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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1, 원색적 중국 외교행태의 의미, 심리적으로 이미 미국을 넘어 버렸다>국제정치 2023. 5. 1. 14:56
한미정상회담 일정에 즈음하여 중국 외교부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전례없이 강력하고 그 표현도 원색적이다. 4월 21일 주불중국대사는 프랑스 TF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련 해체후 국가가 수립된 발트3국의 주권이 국제법적으로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그 이후 4월 29일 일본신문들은 우장하오 주일중국대사가 대만 유사시를 일본의 안전보장과 연결하는 시각에 대해 "극히 유해하며 일본의 민중이 불길 속으로 끌려들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밝혔다.
이와함께 중국의 여러 언론들은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하여 한미가 초래하게 될 북·중·러의 보복은 한국과 윤 대통령에게 '악몽'이 될 수 있으며, 한국이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겪게 될 손실은 미국이 제공하는 보호와 투자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중국이 윤석열의 어설픈 장진호 전투에 관한 언급을 빌미로 미국에 대해 직접적인 도발을 감행했다는 점이다. 중국의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4월 28일 장진호 전투를 빌미로 미국에게 매우 직접적이고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다. "어떤 나라든, 어떤 군대든 역사 발전의 흐름과 반대편에 서서, 힘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고,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침략을 확장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는 강철 같은 사실을 세상에 알린다”라고 한 것이다.
중국이 갑자기 왜 이렇게 강력한 언행을 하는 것일까? 중국의 이런 입장은 대외정책, 특히 미국에 대한 정책의 일대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발틱3국 주권의 국제법적 불완전성을 언급한 것은 그냥 우연이 아니라고 하겠다. 중국의 이런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후 유럽 국제질서의 재편과정에서 발트3국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모종의 논의가 있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필자는 우크라이나 종식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칼리닌그라드까지의 회랑을 확보하려고 할 수도 있다고 추측했지만, 중국의 발언을 보면 아마도 러시아는 발트3국을 독립국이 아닌 행정단위로 격하시키고 국가의 지위를 박탈하여 칼리닌그라드까지 연결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참 진행되는 와중에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와 칼리닌그라드를 연결하는 ‘수왈키 회랑’을 차단한 적이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칼리닌그라드를 러시아 본토와 연결하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이런 러시아의 구상에 대해 중국의 동의를 표명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중국의 이런 발언은 신장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확고한 지지를 한다는 약속을 전제로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중국의 원색적인 발언의 대부분은 동북아지역과 관련된 내용이다. 중국은 한국, 일본은 물론 미국에 대해서도까지 머리에 피가 터진다는 등과 같은 원색적인 발언을 했다. 중국의 이런 발언은 감정적인 표출이 아니다. 특히 장진호를 빌미로 삼아 미국에게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미국이 앞으로 한국과 일본을 보호할 수 있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 이정도로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다. 이번에 이런 표현을 한 것은 중국이 미국에 대해서 어떤 외교적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일종의 모욕에 대해서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 대만문제에 개입하면 일본민중들이 불길 속으로 끌려들어갈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는 중국이 일본과 유사시 직접적인 군사활동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일본도 중국의 이런 발언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하지 못했다. 주목할 것은 중국의 일본에 대한 위협과 협박을 주일중국 대사가 직접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주재국 대사는 외교관계를 고려하여 이런 발언을 하지 않는다. 주일중국대사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일종의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다.
한국에 대해서는 중국의 관영언론들이 나서서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한국에 대한 압박의 방식은 형식적으로 보면 간접적이고 그 내용으로 보면 군사적인 측면보다는 경제적인 보복의 경고라는 측면이 더 크다. 중국은 한국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당국이나 대사를 통한 외교적 압박보다는 경제적인 압박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을 보여주는 것은 4월달 한국 수출이 작년대비 14.2% 줄어들었고 그 중에서 반도체가 41.2% 줄어들었다. 14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한국에 대한 대응방식은 일본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중국의 공세적인 행동은 일본과 한국에게 미국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리는 것이라 하겠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이런 행동이 미국에 대한 일종의 각오와 결단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태도는 앞으로 절대로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으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도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중국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미국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 버린 것이다. 이런 현상은 미국이 이미 패권적 지위를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패권국은 도전국가가 분명하게 자신의 의지를 밝힐때 그 위상을 상실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의 무릎을 꿇릴 수 없다. 미국이 아무리 중국을 반도체 공급망에서 추방하려고 해도 불가능하다. 일본과 네덜란드같은 장비업체들은 중국에게 장비를 팔지 않으면 도산할 지도 모른다. 누가 두는 뜨고 망하기만을 기다리고 있겠는가?
중국은 이미 미국을 심리적으로 극복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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