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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1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협상의 조건 >국제정치 2022. 11. 11. 09:25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서히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우크라이나전쟁은 군사적으로 전략적으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군을 이길 수 없다. 러시아 군은 서서히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전선에서 러시아 군과 우크라이나 군의 충돌에서 조금씩 그 양태가 드러나고 있다.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러시아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거의 모든 국제정치적 혹은 전략적 조건들을 갖춰가고 있다. 아마도 시간이 갈수록 조건과 상황은 러시아에게 더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다.
필자의 이런 평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선호 때문이 아니라, 실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전쟁은 오로지 힘에 의해서 결정된다. 선전선동은 전장에서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선전선동은 전장 이외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뿐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과 영국의 선전선동은 그리 성공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못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자기 나름의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전장의 현실과 전쟁의 본질에 대한 이해없이 미국과 영국의 선전선동을 일방적으로 퍼나르면서 사람들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오히려 방해만 한 것 같다. 전쟁이 끝나면 그렇게 혹세무민한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말과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비록 SNS라고 해도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은 엄중해야 한다.
군사적 전략적 변곡점이 지났기 때문에 전쟁이 금방 끝날 것으로 기대를 할 수 있겠으나, 세상일이란 그리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내에서는 이미 휴전이나 종전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모양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전쟁이 끝나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전쟁에서 정전회담이 시작되어 정전협정에 서명할때까지 약 2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군사적으로 해결되는 경우, 둘째는 협상으로 정전이나 종전에 이르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협상에 의한 해결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으나,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필요가 별로 없다. 만일 미국이 협상으로 전쟁을 종결시키려면 상당한 양보를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러시아는 빨리 전쟁을 종료해야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먼저 국내정치적으로 푸틴은 전쟁으로 훨씬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러시아 국내에서 누구도 푸틴에게 도전할 수 있는 정치세력은 없다. 이런 호조건을 푸틴이 버릴 이유는 전혀 없다.
반면 유럽은 점차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시간이 가면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경제적으로도 별 어려움이 없고 오히려 이번 전쟁을 통해 러시아의 경제 체질이 변화하고 있으며 브릭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권역을 만들어 가고 있다. 미국 주도의 경제권에서 러시아는 개밥의 도토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브릭스 체제에서 러시아는 당당한 주역이다. 그런 지위를 놓칠 이유는 없다.
군사적으로도 러시아는 본격적인 전쟁 준비에 돌입했다. 무기와 장비 생산도 정상으로 작동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기 어려운 처지다.
러시아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것인데 이런 조건을 포기하고 협상을 덜컥하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협상이 이루어지려면 러시아의 요구조건에 맞아야 한다. 러시아가 요구하는 조건은 미국이 받아 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러시아는 어떤 요구조건을 제시할 것인가?
첫째,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가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은 첫째, 하리코프와 돈바스 그리고 오뎃사를 잇는 노보러시아, 둘째, 드네프르 강 이동과 오뎃사 셋째, 갈리치아를 제외한 전 우크라이나, 넷째 전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합병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러시아는 네오 나치의 본산인 갈리치아 지방을 제외한 전 우크라이나 지역의 러시아 합병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갈리치아를 합병해서 이들을 통제 장악하는데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갈리치아를 우크라이나로 남겨두면 막대한 전비를 갚느라고 적어도 한 세기동안은 네오나치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대러제제 해제다. 이것은 러시아가 당연히 요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런 대러제재 해제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그동안 LNG 수출로 거둬들였던 막대한 이익을 포기해야 하고, 다시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에 구속된다. 만일 유럽이 다시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면 미국은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세번째, 나토의 해체다. 러시아는 자신들이 바르샤바 조약기구를 해체했으니 미국도 나토를 해체하라고 요구할것이다. 물론 미국은 이를 받아 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이런 협상의 조건을 생각해보면 설사 협상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 진행과정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 러시아는 전쟁을 질질 끌면서 전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협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에게 신속한 협상을 강요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는 없다. 미국은 러시아의 협상 참가를 강요하기 위해 마지막 강력한 공세를 시도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러시아는 그정도는 충분히 읽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달리 러시아가 협상에 메달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러시아는 자신들의 전략적 목적, 즉 미국의 패권 약화를 위해 이용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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