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16 트럼프 압수수색, 미국 연방해체와 패권붕괴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 >국제정치 2022. 8. 16. 12:08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대통령 트럼프를 압수수색했다. 만일 프럼프가 기소가 되어 재판에 넘겨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는 21세기 미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미국 패권의 붕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연방제가 위기에 봉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압수 수색은 스파이 혐의다. 만일 트럼프가 돈을 받아 먹었다거나 부정을 저질렀다면 트럼프에 대한 압수수색은 정당하다. 그러나 스파이 혐의로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것은 전혀 성격이 다르다. 이는 명백한 정치보복이며, 다음 선거에 트럼프가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 공작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을 스파이 혐의로 기소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미국 민주주의가 장송곡을 부르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트럼프는 통상적인 정치인과 많은 차이가 있다. 트럼프는 가난한 백인 하층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었다. 디트로이트와 같이 한때 세계 최고의 자동차 생산지역의 백인들이 모두 몰락했다. 미국 산업생산 능력이 붕괴한 것이다. 트럼프가 등장한 것은 미국이 위기의 상황에 봉착했고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미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하겠다. 물론 트럼프의 거칠고 몰지각한 행동은 그가 딛고선 정치적 기반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무력화시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했다고 그가 추진해온 정치적 변화의 의미까지 무의미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의 금융자본은 조금이라도 돈이 된다는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일념으로 조금더 싼 인건비를 찾아 생산공장을 해외로 모두 내 보내버렸다. 결국 미국내의 중하층민들의 삶은 더 어려워졌다. 트럼프가 당선된 것은 이렇게 미국의 금융자본에 의해 초토화된 중하층민들의 지지 덕분이었다. 트럼프가 의식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기존에 미국을 움직이던 금융자본 과두세력의 이익과 정면으로 맞서는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러스트 벨트의 백인 중하층과 레드넥의 지지를 받은 것이다. 한마디로 트럼프는 백인 프롤레타리아트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된 인물인 것이다.
트럼프가 재임기간내에 한 것은 금융자본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무제한적으로 방만하게 외국으로 투사되어 나가 있는 군대를 불러들여 예산을 줄이고 미국내 생산 능력을 재건하자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무분별한 해외투사와 간섭을 그만두고 미국내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해외의 공장을 미국내로 불러 들여서 일자리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자신이 추구했던 정책을 성공적이었는가하는 평가와 별개로 그것이 트럼프가 주장했던 아메리카 퍼스트다.
트럼프의 기이하고 특이한 언행은 그가 추구했던 정책을 왜곡시켰다. 우리는 학교시절부터 민주주의는 강력한 중산층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을 배웠다. 오늘날 미국의 중산층은 붕괴되었다. 이말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강력한 중산층이 없으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존재하기 어렵다. 현재 미국이 양극단의 정치적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미국에 건전하고 강력한 중산층이 붕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우리는 가치로 추구해야할 미국식 민주주의를 더 이상 구경하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 당시 미국은 정치적으로 극단적으로 갈라졌다. 이런 현상은 트럼프의 기행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이미 미국의 빈부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중하층민들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만일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를 이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바이든이 정권을 잡은 이후 미국은 정확하게 트럼프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외국에 대한 간섭을 하고 군대를 동유럽에 확대 배치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감행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정확하게 미국 금융자본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미국 금융자본은 러시아와 중국이 주장하는 다극체제를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미국이 다극체제를 수용한다면 미국은 속빈강정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의 금융자본 과두체제는 미국의 패권을 양보할 수도 없다. 멈추면 넘어지는 자전거와 같은 신세인 것이다.
바이든 정권이 트럼프를 스파이 혐의로 수색영장을 집행한 것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를 제거하지 않으면 다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상황인식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만일 이번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정책을 추구할 것이다. 아마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을 중지하고 나토 국가에 나가 있는 미군들을 불러 들일 것이다.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할 것이고 북한과도 다시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정권이 트럼프를 스파이 혐의로 얽어 넣으려고 하는 그 배경에는 미국의 금융자본 과두세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미국의 금융자본들은 세계적으로 확산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축소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할 뿐이다.
만일 바이든 정권이 트럼프를 스파이 혐의로 기소하여 대통령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아마도 미국 연방은 해체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공화당이 새로운 대통령 후보를 내세울 수 있겠지만 러스트 벨트의 백인 하층민들을 이런 상황을 절대로 수용하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주들을 중심으로 연방 탈퇴를 주장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상황은 미국이 자신의 역사적 사명이자 가치라고 주장했던 민주주의의 기초가 붕괴되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은 금융자본 과두정을 대표할 뿐이었다. 트럼프는 기존의 공화당과 전혀 다른 사람이다. 트럼프는 마치 신사연하던 기존 공화당을 경멸했고 그렇게 행동했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렇게 말하면 필자가 트럼프를 지지하느냐고 하는 사람이 받드시 나온다. 나는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도 지지하지 않고 바이든도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아마도 미국은 패권을 좀 더 유지하면서 연착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랬다면 한국도 이런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응하기가 훨씬 용이했을 것이다.
트럼프는 로마의 크락쿠스 형제와 비슷한지도 모르겠다. 호민관으로 로마 민중의 삶을 개선시키려고 했던 크락쿠스는 귀족들의 원로원의 저항으로 개혁에 실패했다. 로마는 결국 빈부격차를 해소하지 못해 망했다. 오늘날 미국도 과거 로마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당시의 로마의 원로원 귀족들도 크락쿠스를 마치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면서 민중들을 설득했을 것이다. 로마의 호민관 중에서 개혁을 추진했던 사람들이 몰락한 것은 대부분 그런 선전선동 때문에 대중과 유리되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세계의 이목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트럼프가 반발하고 미국의 백인 중하층민들이 반발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선거에서 패배했을때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했다.
당시 언론은 이들의 무도한 행동을 비난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계급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침묵했다. 그렇게 못배우고 무식하게 행동했던 사람들은 한마디로 ‘없는 자’들이었다. 당시 필자는 그들의 의회점거에서 일종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보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를 체포하거나 기소한 이후 대중 소요가 발생하면 이를 무력으로 진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 진압할 수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런 반발은 미국의 중하층민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가장 발전한 자본주의국가인 미국에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한편 여기에서 지적할 필요가 있는 것은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가 혁명적 인물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는 상당부분 파시즘적인 요소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미국의 토양에서 프롤레타리아의 집단적 이해를 관철하기는 쉽지 않다. 행동 양상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적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파시즘적인 경향으로 이전되기 쉬운 것이 미국의 한계이기도 하다.
미국의 대중들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는 금융자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항한 것은 이미 월스트리트 점령때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 점령 그리고 트럼프 주의자들의 의회점령은 양상은 서로 다르지만 그 문제의 기저에는 금융자본의 과두정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점에서 동일한 원인과 이유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금융자본 과두정은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것 같다.
로마의 붕괴처럼 미국도 내부에서 붕괴하고 있는 것 같다.
'국제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8-29 미연준, 제2의 미국 군대 ?> (0) 2022.08.29 < 8-18, 횡설수설, 역사와 기후 그리고 패권 > (0) 2022.08.18 < 8-12 사드문제와 한 미 중의 전략적 이익 추구 능력 비교 > (0) 2022.08.12 < 8-11 중국과 러시아가 추구하는 세계질서의 차이, 위기와 위협 사이에서 > (0) 2022.08.11 < 8-7 한국은 과연 국민국가인가 ? > (1) 2022.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