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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23 밀리 합참의장의 한반도 전쟁가능성에 대한 언급의 의미, 대북억제실패를 자인하다>북한정책 2023. 7. 23. 12:23
7월 22일 밀리 미 합참의장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에서 어떤 전조도 없이 수일내에 전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한미일 3국이 연합으로 대비해야 하는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견 미국의 입장에서 볼때 당연하게 보이지만 밀리 합참의장의 이런 발언은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억제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밀리 미합참의장의 인터뷰 내용은 간단하지만 그 내용을 통해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여러가지다. 먼저 한미연합 정보부서가 북한이 발사한 22일의 순항미사일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추적하기도 어렵고 그 제원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한미 정보당국이 아직까지 제대로된 내용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한미가 북한의 핵위협에 현실적으로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번에 밀리 미합참의장이 실시한 인터뷰의 형식적인 측면을 먼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미국은 북한의 강력한 도발에 대해 왜 실력행사 대신 밀리 합참의장의 인터뷰를 실시했는가하는 점이다. 북한은 19일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와 22일의 순항미사일 발사가 미국의 전략핵잠수항 부산항 기항에 대한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제까지의 경우를 보면, 미국은 이런 북한의 도전을 그냥 넘긴 적이 없었다. 전략공군기를 띄우거나 항모를 전진배치하는 등의 실질적인 실력행사를 강행했다.
북한의 최근 2번에 걸친 미국에 대한 도발이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아무런 실력행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실행한 것은 밀리 미합참의장이 니혼게자이를 위시한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였다.
미국은 북한의 도전과 도발에 대한 실질적인 실력행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만일 실력행사를 하면 북한이 오히려 더 강력하게 도발함으로써 미국의 권위만 실추되는 결과가 될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밀리 합참의장의 입을 통해 북한의 위협과 도발을 경고하는 수준에서 그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돌이켜 정리해보면, 미국은 북한의 핵을 억제하는데 철저하게 실패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그 다음에 살펴볼 것은 밀리 미합참의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자신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북한 위협은 과거처럼 전면남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위협은 한반도에서의 전면남침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미국 본토를 노리는 핵전쟁이다. 미국이 위기로 생각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이란 ‘북한이 선택하면 미국(본토)를 사정권에 두고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자신들에게 있어서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면 미국은 한미동맹의 수혜자다. 과거처럼 북한이 전면남침하는 상황에 대비한다면, 한국이 한미동맹의 수혜자이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이 달라져서 미국 본토에 대한 핵미사일 공격을 막는 것이 중요해지면, 한미동맹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인 것이다.
이번에 미국의 밀리 합참의장이 북한의 위협에 한미일이 연합으로 대비해야하는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은 바로 그런 의미라고 할 것이다. 북한의 위협이 바뀜에 따라 한국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경우 이를 최전선에서 식별하기 위한 전초기지이며, 일본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했을 때 제일 처음 요격할 수 있는 전선인 것이다. 이것이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서 한미일 3국의 연합대응을 중요하다고 말한 의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밀리 미합참의장의 일본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드러난 것은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을 보호하기위한 핵억제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에게 한국과 일본이란 북한의 핵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과 징검다리에 불과할 뿐이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위해 뉴욕이나 워싱턴을 북한의 핵미사일의 희생양으로 삼을 이유는 전무하다. 군사적 위협의 성격이 바뀜에 따라 미국이 그동안 해왔던 동맹과 협력을 통한 안보라는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서서히 각자도생의 시대가 다가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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