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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2 세계 역사의 변곡점 : 아세안 회의와 G-20 정상회담 >국제정치 2022. 11. 12. 08:35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그 사건이 역사의 변곡점이되는 경우가 있다.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아세안 정상회담, 동아시아 정상회담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G-20 정상회담이 연달아 개최된다. 갑자기 아시아 지역에서 이런 굵직한 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정상회담이 바로 그런 경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의가 개최되어야 알 수 있겠으나 이번 아세안 회의와 G-20 정상회담에서는 향후 새로 형성되는 국제질서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사이에는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MBC 기자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느냐 아니냐로 소란스럽지만, 실제로 이번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의 회의는 새로운 국제질서가 어떻게 태동하느냐를 보여줄 역사적인 무대인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번 회의에서는 아세안지역이 세계 정세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까지 아세안 지역은 역사의 뒷마당이었다. 제국주의에 신음했던 아세안이 이제야 서서히 기지개를 펴는 것이 아닌가 한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아세안 지역에서 격돌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먼저 주목을 끄는 것은 한미일정상회담이다. 캄보디아에서 11월 12일에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이어서 11월 13일에는 동아시아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때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제까지 한미일 정상회담의 개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사전에 계획된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성사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갑자기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왜 미국이 급작스럽게 이렇게 한미일 정상회담을 소집했는가 하는 것이 관심을 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이 한국과 일본이 자신들의 영향력에서 이탈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미 한국과 일본은 미국만 바라볼 수 없는 입장이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미국 시장만으로 경제를 운영할 수 없다. 프랑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비판하고 나온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프랑스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 시점에 한국과 일본을 단도리 하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당연하다. 이미 독일이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 한미일 정상회담을 급작스럽게 추진하도록 만든 직접적인 원인일 수도 있다.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일련의 정상회담은 이제까지의 국제질서와 다른 새로운 국제질서의 태동을 알리는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 특히 발리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G-7 국가와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브릭스 국가의 대립 구도가 공식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러는 이미 서로 다른 길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결국 미국과 중러의 세력 확장과 다툼이 전개될 것이다. 그 무대가 아세안에서의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G-20 정상회담 회원국은 절반은 미국에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중러에 가깝다. 아직까지는 묘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이미 중러가 미국보다 우세하다.
현시점에서 G-20 국가들 중에서 미국과 G-7국가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브릭스 국가들의 확장성이 더 강력하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력권에서 서서히 이탈하고 있다. 균형추는 중러를 중심으로 한 브릭스 체제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G-20 정상회담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힐 것이나 중국과의 교역확대에 대해서는 미국과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은 교역의 자유를 통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길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결국 이번 G-20 정상회담은 미국과 유럽의 입장차이가 공식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전망에 불과하지만 이번 G-20 정상회의가 역사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번 G-20 정상회담은 역사를 그 이전과 그 이후로 구분하는 경계선이 될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의 윤석열 정권의 행보는 걱정이 된다. 당연히 경제적인 실리를 추구해야 할 것이나 현재 윤석열 정권의 입장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김성한 안보실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수행한다. 김성한은 한국에서 가장 확고한 친미 탈레반이다. 김성한의 윤석열 수행은 친미이외의 다른 길은 절대로 고려하지 않겠다는 충성스런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윤석열의 지지도가 20%선에서 머무는 것은 정권의 정당성을 이미 상실했다는 것이다. 윤석열은 상실한 정당성을 미국의 지원으로 회복하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정치를 잘할 생각을 해야지 미국의 지원으로 힘을 얻겠다는 사대주의적 사고방식은 옳지 않다. 미국은 효용가치가 떨어지면 언제든지 윤석열을 버린다. 그런 점에서 김성한은 윤석열 정권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인 것이다.
한국의 운명에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시야가 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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