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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7-11 에르도안이 갑자기 친미반러로 선회한 이유는 ? >
    국제정치 2023. 7. 11. 13:20

    에르도안이 대통령으로 재선된 이후 뭔지 모르게 이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이우폴에서 생포되었던 우크라이나 포로를 석방했다. 이들은 아조브 부대 지휘관으로 신나찌주의자들이다. 전쟁이 끝날때까지 튀르키예에 억류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했으나 에르도안이 이들을 석방하고 우크라이나로 돌려 보낸 것이다. 그동안 반대했던 스웨덴의 나토가입도 찬성하기로 돌아섰다. 이뿐만 아니다. 에르도안은 미국도 반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에르도안은 미국의 골칫거리였다. 그런데 갑자기 에르도안이 입장을 바꾸었다. 이런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항상 해온 이야기지만 통상적이지 않은 일이 일어날 때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그 내막을 정확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마 수십년이후에 외교문서가 공개되어도 이런 일들의 이유는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정치공작과 같은 일들은 영원히 밀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론을 해야 한다. 이런 추론을 음모론이라고 치부하기도 하지만 무조건 음모론으로 몰아가는 옳지 않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의 영역내에서 어떤 일들이 가능하지를 생각하는 것이 전략적 사고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경험을 보면 대부분 인간의 일이라는 것들이 이런 저런 추론의 영역 범위내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혹 빗나가고 틀리기도 하지만 뭔지 모를 이상한 일이 생겼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추론 밖에 없다. 에르도안이 기존의 태도를 확바꾸어 갑자기 친미 친서방으로 선회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정도의 경우의 수다. 

     

    첫번째는 미국이 에르도안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뭔지 모를 댓가를 지불했을 가능성이다. 그 댓가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경제적, 국제정치적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경제적 지원이라고 한다면 우선 튀르키예에 대한 차관의 지원과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정치적 댓가라고 한다면 튀르키예를 EU에 가입시켜 주기로 했다거나 쿠르드 족 문제에 대해 튀르키예의 입장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정도의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서 시리아지역에서 튀르키예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준다는 것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튀르키예가 러시아와 사전에 논의하여 책략을 꾸미고 있을 가능성이다. 최근 국제정세를 관심있게 살펴본 사람이라면 중동지역에서 미국이 쇠퇴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에르도안은 노회한 정치인이다. 절대로 지는쪽에 베팅을 할 사람이 아니다. 만일 미국으로부터 댓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보험을 들어놓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에르도안이 우크라이나 아조프 부대 지휘관을 석방하고 우크라이나와 스웨덴의 나토가입에 찬성하는 것은 이미 러시아와 협의를 했다는 추론이다. 

     

    이런 추론이 가능한 것은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의 구데타시도에서 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보도에 의하면 프리고진은 미국으로부터 6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받고 쿠데타 쇼를 했다고 한다. 미국으로부터 공작금으르 받고 러시아와 작당을 꾸민 것이다. 결국 미국만 속았다. 

     

    에르도안이 러시아와 일종의 협상을 했을 가능성도 충분하게 가능하다고 하겠다. 만일 러시아가 튀르키예와 협상을 했다면 러시아가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는 좀 더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러시아는 이번 일을 빌미로 아예 유럽에 식량수출을 중지하여 유럽에 타격을 가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올해 말 유럽의 농업 생산은 매우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초부터 질소 비료의 부족으로 제대로 파종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스웨덴까지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 러시아는 어떤 지정학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서유럽과 북유럽이 모두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 러시아는 나토국가들에게 완전하게 포위되는 상황이 된다. 푸틴은 자신의 통치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의 위협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 푸틴이 국내통치기반을 강화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이후 전후처리과정에서 스웨덴과 같은 중립국이 개입할 여지를 완전하게 제거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동안 계속해서 주장한 내용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러시아는 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이미 유럽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그것은 유럽에서 극우정치세력들이 득세를 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서유럽과 북유럽이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묶어 두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에르도안이 무슨 이유로 그동안의 태도를 바꾸어 친미쪽으로 기울어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앞에서 보이는 것과 매우 다른 이유가 작동하는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에르도안의 이번 입장 변경의 의미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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