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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9 미연준, 제2의 미국 군대 ?>국제정치 2022. 8. 29. 12:28
미 연준의장 파월이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말을 하자 전세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9월달에도 큰 폭의 금리인상을 할 것이며 앞으로 4%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력한 금리인상을 한다고 했지만, 금리인상만으로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어렵다는 것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연준의 이런 자기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제까지 우리는 이자율이나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문제를 그야말로 순수한 경제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접근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연준의 금리인상과 관련한 조치들을 경제적으로만 접근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본격적인 패권국가로 등장하면서 금융자본이 국가운영을 좌지우지하게 되었다. 여기서 금융자본이란 단순하게 금융시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추구하는 자본의 양상을 의미한다. 미국이 공장을 외국으로 내보냄으로써 인건비를 줄이고 이익을 키우는 방식의 주주자본주의를 시도한 것도 결국 금융자본의 양상이라고 하겠다. 무제한적 경쟁을 모토로 한 신자유주의도 결국 금융자본 최고의 형태라고 할 것이다.
미국은 기축달러를 기반으로 금융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고 이런 체제를 강력한 군대를 통해 지켜왔다. 그러나 군대가 더 이상 미국의 패권을 지켜주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핵무기가 확산되면서 군사적인 방법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은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미국이 막대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한 국제문제의 해결에 별 역할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 이라크전에서의 졸전, 아프간에서의 패배,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대응능력 상실과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핵보유국가인 러시아와는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해진 것이다.
앞으로 미국은 대만문제, 북한문제에 있어서도 군사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군대는 이제 더 이상 미국 패권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기초로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예비로 이용되고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고자 한다.
최근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은 더 이상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설명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 미 연준의 금리정책은 미국의 국제정치적 영향력 유지와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변모해 버린 것 같다.
물론 과거에도 미 연준의 금리정책이 국제정치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미 연준의 금리정책은 경제적인 측면보다 오히려 국제정치적인 의미를 더 많이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이전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 악화와 차단으로 발생한 문제다. 미 연준이 아무리 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의도적으로 차단한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지금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면서 천명한 미국의 패권 약화를 위한 달러 기축통화 폐지시도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패권을 잃은 것은 모든 것을 다 잃은 것이라고 하겠다. 우선적으로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유지를 위해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의도에 놀아나지 않도록 달러의 지위를 강화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가장 용이한 방법은 금리를 인상해서 가치를 높여 나가는 일이다. 그럴 경우 미국내의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댓가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력하게 유지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달러기축통화 폐지 시도를 막을 수 있다면 타산이 맞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금리를 계속 올리면 미국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국가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미국 편에 서서 러시아제재에 참가하고 있거나 중국과 적대적 관계로 돌아서는 국가가 제일 먼저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뜻대로 이번 금리인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할 수 있을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경우 한국과 일본 유럽은 미국의 더욱 강력한 통제와 영향력하에 놓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또한번의 양털깍이에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음에도 다른 나라들이 당할까? 한국은 이전 IMF 사태이후 달러화 보유를 위해 노력했다. 이제 4000억 달러를 넘게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이렇게 달러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금융위기를 견뎌나갈 수 있을까? 결국 다음에는 전세계 국가들이 달러를 포함한 국가의 통화에 기축통화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과 관련한 뉴스를 듣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결론은 미연준은 이제 단순한 금융과 경제의 영역을 넘어 미국 제2의 군대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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