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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9 우크라이나 전쟁의 새로운 국면, 비전통적 군사작전 >국제정치 2022. 10. 9. 08:30
군사적인 측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국면이라고 하는 것은 이전과 달리 우크라이나 군이 비전통적 방식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리를 해보자면 이전까지의 전쟁은 군사적인 측면에서 크게 두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번째 단계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공격했을 때다. 러시아는 기동전으로 조속하게 기에프를 포함한 동부 우크라이나를 장악하고자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완강한 저항으로 키에프와 하리코프 지역에서 철수를 했다. 일종의 전격전과 같이 신속한 군사작전을 시도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 단계는 러시아군이 루간스크와 도네츠크 지방에서 소모전을 실시하는 기간이었다. 이 시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병력과 장비를 소모시키는 작전을 구사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유생역량을 말살하는데 주안을 두고, 포병화력으로 사거리 전투를 수행했다. 우크라이나 군의 피해는 급증했으며, 조금씩 조금씩 돈바스지역의 강력한 요새를 상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전쟁수행 방식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이를 새로운 국면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우크라이나가 기존의 전통적 전쟁수행방식에서 탈피하여 비전통적 방식을 채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국면의 가장 대표적인 현상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후방교란, 테러와 같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이전과 다르게 적극적인 외부의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헤르손과 하리코프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은 기존의 우크라이나 군의 모습으로 보기 어려운 듯 하다. 훨씬 강력하고 조직적이다.
러시아군이 헤르손과 하리코프에서 전투를 회피하고 물러난 것도 이미 그런 사실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해본다. 러시아 군은 이미 우크라이나 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충분하게 파악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군의 정보기능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헤르손과 하리코프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 군 작전에는 외부 용병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는 이야기도있다. 약60-70% 정도가 용병이라는 트위트도 있다. 물론 사실여부는 더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용병이 참가했다면,헤르손과 하리코프에서 보인 우크라이나 군의 조직적이고 기민한 움직임을 볼때 개인적인 자격으로 참가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울 듯 하다. 아마도 일정한 규모의 인원이 집단적으로 참가한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 정도라면 우크라이나 군이 부수적이고 용병이 주가 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가 기존과 달리 후방교란고 테러와 같은 방식을 시도한 것은 두긴의 딸을 폭탄으로 암살할 때 부터라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10월 8일 크림대교에서 화물열차와 유류탱크를 폭발시키고 그것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것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일종의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다. 러시아도 이제까지 통상의 전쟁과 다른 방식의 군사행동을 했다. 적어도 키에프는 직접 공격하지 않은 것이다. 키에프는 러시아로서는 일종의 상징적인 지역이다. 러시아의 발상지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러시아도 그냥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러시아는 6월 우크리아나가 크림대교를 공격하면 키에프를 파괴한다고 경고한 바 있었다. 러시아는 키에프 시가지나 건물을 포격 혹은 파괴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영토 내로 공격하는 것은 자제했다.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방식의 전쟁을 수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크게 두가지 정도로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는 러시아가 수행하는 방식에 따라가다가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다. 두번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미국이나 유럽이 뒷받침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을 가능성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대리전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행동에는 미국의 직접적인 입김이 작용한다는 추측은 타당하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파괴 및 후방교란 행위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런 부인은 오히려 미국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미국은 두긴의 딸 암살사건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함으로써 러시아가 미국에 유사한 보복을 하지 못하도록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대교 폭발을 자신들이 했다고 밝히는 것은 미국이 연계되어 있다는 추정을 차단하기 위한 것인지 모른다. 미국의 발언은 코끼리를 연상시킨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순간 코끼리를 연상하게 되는 것이다.
군사행동으로 러시아를 몰아내고 이기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러시아는 절대로 패배당해서는 안되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최근 일련의 이런 우크라이나 군의 행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필자는 조기 휴전을 위한 공세행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단 강력하게 러시아군을 압박하고 유리한 조건에서 휴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는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고 테러와 후방교란 같은 용납할 수 없는 방식의 행동을 설명하기 어렵다.
통상 강력한 압박이후에 휴전을 요구하는 것은 전쟁에서의 일방적인 행동패턴이다. 그러나 다른 국가라면 몰라도 이런 방식은 러시아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러시아군의 행동을 보면 이미 이런 일련의 행동을 충분히 사전에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러시아는 휴전을 할 필요가 없다. 올겨울과 내년 파종기를 지나면 유럽은 완전하게 결별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오히려 압박의 수위를 낮출 가능성은 낮다.
이 시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최근의 새로운 전쟁수행방식에 대해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레드라인을 넘을 때마다 경고를 했다. 푸틴은 두긴의 딸이 폭사했을 때 복수를 하겠다고 했고 크림대교를 공격하면 키에프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군의 자포리자 공세가 있을 것 같다. 이후 러시아군이 어떻게 나올지를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마도 러시아는 젤렌스키를 직접 노릴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전후처리를 위해서 젤렌스키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와함께 나토군 장교들이 있다고 알려진 우크라이나 군의 지휘본부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
상황은 항상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싸움에는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상대도 생사를 걸고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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