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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1-5 금리인상과 미국의 패권의 약화 >
    국제정치 2022. 11. 5. 09:38

    제2차 세계 대전이후 국제 정세가 가장 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발생하는 국제 정세의 변화는 거의 대부분 미국의 패권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하겠다.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간 경쟁, 그리고 금리인상도 미국의 패권유지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간 패권경쟁은 그 의미와 의도를 파악하기 쉽지만 금리인상은 숨은 의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리인상은 지배층들이 미국이 당면한 문제를 중하층 일반시민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금리인상이 미국의 패권 유지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금융 전문가들의 주장을 많이 보았지만 그들의 주장은 너무 경제 일방적이어서 미국이 앞으로 직면하게 될 문제를 제대로 짚지 못하는 것 같다. 급격한 금리인상이 지금 미국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상의 방안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미국은 기득권 층의 이익을 건드릴 수 없어서 금리인상을 통해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미국시민들에게 전가하고 부익부 부익빈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미국이 처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금리 인상 이외의 방안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을 물리치고 달러를 강하게 만들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미국의 지배층들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의 도전과 외부의 환경을 변화시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제국은 언제나 외부의 도전이 아니라 내부의 붕괴로 무너졌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로마의 붕괴와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경로를 걷고 있다. 내부적 모순의 확대가 제국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다. 로마는 미국보다 훨씬 건강했다. 로마는 목숨을 걸고 끊임없이 개혁을 추진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미국은 이미 사회구조적 개혁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봉착했다. 제국은 모두 내부로부터 무너졌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개혁이 중요하다. 지금 미국이 하고 있는 조치를 가만히 살펴보면 지배층들이 자신의 것은 하나도 내놓지 않으려고 하는 이기심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패권 유지는 외부의 도전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사회 구조적 개혁 여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스스로 사회적 개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다. 차라리 대공황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루즈벨트 같은 급진적 개혁이라도 할 수라도 있다. 지금처럼 서서히 무너지면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가 더 어렵다. 가진자들이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이 그렇다.  

     

    1929년 대공황 당시 포드는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대폭 올려주었다. 노동자들의 주머니가 넉넉해야 포드 자동차를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포드는 유명한 파시스트 후원자였다. 포드는 히틀러를 직접 지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황이 발생하자 노동자들의 임금을 오히려 올려서 경기를 부양하려 했다. 오늘날 미국의 지배층인 부르주아지들은 포드와 같은 안목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그것이 미국의 위기다. 오늘날 미국의 지배층들이 1930년대보다 더 낮은 수준의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것은 미국이 급속하게 금융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금융자본에게는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1930년대의 상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 미국은 급격한 금리인상을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고 있다. 문제는 금리를 올린다고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돈만 많이 풀려서 생긴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경쟁으로 국제적인 상품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발생한 측면이 더 크다. 지금 미국이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대외정책의 실패와 금융정책의 실패로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준은 오로지 금리인상을 실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플레이션 이유의 절반이상은 대외관계의 실패 때문이다. 올해 초만해도 파월은 금리인상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가 어리석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갑자기 전쟁이 발발하고 러시아가 이렇게 오랫동안 견딜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금같은 급격한 금리인상보다는 보다 부드러운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공급을 늘릴 수 없으니 소비를 줄여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생각 때문에 금리인상은 과격하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공급을 포기하고 수요만 줄이는 반쪽 대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외정책 실패로 인한 공급망의 붕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오로지 금리인상으로 소비를 위축시키는 방안 만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이 금리인상을 주장하면서 하는 소리는 한결같이 아직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견조하다는 말이다. 이들이 말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방법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실업률을 높여서 미국 시민들이 돈이 없어 소비를 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미국의 중산층 이하 계층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번에 금리인상으로 실업자가 늘어나서 소비가 위축될 정도가 되면 미국의 빈부격차는 사회공동체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다. 

     

    현재 미국인의 50%가 전체 부의 1% 정도만을 소유하고 있다. 이 말은 미국민의 절반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고용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먹고 자는 것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부의 1% 밖에 안되는 미국민의 절반은 해고되면 곧바로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 얼마 못가서 저축은 바닥이 나고 그 실업기간이 좀 더 길어지면 곧바로 노숙자 신세가 되는 것이다. 

