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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8, 횡설수설, 역사와 기후 그리고 패권 >국제정치 2022. 8. 18. 13:25
우리는 우리 주변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을까? 현시대를 사는 사람은 자신들이 사는 시대를 잘안다고 착각한다. 인간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시대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오늘날의 시대가 어떤 모습인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오늘을 추론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고 오판하는 것은 우리 주변에 넘쳐 흐르는 정보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정보는 사실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 오히려 현실을 교묘하게 숨기고 진실을 왜곡하려기 위한 목적으로 생산된 정보들이 더 많다.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현시대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부분 우리는 선입견에 사로잡히고 이해관계에서 절대로 자유롭지 않다.
그동안 국제정세가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다극적인 세계질서를 주장하고 나섰으며, 중국도 이제는 미국과의 정면대결도 피하지 않는 것 같다. 중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미국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수세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 같다.
미국 중심의 세계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챙겼던 나라가 한국이다. 이말은 미국이 흔들리면 한국도 가장 많이 흔들린다는 뜻이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의 도전을 뿌리치고 다시금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한번 기울기 시작하면 다시 되돌리기는 어렵다. 미국은 여러번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모두 스스로 상실하고 말았다.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등장은 우리에게 너무나 큰 위협이자 도전이다.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어서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의 등장으로 인한 위협과 도전을 과거처럼 미국이나 일본과 손을 잡고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 맞서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북한과 힘을 합쳐 상품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중국의 팽창에 맞서기위해서라도 남북간 안보 협력은 필수적이다.
중국이 패권적 지위를 차지했을때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러시아일 것이다. 그리하여 한반도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미국은 패권적 지위가 약화되면 지체없이 해외팽창을 중지하고 자국내로 행동을 축소해버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미국 대륙만으로도 먹고 사는데 큰 문제가 없다.
일본의 아베 전수상이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려 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일본은 중국과 협조관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경쟁관계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경제적 경쟁관계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긴장을 높인다.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긴장관계는 더 높아질 것이다.
한국과 중국이 사드문제와 3불문제 때문에 정치적인 긴장관계가 형성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관계가 분업적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바뀌면서 정치적인 갈등이 생겼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러시아 군사속담에 ‘과거의 장군’이란 말이 있다. 과거에 승리했던 방식으로 앞으로도 전쟁을 수행하면 항상 패배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바뀌었다. 그러면 대응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한미동맹은 중요하지만 중국이 미국을 우습게 보는 지금의 상황에서 더 이상 유일하고 유용한 방책이 아니다.
상황이 바뀌면 대책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부가 오로지 ‘한미동맹’을 유일한 방안으로 보고 있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낀다.
앞으로 우리가 처한 상황은 국가간의 대외정책적 측면보다 기상이변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모른다. 올 여름 유럽은 유례없는 가뭄을 겪고 있다. 중국 내륙도 가뭄이 심각해진다고 한다. 미국도 가뭄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역사를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자연적인 측면과 인구적인 측면이다. 인구의 증감에 따라 국가의 역학관계가 바뀌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자연적인 측면, 즉 기상이변이 역사를 바꾼 것은 그동안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다.
전세계적인 가뭄과 기상이변이 앞으로 역사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서유럽이 사막화되고 중국 내륙이 사막화되어 버리고 미국의 곡창지대가 사막화되어 버리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패권이고 뭐고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져 버릴 것이다.
내가 파악하고자 하는 세상이 얼마나 그 본모습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주변에 돌아가는 세상이 워낙 혼란스러워 횡설수설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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