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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13 국제정세를 보는 시각과 입장: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기위한 용기가 필요한 시점>국제정치 2023. 3. 13. 11:28
아침에 페북에서 인남식 교수의 포스트를 보고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그는 이란과 사우디 관계개선과 관련하여 중국이 미국에게 한방 먹였으나 중국이 중동지역의 균형자 역할을 할 능력이 부족하므로 이겨도 이긴게 아니라 오히려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썼다. 아래는 그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중국은 중동에서 거둔 외교 성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그러나 중국이 역외 균형자로 중동에서 미국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도 시리아, 예멘, 리비아 내전과, 이란 핵 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IS 등 테러리즘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팔 걷어붙이고 이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역량과 의지가 중국에 있을까? 어설프게 발을 디뎠다가 오히려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중동에 적극 개입하다가 초강대국 미국조차 국제 정치 리더십의 손상을 입지 않았던가? 어쩌면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은 중동에 관여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이겨도 이긴 게 아닐 수 있다.”
인남식 교수의 글을 보면서 그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정치의 변화에 대해 무감각한 것인지 아니면 무심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미 미국 중심의 국제정세는 더 이상 유효한 분석의 틀이 아니다. 현재 국제정세는 불과 1-2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변화의 중심은 미국과 유럽이 아니다. 현재 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지역은 남미, 중동,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이다. 남미, 중동, 아프리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이전에는 미국과 유럽의 힘에 눌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은 남미, 중동, 아프리카에서 점점 더 입지를 상실하고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극적인 변화가 있어나고 있는 곳은 멕시코다. 멕시코는 23년에 들어 미국과 관계에 선을 긋고 브릭스 가입을 신청했다. 얼마전까지 베네주엘라가 남미에서 반미전선의 가장 강력한 거점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멕시코가 가장 강력한 반미전선의 거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바로 턱밑에 있는 멕시코의 입장변화는 미국이 남미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심각할 정도로 축소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남식 교수는 중동지역에서 중국이 시리아, 예멘, 리비아내전과 이란 핵문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것인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인남식 교수가 들고 있는 중동지역의 문제는 스스로 중동지역의 자체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미국이 IS를 이용해 시리아 내전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애시당초 시리아 문제는 없었다. 미국이 카타르와 시리아 그리고 튀르키예를 통해 유럽으로 가스관을 연결하는데 가장 방해가 되었던 시리아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IS를 앞세워 내전을 일으키고 어떤 형태의 국제적 합의없이 미군을 파병한 것이다
예멘지역은 이란과 사우디가 적대관계를 청산하면 안정될 수 밖에 없다. 아마 사우디는 이란과 수교협상 당시 예멘지역에서 이란의 입김 배제를 약속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리비아 내전은 미국과 유럽이 카다피를 제거하면서 발생했다. 이란 핵문제는 이미 선을 넘었다. 미국이 이란과 핵협상을 시도했지만 스스로 파기했고 이제 이란의 핵무장은 막을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가 지금처럼 꼬인 것은 미국이 지나치게 이스라엘 편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현재 중동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의 원인은 미국이다. 미국이 중동지역에서 영향력을 상실하면 중동지역의 문제는 스스로 정리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아프리카 지역에서 프랑스는 거의 쫓겨나다 시피하고 있다. 프랑스 대신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들어간 아프리카 지역은 경제개발과 국가안보가 안정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진출해있을때보다 러시아와 중국이 들어가면서 훨씬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남미, 중동,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이런 태도 변화를 어떻게 읽고 해석할 것인가 하는 것은 앞으로 한국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정할 때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한국은 교역으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남미,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시장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남미,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미국과 유럽의 제국주의적 행태로 인해 저개발을 강요받았다. 그러나 제국주의적 굴레에서 벗어나면 지금까지 저개발 상태였던 남미,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시장의 규모도 커질 것이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시장에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는 현실을 극복하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당연히 그동안 소홀했던 이란을 포함한 중동시장,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미국과 유럽적 시각으로 국제정치를 보던 관행을 버려야 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는 이미 비등점을 넘었다. 이말은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다시 되돌려지기 어렵다는 말이다. 현실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그 전에 이미 가열되는 과정을 거쳤다는 말이다. 인남식 교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한국 국제정치학자들은 현실의 변화가 발생하기 이전에 어떤 가열과정이 있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 몰라서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지는 구분하기 어렵다.
비등점이 넘어 물이 끓기시작하면 수증기의 압력이 축척된다. 시간이 지나면 수증기의 압력은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생한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비등점을 넘어 수증기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결정적인 계기는 4-5월의 중러정상회담과 우크리아니 전세라고 생각한다.
남의 눈이 아니라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한 용기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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