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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9-10 해병 채상병 사망사건과 사단장의 책임문제에 대해
    국내정치 2023. 9. 10. 10:04

    해병 채상병 사건이 발생하고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사단장의 책임문제를 조사했고 그것을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개입했다. 필자는 당시 국방부장관과 해병대사령관이 제대로 지휘를 하지 못해 이런 사건이 생겼다고 글을 썼다. 채상병의 사망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사건건 고급지휘관을 문책하면 군대가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문제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사단장에 대한 책임을 묻지 말라고 했다는 윤석열의 결정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보도를 보면서 필자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런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사건의 전개과정을 보면서 해병대 전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주변에 이미 정치적인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는 변호사들이 붙어 있는 것도 보았기 때문에, 아마도 박정훈 대령이 정치권과 손이 닿아있겠구나하는 근거없는 짐작을 한 것도 사실이다.  

     

    필자가 사단장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된다고 한 것은 통상 그 정도의 일은 사단장이 직접 지시하기 보다는 일반적인 방침을 제시하는데 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며칠 사이에 사단장이 일반적인 수준의 지침을 넘어서  자신의 지시에 책임을 져야 할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시를 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사단장의 지시는 매우 분명했다. 그 지시는 통상 군경험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수준의 방침과 지침의 수준을 넘었다. 단호한 지시였기 때문에 거기에 따르지 않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간에 어떠한 개입과 건의도 무시되었던 상황이라면, 그런 지시에 대한 책임은 지시를 내린 사람이 져야 한다. 그것이 지휘관의 도리다. 

     

    상급 지휘관이 일반적인 방침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것은 예하 지휘관이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급지휘관이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권한을 예하지휘관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그러나 군에는 ‘권한은 위임할 수 있어도 책임은 위임할 수 없다’는 격언이있다. 비록 자신의 권한을 위임해서 예하 지휘관이 작전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이번 사단장은 권한을 위임하지도 않았고 책임만 떠 넘긴 상황인 것같다. 대대장들의 단톡방 내용 대로라면 대대장들이 사단장의 지시를 거부하거나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그렇게 되면 그 책임은 사단장이 져야 한다. 사단장은 정황상 참모들로부터 당시 상황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단장이 그런 건의를 무시했고 또 직접 현장에 까지 와서 보고 직접적인 지시를 내렸다면 채상병 사망에 따른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 정상적이라면 사단장은 수사과정에 내가 지시를 했으니 예하 지휘관은 책임이 없고 내가 책임이 있다고 밝혔어야 한다. 정상적이라면 사단장은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고 자신의 지시를 따르다가 봉변을 당한 예하 지휘관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지휘관의 책무이고 자세이다. 사단장은 사건 발생이후자신의 책임을 모면하게 위해서 대대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말이다. 상명하복의 군사문화가 가능한 것은 상급지휘관이 책임을 진다는 각오가 있기 때문이다. 군은 상명하복의 문화가 철저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는 집단이다. 

     

    사건 처리과정에서 국방부장관과 해병대사령관이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사건의 내막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알았더라면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더라도 아니라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 이전에 이 사건에 대한 글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밝히기위해 다시 포스팅을 한다. 사건 발생이후 사단장이 어떻게 지휘했는지 어떤 지시를 구체적으로 했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황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사단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부당하다고 글을 썼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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