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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3-16 반도체 클러스터 300조원 투자 결정으로 드러난 윤석열 정권 대외정책의 모순>
    국제정치 2023. 3. 16. 14:37

    정치가 경제를 견인할 수도 있고 경제가 정치를 견인할 수도 있다. 정치와 경제가 서로 다른 길을 가려고 하면 결국은 경제가 정치를 이긴다. 3월 15일 정부는 300조원을 들여서 2042년까지 용인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삼성과 하이닉스같은 반도체 업체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칩4동맹요구로 인한 중국시장의 상실,  IRA 법안으로 인한 반도체 생산기술의 유출과 같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었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는 했지만 그 이후 미국은 한국의 반도체 기술을 빼앗겠다는 의중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용인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겠다는 것은 칩4동맹으로 인한 반도체 시장 상실과 반도체기술 유출을 모두 고려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결정은 전적으로 삼성과 하이닉스 특히 그 중에서도 삼성의 입김이 결정적으로 작동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삼성의 이런 결정을 환영한다. 그리고 이런 결정을 수용하여 발표한 윤석열 정권도 치하한다. 삼성이 한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나가겠다고 결정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앞으로 다극화된 세계에서는 어떤 기업도 국가와 인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 뿌리가 없으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패권 전쟁으로 국제정치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삼성의 이런 결정은 적시적절할 뿐만 아니라 한국이 다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의 결정은 앞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선 미국은 삼성을 어떻게 징벌하려고 할지 알 수 없다. 미국의 계획에 찬물을 뿌린 것이다. IRA 법안의 핵심인 반도체와 전기차 밧데리 공장 유지의 가장 핵심적인 대상국가는 한국이며, 삼성과 LG와 SK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한국 정부의 3.15일 발표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정권은 그동안 미국 일방적인 정책을 추구해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미국의 이익과 정반대되는 결정을 했다. 윤석열 정권이 진정으로 한국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려면 그에 부합하는 대외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당장 미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는 한국에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을 위한 대외정책이 아니라 한국을 위한 대외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번 3월 15일 발표와 함께 한국의 전경련과 일본의 경단련과의 회의가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윤석열의 일본방문과 맞추어 17일 개최된다고 하지만 그 배경이 매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외교적 행사가 아니라 향후 한국과 일본의 경제협력 방향을 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추측을 해본다. 삼성이 용인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독자적인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본도 미국의 칩4동맹요구로 반도체 소부장 사업이 위기에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도 한국의 기업과 공동보조를 취하지 않으면 변화하는 안보 및 경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기업들이 공동보조를 취하면 미국정부도 마음대로 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한국과 일본 경제단체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려고 한다면 이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 정부의 대외정책이 보다 자주적인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삼성의 시도도 실패하게 된다. 윤석열 정권이 지금처럼 미국 일변도의 정책을 추구하면 모처럼의 삼성결정을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윤석열은 반도체300조 투자 결정이 자신들이 그동안 추구했던 대외정책과 정반대의 방향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윤석열 정권이 자신의 대외정책방향과 정반대되는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최근 악화되고 있는 교역환경과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 악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권으로서는 지금의 실정을 덮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이 이번 결정을 계기로 무엇이 국가와 인민을 위한 일인지 반성하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 

     

    이번 결정과 함께 그동안 미국의 칩4동맹에 가입해야 하고 IRA 법안에 따라 미국에 반도체와 밧테리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했던 수없이 많았던 지식인들과 전문가들 그리고 언론인들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그들은 반국가적이고 반민족적이며 반인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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