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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8 우크라이나 전쟁, 7월 첫째주 돈바스 전선상황 평가>국제정치 2023. 7. 8. 14:05
전쟁의 양상은 상황에 따라 바뀐다. 과거의 장군이란 말은 과거에 수행했던 전쟁의 방식에 고착되어 있는 사람이란 말이다. 과거의 전쟁방식에 집착하는 장군은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과거의 전쟁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특징적인 변화는 공격과 방어 사이의 구분이 아닌가 한다.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과 방어를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운 것 같다.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공격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듯 하다. 러시아군은 방어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공격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변화는 무기체계의 변화 때문에 발생한 것 같다. 얼마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무기체계가 드론과 방공무기체계라고 밝힌바 있다. 드론의 발전은 우리가 보아왔고 익숙해져 있는 전차의 강력한 충격과 기동 효과를 상쇄해버렸다. 앞으로 대규모 전차군단이 지배하는 전장은 보기가 어려울 것 같다. 대규모 기갑부대는 드론에게 손쉬운 먹이감에 불과했을 뿐이다.
한때 전장을 결정하던 항공기도 과거와 같은 위력을 상실했다. 강력하고 정확한 방공무기체계로 인해 공군기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
신속한 작전템포를 가능하게 했던 항공기와 기갑부대가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하게 되니 전쟁은 마치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호전같은 양상을 띠게 된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작전을 개시한 이후 전장상황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똑부러지게 뭐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공격과 방어의 개념이 흐릿해지고 있는 것이다. 방어를 통해서 공격과 같은 효과를 얻고 있기도 하고 공격을 하면서 방어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도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 러시아군의 작전양상이 뭔지 모르게 조금씩 변화하는 것 같다. 그동안 반격에 맞서서 방어작전으로 우크라이나군의 피해를 강요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전선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형식적으로는 방어작전을 하는 것 같지만, 내용적으로는 공격작전과 비슷한 것 같다. 아직까지 돈바스 전선의 두드러진 변화는 보이지 않지만 러시아군이 그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러시아군의 변화는 뭐라고 규정할만큼 딱히 두드러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뭔지 모르게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전선의 상황을 보면 우크라이나 군이 더 이상 계속 반격작전을 강력하게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일부언론에서는 우크라이나 군이 나토 정상회담까지 공세를 유지해서 서방의 지지와 지원을 얻어 내려고 하는 것같다고 평가한다. 그런 평가에 비교적 동의한다. 나토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아무리 많은 지지와 지원을 얻어내더라도 전선이 붕괴되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지금 미국과 서방은 현재의 돈바스 전선이 붕괴되어 우크라이나 군이 패주하는 상황을 염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과 서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최근 독일이 발트3국에 4천명의 군대를 파병하고 루마이나가 독일군의 주둔을 요청한 것도 현재의 돈바스 전선이 뭔가 이상하든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능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선에서의 변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Culmination point가 멀지 않은 것 같다는 평가를 하게 만든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작전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평가하는 이유는 전선에서 소부대 단위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군이 그 이전과 다른 적극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전선에서 활동하는 소부대가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현재 돈바스 지역에서 작전상황의 culmination point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는 평가를 가능하게 만든다.
현재 전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러시아군 소부대의 적극적인 군사행동은 우크라이나 군에게 절대로 행동의 자유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작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상대방이 행동의 자유를 확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용병술의 기본이다. 러시아는 군사적 원칙에 충실하게 부대를 운영한다. 그것은 러시아 군 지휘부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하며 정치가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가 이런 군사적 효율성을 얼마까지 유지할지 모르겠다. 러시아는 나토 정상회담이 열리는 7월 11-12일 전후하여 공세적인 군사행동을 시작할수도 있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군의 전선행동을 보면서 지금과 같은 방식의 군사행동이 더 오래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러시아의 정치지도자들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군사적 행동의 방침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적 상황을 이용하여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며칠 남지 않은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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