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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17 동시다발적인 미국 국내외의 위기가 의미하는 것>국제정치 2023. 3. 17. 16:53
국제안보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뉴스가 보도된다. 대부분 미국의 안보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내용들이다.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은 한국에게도 좋지 않다. 한국은 아직 포스트 미국패권 세계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은 내가 원하는대로 바뀌지 않는다. 내가 세상의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
하루이틀 사이에 보도되는 국제정치적 사건들은 숨막히는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미국이 패권과 영향력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사건들을 중동, 남미, 그리고 북한 그리고 흑해에서의 미국 무인기 추락 사건 순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다.
최근 이란 국영방송 IRNA는 3월 11일 러시아의 수호이 35를 수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SU-35를 장비하면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군사정치적 지위는 강화된다. 이스라엘은 공군력의 우위를 누리기 어렵다. SU-35는 F-35를 잡아내는 레이다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란의 강화된 공군력은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누리고 있던 힘의 우위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을 통해 중동지역에 개입해왔던 미국의 영향력도 같이 쇠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우디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협력을 모색했지만 이제는 완전하게 태도를 바꿨다.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이과정에서 이란이 예맨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도록 하는 외교적 성과도 달성했다. 사우디는 이제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존함으로써 발생하는 정권의 정통성 문제에서 자유롭게 된것이다.
사우디가 중국으로부터 무역대금에 쓰일 위완화를 대출받은 것은 사실상 위완화로 석유대금을 결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우디는 또한 중국으로부터 최신예 구축함 3척을 도입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이는 앞으로 중동지역에서 자신의 안정을 중국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남미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들이다.
얼마전에 멕시코가 반미전선의 선두에 섰다는 내용을 언급한 적이 있다. 최근 남미는 모두 힘을 합쳐서 미국의 개입을 거부하고 독자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미국가들을 결집하는 노력의 중심에 있는 국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3월 16일 남미국가연합 ‘우나수르’ 창설을 주창했다. 남미국가들이 힘을 결집하면 미국도 과거처럼 개입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남미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것은 브라질이 2월 27일 미국정부의 요청을 거부하고 2척의 군함을 리오데자네이루 해안에 정박하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와 함께 남미의 분위기를 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고 중국과 수교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로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 남미에서 더 이상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번째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다.
3월 13일부터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화성17호 ICBM을 발사했다. 2022년부터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이런 행동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북한은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이후 미국을 직접 타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과거와 달리 미국은 전략자산전개와 같은 대응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 어차피 전략자산 전개가 북한의 행동을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북한이 이번에 주저없이 한미연합훈련기간 동안에 ICBM을 발사한 것은 미국의 대응과 행동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북한의 이런 도발적 행동에 적절한 견제행위를 가하지 못하면 역내 균형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바로 미국이 남한의 안전보장에 과거와 같은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하겠다.
남한은 미국에 기대어 안전보장을 유지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있는 것이다.
미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북한의 도발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한다는 것은 미중패권 경쟁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미중 경쟁의 중추적 대리자 역할을 하는 일본도 곧바로 북한의 위협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일본으로서는 미국을 대신해 중국을 견제하기 전에 먼저 북한과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일본이 북한과 수교할 경우 남한이 곤경에 처한다는 내용의 칼럼이 올라왔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장은 3월 14일 경향신문에서 “대북 강경책 펴다 북·일 접근 땐 한국 소외…미·일 일변도 벗어나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일본이 북한과 관계를 강화할 경우 남한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인가를 언급했다. 지금의 상황에서 남한이 북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내용이다.
네번째는 러시아가 흑해에서 미국의 무인기 HQ 리퍼를 흑해 인근해서 추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주장처럼 리퍼의 추락은 러시아의 고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러시아의 이런 행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정보활동을 해 왔다. 이번 러시아의 조치는 더 이상 미국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러시아도 미국과의 관계에서 일종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겪게 되면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활동을 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미국도 러시아와 직접 군사적으로 충돌하기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이 몇 년 전이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다. 과거라면 있을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의 힘과 영향력이 점차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말한 네가지의 외부적 요소보다 더 위험한 것이 미국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기이다. 미국 실리콘 밸리 은행(SVB) 파산이후 미국의 은행이 위기에 노출되었고 이런 분위기는 스위스의 크레딧스위스 은행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은행의 위기는 최근 금리인상으로 인한 미국채가격의 하락때문이다. 미국내부의 위기는 외부의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현격하게 제한시켜 버린다.
미국을 둘러싼 내외부의 동시다발적인 위기는 미국의 영향력 상실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매우 조심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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