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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5-6 미국의 대중견제가 오히려 미국 패권의 붕괴를 재촉하는 것 같다. >
    미중패권경쟁 2023. 5. 6. 19:02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붕괴시키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미국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 같다. 

    패권을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을 때는 세상이 패권국가의 생각대로 움직인다. 그러나 패권이 약화되면 세상은 패권국가가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발생한다. 패권국가가 강력할 경우에는 작용의 법칙만 작용하지만, 패권이 약화되면 반작용의 경향이 더 강해지는 것이다. 

     

    국제정치적 변화가 이렇게 급격했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거의 다 미국 패권이 붕괴되고 있으며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문제는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사람들이 국제정치 전문가가 아니라 장삼이사라는 것이다. 평범한 장삼이사가 이렇게 느낀다는 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총력을 다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 연방의회는 ‘중국경쟁법안 2.0’으로 명명된 중국에 대한 투자 수출 통제법안을 만든다고 한다. 제2의 IRA 법안이라고도 한다. 미국의 행정부 입법부가 모두 힘을 합쳐서 중국과 전면전을 불사한다는 뜻이다.  

     

    중국이 최근 미국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두가지 때문일 것이다. 첫째는 미국이 중국과 돌이킬 수 없는 경쟁에 돌입했으며 중국은 이런 미국의 도전을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미국이 약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중국이 미국을 압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일대결전을 벌이기위해 모든 역량을 다 동원하려고 하는 것 같다. 미국이 동원할 수 있는 자산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 중국사이에 끼어 있는 국가들이다. 미국은 반도체와 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분야에서 중국을 낙후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한 대중정책 방향으로 설정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대만, 일본과 네덜란드 같은 국가를 이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려는 전략은 당연히 한국, 대만, 일본 그리고 네덜란드 같은 국가의 기업의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지만, 이미 미국은 그런 점까지 고려할 여유가 없다. 

     

    미국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차피 이번에 중국을 꺽지 못하면 미국이 돌이킬 수 없는 패배를 당하고 주도권을 상실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일본, 대만 그리고 네덜란드 같은 나라들의 반도체 및 2차전지 업체들이 망하건 말건 신경쓸 여유가 없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과 네덜란드의 기업들이 미국의 정책에 따라오다가 망해도 큰 문제가 없다. 이런 기업들이 망하면 그때 미국이 사오면 된다는 것이다. 

     

    아마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런 중요기업들이 가급적 빨리 도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야 미국이 중국을 압도할 수 있는 산업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패권이 약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모든 것이 미국의 생각대로만 진행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번에 ‘중국경쟁법안 2.0’이 나오고 미국의 한국과 대만 일본 및 네덜란드 기업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경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의 의도대로 각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기업은 이런 통제를 수용한다. 그러다가 기업이 붕괴하면 각국 정부는 미국 기업이 도산한 자국 기업을 매수하도록 지원한다. 

     

    둘째, 각국 정부가 미국의 의도를 따라 자국 기업을 강력하게 통제하지만, 각국의 기업들이 정부의 통제를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각국 내부의 정치적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셋째, 각국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압력을 받는 각국 정부는 미국에게 대응하기위해 국제적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급국 그룹과 같은 것들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대만, 네덜란드, 일본 등으로 구성된 핵심 반도체 공급국 그룹들이 정치적 요인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경제적 측면에서 반도체를 공급한다는 식의 움직임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2차전지도 유사한 움직임이 가능할 것이다. 아마도 제2차 비동맹과 같은 모양이 되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발생가능한 상황은 첫번째와 두번째 상황이 아닌가 한다. 지금까지 윤석열 정권의 성향을 보면 한국은  첫번째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 언론 동향을 보면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한국의 재벌과 기업들이 이렇게 가다가는 미국에 모두 다 빼앗기고 만다는 생각들을 하는 모양이다. 시간이 가면 점차 정치권과 경제권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대만의 경우는 매우 모호하다.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우리가 앞에서보는 것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중국이 대만의 TSMC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만일 중국이 대만의 TSMC를 자국의 미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까? 시간이 흘러 중국이 대만에 대한 영향력이 더 강력해지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결국 TSMC도 중국의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아무리 반도체 공급망 운운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이 모두 중국의 손아귀에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일본과 네덜란드도 최근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정책과 관련하여 속사정이 매우 복잡하다고 한다. 일본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나 네덜란드의 ASML은 중국에 판매하지 않으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다. 이들도 중국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와 관련한 미국의 구상이 그리 용이하게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말이다. 

     

    아직까지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한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국이 중국을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시키겠다는 구상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점이다. 이런 시도는 미국의 패권 붕괴의 과정을 오히려 가속화시키는 경향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 미국에게 시급한 것은 중국과 같은 외부의 도전이 아니라 내부의 정비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있는자들의 도덕적 불감증이 너무 심각해서 더 이상 국가로서 존속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미 내부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는 것같다. 이렇게 내부 인프라가 붕괴되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지금 미국의 상황은 로마가 무너지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로마도 내부의 모순으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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