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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1-21 정성장 박사 문제제기에 대한 답변 >
    북한정책 2022. 11. 21. 17:34

    정성장 박사께서 제가 20일에 작정한 < 11-20 한국 핵무장 주장의 국제정치적 의미 1 : 공포의 균형과 미국의 패권 상실 >에 대한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문제제기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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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와 일부 공화당 인사들 그리고 전략가들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라고 너무 단정적으로 쓰신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은 당연히 핵무장을 하고 싶어하겠지만 일본 국민들의 반핵 정서 때문에 현실적으로 일본 정치인들이 핵무장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일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핵무장이 곧 일본의 핵무장을 의미한다는 분석은 재고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한국의 핵무장이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훼손한다는 주장도 너무 과도한 분석인 것 같습니다. 가장 친미적인 국가들인 영국과 이스라엘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미국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 북중러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미일 중에 미국만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불균형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도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동북아에 핵 균형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미국이 대중 견제를 위해 혼자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어 한국과 일본의 핵무기 보유는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합니다. 그리고 미국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중 견제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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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주장에 대한 문제제기는 서로의 의견교환을 통해 보다 나은 대안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합니다. 특히 정성장 박사께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 그동안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해오셨습니다. 그래서 정박사님의 문제제기에 답을 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에 대해서 저는 원론적으로는 찬성합니다. 그것은 유엔헌장에도 보장된 국가자위권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북한의 핵으로 인해 남한이 치명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면 당연히 핵무장을 해야 하고 NPT 탈퇴사유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논리적으로 접근했을때 그렇다는 것이고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허용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의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미국의 마음이지 우리가 영향을 미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실주의자로서 비록 미국이 과거보다 힘을 상실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의 패권적 강대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고 합니다. 비록 미국의 힘이 약해지고 있지만 그것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아직까지 자신들의 누리고 있던 패권을 약화시킬 수 있는 경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자신의 패권이 약화될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 11-21 한국 핵무장 주장의 국제정치적 의미 2 : 일본 핵무장을 위한 길터주기 >에서 언급했고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중에서 미국이 어떤 경우의 수를 택할지에 대해서도 저의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한국의 핵무장은 일본의 핵무장과 별도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일본도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고 하면 당장 핵무장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현실주의적 입장에서 국가간의 관계는 철저하게 힘의 역학관계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한국은 일본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일본은 미국과 세계 패권의 자웅을 겨루었던 국가입니다. 일본에 대해서 역사적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일본의 힘을 의도적으로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힘을 인정한다고해서 한국이 일본의 하위 파트너로 들어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이 다극체제의 형성으로 동북아 지역에 세력균형 정책이 횡행하게 될때, 그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과의 관계강화보다 먼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간 적대관계가 해소되어야 일본과 발전적인 관계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중국의 무서운 성장에 대응하여 민족문화를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북의 적대관계 해소와 이를 바탕으로 한 일본과의 건설적 관계가 중요다하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쉬운 방법을 택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은 직접 나서지 않고 일본을 앞에 내세워서 조정자적 역할을 하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고해도 한반도가 분열되어 있으면 중국에 맞설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전략가들은 이런 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한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일본에게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일전에 제가 밝혔던 <인문지리적 억제>라고 생각합니다.  남북한이 협력강화와 발전은 일본에게도 이익입니다. 남북한의 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 일본도 소부장 분야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문지리적 억제>가 북한이 핵을 가졌으니 우리도 핵을 가져서 대응하겠다는 것보다 당장은 이상적으로 보일 지는 모르겠으나, 오히려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야의 문제에 대한 토론은 옳고 그르고를 가리는 것이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인식지평을 넓혀서 선택할 있는 방안의 폭을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성장 박사님의 문제제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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