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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6-12 미영의 ‘대서양선언’과 그 의미, 성공 혹은 자해?>
    미중패권경쟁 2023. 6. 12. 10:56

    미국이 어떤 정책을 추구하고 어떤 노선을 취하느냐에 따라 한국은 손해를 당할 수도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당연히 우리는 미국이 추구하는 정책이 한국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여전히 미국은 한국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다. 미국을 적대시하는 것은 우리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우리가 중국이나 러시아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도 한국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은 바이든 정권이후 미국이 추구하는 대외정책이 한국의 국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우리 나름대로 미국에게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할 것인지 입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월 8일 영국의 수낵수상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대서양선언’을 발표했다. 한국 언론에서는 ‘대서양선언’의 전문을 올리는 곳도 없었다. 주요 언론에서도 별로 다루지 않았다. 통상 그렇듯이 이렇게 ‘선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문서는 이후의 국제정치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영미가 ‘대서양선언’이라는 것을 발표하는 것을 보고 마치 냉전을 공식화했던 1946년 3월 5일 처칠의 풀턴 연설을 떠올렸다. 소련을 ‘철의 장막’이라고 하면서 상호 공존의 가능성을 부정해버린 연설이다. 민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도 미소간 적대적 대립의 산물이다. 당시 상황을 보면 소련이 미국에 적대적인 정책을 취했다기 보다 미국이 소련에 적대적인 정책을 취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023년 6월 8일 영미의 ‘대서양선언’을 보면서 뭔지 모를 기시감을 느끼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영미는 ‘대서양선언’을 경제 안보동맹관계를 강화한다고 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을 적대국이라고 발표했다. ‘대서양선언’을 보면 영미가 중러를 상대로 제2의 냉전을 공식화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기서 우리가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과연 미국이 현재의 국제정세를 ‘제2의 냉전’과 같은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이 그들 스스로에게 유리한가 하는 점이다. 2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지금의 미국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의 미국처럼 압도적으로 강력한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냉전적 대결을 벌리면 중간에 있는 국가들이 미국보다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로 기울 가능성이 많다. 이미 서유럽의 각국들도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둘째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 두개의 국가를 상대할만한 능력이 안된다는 것이다. 미국이 냉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는 월남전이후 중국과 수교를 하면서 중국과 소련의 관계를 이격시켰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베트남 종전과 닉슨 독트린은 미국이 냉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국제정치적 질서를 다져 놓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후르쇼프 이후 서로 멀어지기 시작한 중국과 소련은 닉슨의 중국수교 결정이후 서로 정책을 공조할 수 있는 사이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의 ‘대서양선언’은 자해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냉전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를 서로 강력하게 결합하는 효과를 낳게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처음 발생했을 때만해도 중국은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22년 2월 개전초기부터 상당기간 동안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칩4동맹, 공급망 재편 등으로 압박하자, 중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미국의 도전앞에 각개 격파되고 말것이라는 우려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역사적으로 가장 긴밀한 관계이다. 러시아는 중국에게 블라디보스톡 항구를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북극해와 태평양으로의 진출을 보다 용이하게 만들어 주었다. 중국은 해양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블라디보스톡의 사용은 그런 취약점을 상당하게 개선해주는 효과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중러는 경제협력을 넘어 군사협력까지 전면적인 협력관계에 접어 들었다. 현재 중러의 협력 정도를 보면 동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겠다. 중국과 러시아를 이렇게 서로 긴밀하게 만든 것은 미국의 전략적 실책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과 잠재력을 갖춘 중국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과 자원을 갖춘 러시아를 공동운명체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미국바이든 정권의 ‘대서양선언’은 중러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미국은 과거에는 상대해보지 못했던 강력한 관계의 중러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은 스스로 불리한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가고 있다고 하겠다. 

     

    미국이 중러와 이렇게 적대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한국과 같은 나라의 입지는 더 좁아진다. 미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을 사실이지만 이런 대외안보환경으로부터 더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한국의 윤석열 정권은 오로지 미국만 추종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적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 후과를 어떻게 감당하게 될지가 걱정된다. 저희들은 입으로 지껄이지만 그로 인한 모든 피해는 인민들이 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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