     

    금리 인상으로 미국 인민들이 일자리를 상실하게 되면 무슨 일이 생길까? 이들의 자산을 다시 미국의 부르주아 계층들이 헐값으로 사들 일 것이다. 2008년도에 미국 주택가격이 폭락했을 때 워렌 버핏은 헐값에 주택을 무지막지하게 사들여서 돈을 벌었다. 워렌 버핏 처럼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도덕적으로 지탄 받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미국이 금리인상으로 중하층 인민이 무너지면 그들은 더 어려운 처지에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기득권 계층은 실업과 금리인상으로 이자를 지불하지 못해 매물로 나온 주택이나 자산을 다시 헐값에 사들여서 막대한 이익을 축적할 것이다. 

     

    미국의 빈부격차가 지금보다 더 심해지면 미국은 더 이상 인민들을 통합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지난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과격 분자들이 미 의회 건물을 점거한 것은 일탈적인 행동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미국이 극단적으로 분열현상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빈부격차가 심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금리인상으로 50%의 미국 인민의 삶이 무너지면 미국도 무너진다. 

     

    2008년 금융위기때 미국의 젊은이들은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사회운동을 일으켰다.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찻잔의 태풍처럼 사그라들었다. 2020년 대선이후 과격파들의 미 의회 건물 점거사건은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미국의 극단적인 분열을 빈부격차가 극심해졌기 때문에 발생했다. 

     

    미국의 금융자본들은 탐욕이 지나치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공동체까지 붕괴시킬 정도로 탐욕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지금처럼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진자들이 내놓아야 한다. 쓸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미국인구의 50%가 전체 부의 1% 정도 밖에 없다면 미국의 경제가 어떻게 돌아 가겠는가? 

     

    미국의 빈부격차가 이렇게 심해진 것은 패권을 유지하면서 거두어 들인 이익을 금융자본 계층이 독식하고 미국 시민들에게는 거의 나누어 주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제국의 기득권은 영국 제국의 기득권 보다 훨씬 탐욕적이다. 

     

    금리인상으로 실업률이 높아지면 결국 중하층이 가장 크게 피해를 당하게 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실업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결국 급격한 금리인상은 미국민의 50%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전체 부의 1%도 빨아 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가진 부자들이 돈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하여 인민의 생활수준을 유지시켜야 한다. 지금의 인플레는 금리인상으로 잡을 수 없다. 공급망이 붕괴된 것을 어떻게 인민의 삶을 희생시켜 잡을 수 있겠는가? 지금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지하고 국제적인 공급망을 다시 복원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도 위험해 진다. 

     

    미국의 금융자본은 대외적인 영향력 상실도 감당하기 싫고 그렇다고 인플레이션도 피해야 하겠고, 게다가 자신들의 재산이 줄어드는 것도 싫어서 금리 인상으로 그 피해를 미국 시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금리인상으로 주변국을 곤경에 빠뜨려 양털깍기를 하는 것도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는데 별로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양털깍기로 미국의 금융자본이 얻는 이익보다 미국 내부의 취약함이 증대하면서 상실하게 되는 손해가 더 클 것이다. 

     

    이번에 계속된 금리인상이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지면 미국민들의 분노는 이전과 그 수준이 달라질 것이다. 훨씬 과격해 질 것이며 사회질서의 유지도 어려워질 것이다.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고 나면 다음에는 금리를 낮추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이제는 미국 국채를 매입할 국가가 없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기능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미국 연준이 마음대로 발행하고 거둬들이는 달러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경제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지만 논리적인 선을 따라가면 지금 미국의 금리인상은 대다수 미국 인민의 삶을 도탄에 빠지게 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인민들의 삶을 희생시키더라도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단순히 미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패권 유지에도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금리인상은 미국이 통화로 세계를 움직이는 마지막 경우가 될 지도 모른다. 결국 미국도 내부의 요인으로인해 패권을 상실하는 경로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진단을 잘못한 처방은 오히려 독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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