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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4 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유럽국가 정치상황 평가 >국제정치 2022. 10. 14. 08:24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파악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하는 지역은 유럽이다. 유럽의 상황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의 상황은 별로 좋지 않다. 유럽경제 악화의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수입 차단이다. 프랑스 재무장관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중지하자 미국이 국내가격보다 4배나 비싸게 LNG를 유럽에 수출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경제가 악화되면서 유럽의 국내정치지형이 악화되고 있다. 중도적인 정치세력이 약화되고 극우정치세력, 즉 나치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반이 허물어지는 분위기이다. 경제가 더 악화되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 유럽은 경제가 악화되었을때 파시즘이 준동했던 역사적 경험을 지니고 있다. 이번에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과거와 같은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재제가 시간이 가면 효과를 드러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러시아가 곤혹스러워하기 보다 유럽이 더 빨리 변해버릴 것 같은 상황이다. 급격한 국제안보환경의 변화는 한국같은 국가에게는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먼저 영국은 최악의 상황을 향해가고 있다. 존슨 총리 뒤를 이어받은 리즈 트러스 총리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롯된 경제문제로 총리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감세정책등으로 지지율이 저하되기 시작해서 지지율이 22%에 불과하다. 야당인 노동당은 52%로 30%이상 지지율이 낮다. 이런 지지율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동당이 집권한다고 해도 영국의 기본적인 입장은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현재의 경제위기에서 탈피하기 어렵다. 파운드화의 평가절화와 신용불안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최근들어 영국을 구성하고 있던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까지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조만간 스코틀랜드는 다시 독립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지역의 독립요구도 봇물처럼 터질 가능성이 높다.
작년부터 영국은 인도에게 GDP를 추월당하면서 세계6위로 추락했다. 올해후반기부터 영국은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영국의 위기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것이다.
<프랑스>
프랑스는 마크롱이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거의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존재감도 상실한 상횡이다. 지지율이 1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정당성을 상실한 상황이다. 당연히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는 원전이 에너지에 주요역할을 하고 있지만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원전의 노후화로 인해 여전히 화석연료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는 에너지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정유소가 제대로 운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 노조의 파업으로 사회혼란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정부는 이를 관리하고 조정할 능력을 상실한 상황이다. 에너지 노조의 파업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앞으로 사회적 혼란과 불안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프랑스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독일>
독일의 경제상황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에너지 위기가 경제위기로 전화되고 있다. 내년도에는 독일도 경기침체에 빠져 -0.4% 성장이 예상된다.
독일의 에너지 위기로 극우정당이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필여가 있다.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은 좌파세력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면서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평화를 주장하며 서서히 구동독지역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은 위협적이지 않지만 독일의 경제침체가 가속화되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가장 먼저 극우세력이 권력을 장악했다. 충격적인 것은 네오파시즘을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이탈리아형제 당이 득표율 26%로 제1정당이 되었다는 것이다. 총리 후보인 조르자 멜로니는 정부구성작업 중이며, 이는 무솔리니를 이어 100년만에 극우정당이 정권을 장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멜로니는 EU 탈퇴를 공언하고 있으며 푸틴과 우호적인 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러시아는 멜로니의 승리이후 그동안 중지했던 천연가스를 이탈리아에 즉각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
체코에서는 물가폭등과 같은 경제적이유로 반정부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체코의 주요노조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으며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시위는 사회적 불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스웨덴>
스웨덴은 최근 나토가입을 추진했지만 최근들어 극우정치세력들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스웨덴은 역사적으로 사회민주주의의 기반이 강했던 국가다. 그러나 22년 9월 11일 총선에서 극우파연합이 총349석 중 과반을 1석넘긴 176석을 차지했다. 문제는 극우성향의 스웨덴 민주당이 73석을 차지하며 사회민주당을 이어 제2당이 되었다는 점이다.
스웨덴민주당은 이탈리아형제당처럼 네오나치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유럽연합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유럽은 경제위기를 기반으로 극우정당이 세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푸틴의 러시아에 우호적인 반면, 유럽연합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란 점이 특징이다.
유럽은 극우정치세력들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극우정치세력의 확대는 경제위기가 그 자양분이다. 지금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된다면 극우정치세력은 점차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유럽정치 지형 변화의 임계점에 도달할 수도 있다.
유럽이 극우세력화 되는 현상은 역사발전의 입장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 유럽의 극우화는 피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유럽에서 극우정치세력이 주류로 등장하면 유럽과 미국의 관계도 악화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일극체제에서 다극화로 넘어가면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많다고 본다. 문제는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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