의 핵으로부터 타격을 받다라도 미국이 핵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인 것 처럼, 미국도 일본을 위해 자신들이 핵무기로 공격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을 사용해야 한다면 일본이 제일 우선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서울은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내에 들어가 있다. 분당 수천 수만발의 포탄이 서울에 떨어질 수도 있다. 서울에 핵무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 위협에 비해보면 북한 무인기 정도는 위협축에도 끼지 못한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안보위협은 이런 국지적인 해프닝이 아니다.
우리의 안보를 보다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존재하는 안보위협의 본질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적어도 안보문제에 있어서 남한은 북한으로 부터 자유롭지 않다. 남한의 전략적 위치와 상황이 워낙 불리하기 때문에, 어떠한 군사적인 대응도 효과적이지 않다. 미국과의 동맹도 우리의 안보위협을 제대로 상쇄해주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북한과 정치적 해결 아닌 군사적 대응으로는 지금의 위협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윤석열 정권은 점점 더 적대적으로 북한문제를 다루고 있다. 작용은 반작용을 초래한다. 윤석열 정권의 이런 태도는 남한에게 더 심각한 안보위협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남북문제는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다. 상대방이 무슨 패를 쥐고 있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아예 고려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 실패는 불가피하다.
윤석열 정권은 지금 그런 위치에 처해 있다. 당장 큰소리 치면 시원할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남한이 처한 안보위협은 관리의 대상이지 해결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법이다.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언제 전쟁에 준하는 충돌이 발생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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