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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0-8 우크라이나군의 리만, 헤르손 공세, 러시아군의 대응에 대한 평가>
    국제정치 2022. 10. 8. 11:22

    지난 며칠간 우크라이나 군은 리만을 탈환하고 헤르손 지역의 종심으로 진출했다. 이런 성과는 곧바로 러시아군이 더 이상 공격할 능력이 없음은 물론 방어능력도 상실했다는 보도로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보도를 보고 러시아군이 패배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전쟁은 한두번의 전투로 결정되지 않는다. 전사에서는 일부로 전투에서 패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적을 깊숙하게 유인하기 위해서다. 

     

    이번 전투가 어떤 성공을 거두었고 향후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보도에 휘둘리기 보다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의문이 되는 것들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문제제기를 바탕으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유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첫째 우크라이나군의 성과인지 아니면 러시아군의 유인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번 전투는 우크라이나 군의 일방적인 승리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다. 공격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군은 상당한 장비와 병력을 상실했다. 반면 러시아군은 병력과 장비의 손실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크라이나 군이 공격과정에서 러시아군의 화력주머니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를 의심하게 한다. 러시아 육군의 방어전술 중에서 특이한 것은 화력주머니다. 특정지역으로 공격하는 적군을 유인하고 그 적군을 화력으로 심대한 피해를 입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정보가 제한되기 때문에 리만과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군의 화력주머니속으로 들어갔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의 피해정도 그리고 우크라이나 군이 점령한 지역의 상태등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두번째, 우크라이나군의 공격능력에 대한 문제다. 

     

    러시아군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군의 병력과 장비의 파괴에 집중했다. 키에프와 하리코프지역에서 철수한 이후 주요작전은 화력으로 우크라이나 군의 유생역량을 말살하는 것이었다. 직접적인 교전은 최대한 회피하고 사거리 전투를 실시했다. 사거리 전투란 적은 아군을 타격할 수 없고 아군의 적군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화력으로 적을 격멸하는 것이다. 

     

    그동안 수개월간 이런 방식의 전투를 통해서 어마어마한 우크라이나 군의 병력은 살상되었다. 필자는 사실 우크라이나 군이 더 이상 충원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을 품을 정도였다. 이미 900만명이상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해외로 탈출한 상황이다. 더 이상 징집도 어려워서 여성을 징집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수개 여단 병력의 새로운 군대를 공격작전에 투입한다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우크라이나 군의 새로운 전투병력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식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남아 있는 우크라이나군을 모두 재편했다는 정도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후방지역에 배치되어 있던 부대를 투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을까 한다. 그게 아니면 외부에서 군대가 새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가장 가능성있는 추측은 폴란드에서 군대가 들어왔다는 것인데 그런 일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만일 폴란드군이 투입되었다면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된다. 

     

    한편, 러시아가 최근들어 핵무기 사용을 운운하고, 폴란드 대통령이 폴란드에 핵무기 배치를 운운하는 것은 뭔가 그런 조짐도 있지 않나하는 것을 추측하게 만들뿐이다. 

     

    이번 리만과 헤르손에 이어 자포리자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 군 수개여단이 집결하여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만일 그렇다면 여기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로서는 원전 때문이라도 자포리자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포리자 이후에 우크라이나 군이 병력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더 이상 병력을 보충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만일 그렇다면 동원되어 훈련받고 있는 러시아의 20만 병력은 전쟁진행의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군의 무기와 장비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이 간다. 독일은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장비지원을 할 수 없는 처지다. 독일 의회가 반대하고 있다. 가능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폴란드 등이다. 미국이 제공했던 무기는 상당수 파괴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폴란드는 스스로 무기를 생산하지 못하는 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이 무기를 제공받았다면 폴란드 군이 장비했던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자신들이 장비한 무기를 우크라이나 군에게 넘겼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아마도 그 비용은 미국이 제공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쨓든 이번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장비도 상당수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의 집중적인 장비지원이 아니면 리만과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기갑전력을 집중적으로 운용하기 어렵다. 

     

    자포리자에서 공격준비중인 우크라이나군은 새로운 장비를 보급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공격으로 다시 러시아군의 화력주머니에 들어가게 되면 우크라이나 군은 더 이상 공격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우크라이나 군은 공세종말점은 고사하고 전쟁수행을 더 이상 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이정도만 살펴보면 우크라이나군의 리만과 헤르손지역에서의 진출이 군사적으로 성공이 아니라 실패임을 알 수 있다. 

    자포리자 전투이후에 우크라이나군은 전쟁수행자체에 심각한 애로사항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국지적인 성공에 취해 전쟁에 패배하는 것을 모르는 경우는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 우크라이나군은 그런 상황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할 것은 동원된 러시아군의 운용이다. 

    특징적인 것은 이번 작전에서 러시아 정규군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동원된 러시아군이 새로운 부대를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부대에 충원되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원된 병력으로 새로운 부대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 그러나 기존의 부대에 병력을 충원하여 확장하는 방식은 비교적 짧은 시간으로 부대전투력 강화가 가능하다. 개인훈련만 마치면 곧바도 자대에 배치해서 분대,소대, 중대 정도의 전술훈련만 하면 곧바도 전투에 투입가능하다. 

     

    문제는 새롭게 증원된 러시아군은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몇가지의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다. 

     

    첫째는 돈바스 지역에 집중배치되어 있는 우크라이나의 요새를 공격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헤르손-오뎃사 지역으로 공격하여 흑해연안을 완전하게 확보하고, 흑해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벨로루시 방향에서 키에프 방면으로 다시 공격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두번째와 세번째 방안이 아닌가 한다. 특히 세번째 방안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 이유는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이 일련의 공격작전을 수행하면서 키에프 지역의 군대를 동원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일 이번에 우크라이나 군이 키에프를 공격한다면 이번작전은 과거와 차원이 다른 파괴적인 양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군은 다시는 실패하면 안되기 때문에 키에프도 그대로 남겨두지 않고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물론 그것은 필자의 추측이다. 만일 필자가 러시아군 사령관이라면 키에프 방면으로 공격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것이다. 물론 상세한 지역과 피아의 전투준비상황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이것은 아이디어의 수준에 불과하다.

     

    전쟁은 전투한두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러시아는 일반의 기대와 달리 장기전으로 끌고갈수록 전략적 이익을 더 크게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우크라이나 전을 관찰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군은 매우 끈질기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나 유럽의 군대와 질적으로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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