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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 낸시 펠로시의 대만방문과 중국의 대응에 관한 평가, 중국의 전략적 실패 >국제정치 2022. 8. 3. 09:24
펠로시가 대만에 도착했고 직접적인 군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은 대만 인근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위협만 가했을 뿐이다.
미국은 펠로시가 탄 항공기를 우회시켜 중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회피하고자 했고 중국도 예고했던 것처럼 직접적인 군사행동을 하지 않았다.
치킨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번에 승자는 미국이고 패자는 중국이다. 중국은 자신이 언급했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회피한 것이다. 이것은 충돌직전에 핸들을 틀어버린 것과 마찬가지다.
중국이 직접적인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인 패배다. 직접적인 행동을 하지 못할 것같으면 그런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꼭 행동하지 않을 것 같으면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블러핑은 강대국의 특권이다. 중국은 미국에 비해서 약한 나라다.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는 강대국에게 함부로 블러핑을 하면 안된다. 앞으로 중국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미국과 대만은 이를 무시할 것이다.
반면 미국은 이번 모험에서 승리했다. 미국은 펠로시가 도착하기전부터 이번 펠로시 방문이 대만의 독립과는 상관없다는 등의 주장을 통해 중국의 대응 수위를 낮추려고 했고 이런 시도는 성공했다. 중국이 러시아와 달리 과감하게 직접적인 행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미국은 알아 버렸다. 기싸움에서 중국이 패배한 것이다. 앞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강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간에는 대만 독립을 놓고 더욱 첨예한 입장대립이 계속될 것이다. 미국은 대만의 실질적인 독립을 위한 조치를 하나씩 해나갈 것이고 중국은 이를 막기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대만은 미국의 지지와 지원에 확고한 신뢰를 가지게 될 것이다. 한국도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균형을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응태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러시아는 직접적인 행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중국은 말은 앞섰으나 행동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중국은 시간을 두고 미국의 패권을 이어받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결정적인 행동을 했어야 하는 순간에 주저한 것은 앞으로 중국의 입장을 크게 약화시켜 나갈 가능성이 높다.
만일 직접 충돌했으면 중국 전투기가 몇대 격추될 수도 있었고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했으면 펠로시는 돌아갔을 것이다. 그런 피해를 감수했으면 대만내부에서 독립에 대한 주장이 약화되었을 것이다.
중국은 전술적인 패배를 감수하지 못해 전략적으로 실패한 것이다.
중국은 북한보다 전략적인 판단이 뒤쳐진다. 북한은 말을 한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킨다. 그것이 북한의 힘이었다. 중국은 허풍을 떨었다. 허풍에는 댓가가 따른다. 앞으로 중국은 대만을 봉쇄하느니 어쩌니 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서 물러나면 그 다음에는 훨씬 더 많은 댓가를 치뤄야 한다.
한국에서도 칩4동맹 가입 주장이 더 힘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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