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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5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의 국제정치적 의미, 미국과 일본의 오판>국제정치 2023. 7. 5. 12:34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본격적인 문제로 떠 오르고 있다. 오염수 방류와 관련하여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왜 미국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아무런 말없이 동의하고 있는 것일까? 왜 일본은 여러가지 선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오염수 방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일까?
며칠전에 인천 연안부두에서 모임이 있었다. 여러가지 수산물로 대접을 받았다. 우리를 초청한 사람은 이미 사람들이 수산물을 먹지 않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미 수산물에 대한 소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도 하기 전인데 벌써 소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식사를 한 가게는 노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그리 배움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신문지상에서 소위 교수나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보다 훨씬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삼봉 정도전이 젊어서 유배를 갔을때 지방의 무식한 촌로들이 세상을 더 잘알고 있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나도 지적 허영심에 빠져 살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읽은 책나부랭이라는 것이 삶의 현장에서 부딪치며 느낀 경험의 발끝에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전에 미국 대사관 직원을 만나서 향후 한일관계의 중요 사건이 오염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오염수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는 한일관계 뿐만 아니라 한미일 관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한적 있다. 왜 일본은 성급하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려는 것일까? 오염수 보관시설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그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진다면 오염수 보관시설은 더 확보가능할 것이고, 그렇다면 일부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 처럼 반감기를 충분하게 거치고 핵종을 분리해서 안전하게 방류할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것이 어렵다면 국제적인 관심을 요구해서 같이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인류가 처음 부딪친 문제이기 때문에 일본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주변국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서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일본은 오염수를 안전하게 처리해야 하겠다는 생각보다 이미 일찍부터 해양방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결론은 내려 놓고 접근한 것이다. 그러니 주변국은 물론 일본 국내의 관련자들도 동의하기 어려운 해양방류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일본은 오염수 보관과 처리에 드는 비용 때문에 해양방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일 일본이 해양방류를 결정한다면 그로 인한 각종 기회비용은 오염수 보관과 처리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이 들 것이다.
일본이 오염수 해양방류를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은 국제정치적으로 볼때 일본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중국이나 러시아가 원전 오렴수를 해양방류하겠다고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만일 한국이 원전 오렴수를 방류하겠다고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장 가장 강력한 수준의 국제적인 제재가 가해질 것이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결정에는 미국의 묵인을 배경으로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왜 미국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묵인하는 것일까 하는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 현재의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들 중에서 가장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며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일본과의 동맹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 처해 있다.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태평양으로의 진출까지를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일본을 방파제로 이용하기 위해서 일본이 요구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더 이상 혼자서 지금의 상황을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향후 동아시아는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패권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만일 일본이 딴 생각을 먹으면 미국으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일본은 이런 지정학적 유리한 점을 극대화시켜서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국 윤석열 정권의 손목을 꺽어서 일본에게 머리를 조아리게 만든 것도 결국은 미국의 믿을 만한 파트너인 일본에게 성의를 표시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한국은 일본의 하위 파트너라는 지위를 감수할 뿐만 아니라 감사하게 수용한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일본 오염수 문제에 이토록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미국의 요구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게 되면 그 날부로 총선은 종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전개될 지도 모른다. 한일문제는 휘발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문제는 그런 불만이 누적되어 언제 어떻게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민심이 폭발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 민주당의 부정부패를 확대 재생산하고 이재명을 잡아 넣으려고 하는 것 같다. 아마도 앞으로 문재인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이 그런 기획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염수 방류에 따른 폭발과 혼란을 무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이 만일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대통령관저와 대통령실 식사는 모두 후쿠시마 산 생선으로 식사를 하면 될 것이다. 후쿠시마산 회와 탕으로 대통령 마칠때 까지 매끼 식사를 하면 그나마 언행이라도 일치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후쿠시마산 해산물을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 결정은 지금 대중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미국이 일본을 이용하기 위해 여러가지 양보를 했지만 그런 양보가 오히려 미국의 발목을 잡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은 일본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 일본이 믿을만한 동맹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같다. 그러나 그런 판단은 오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일본 뿐만 아니라 어떤 국가도 자신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되면 생각을 바꾸는 법이다. 미국이 일본의 충성심을 요구하기위해 지나친 것을 제공함으로써 오히려 국제정치적 상황을 더 불리하게 만들고 있지 않는가하는 점을 반성적으로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오염수 문제가 증폭되면 한국은 처음의 반일을 넘어 미국에 까지 그 파장이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미국의 묵인하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윤석열의 일본 오염수 방류 찬성이 미국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국이 이런 전략적 오판을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그것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불리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통상 서두름과 조바심은 전략적 오판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미국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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