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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6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정책, 미국과 바이든의 손을 떠나다.국제정치 2023. 10. 26. 12:51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사태를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바이든이 미국내에서도 정치적 주도권을 상실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처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수 있는가는 전적으로 미 의회에 달려있다. 미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한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바이든 정권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그동안 난항을 거듭하던 미국 하원의장으로 51세의 마이크 존슨이 선정되었다. 존슨은 트럼프의 지지를 받아서 선출되었다. 미 의회는 이제 트럼프의 손에 들어간 것이다. 이와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은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존슨은 취임 일성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선언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트럼프는 유럽은 유럽끼리 알아서 살라고 했던 사람이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 패전의 책임은 전적으로 바이든이 져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미국이 아무리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해주더라도 전황을 뒤짚을 수 없다. 트럼프는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면 포기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문제는 이번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면 그 후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패배는 단순하게 우크라이나만 포기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최소한 동유럽에서 나토는 후퇴해야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토 자체가 해체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하면 유럽의 각국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알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트럼프도 이런 상황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이 더 큰 손실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손절을 해야할 때 하지 못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감당할 수 있는 힘의 한계를 넘어서지 않으려 하는 것 아닌가 한다.
이와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밝혔다. 그러나 중동문제가 미국의 생각처럼 풀려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중동문제 해결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분명하게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상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생각하는 것처럼 흘러갈 가능성이 없다.
이미 국제적인 여론이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이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의 탄핵까지 거론할 정도로 반발하고 있지만, 이는 국제적인 여론이 이스라엘에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함께 중요한 사건은 뮌헨정상회의의 호이스겐 의장이 이스라엘에게 지상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민당 출신인 호이스겐 의장이 나토와 EU의 지도급 인사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것과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한 것은 독일내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하겠다.
호이스겐 의장의 이런 발언은 현재 독일내에서 극우와 극좌세력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면서 지지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독일의 집권세력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은 지지율을 상당할 정도로 상실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극우 및 국좌세력이 강해지게 되면서 독일 정치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호이스겐은 독일 주류사회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사민당 및 녹색당 연립정권은 사실상 그 생명을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인 것이다.
독일의 이런 상황은 앞으로 독일과 미국의 대외정책 조율과 협조가 쉽지 않아질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호이스겐이 지금은 이스라엘 문제를 언급했지만 나중에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언급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되면 미국도 이스라엘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는 방책이 마땅하지 않다. 지상전을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정책적 대안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추구하는 전략적 목표가 불명확하고 달성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상전을 하겠다는 것인지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불확실하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한 군사작전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란과 시리아 헤즈볼라와 전쟁을 하겠다는 것인지 불확실하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군사작전을 하겠다는 것은 대규모 중동전쟁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사작전을 통해 이스라엘이 추구하는 목표인 하마스를 제거하는 것이 가능한 것 같지도 않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출구없는 미로에 빠져든 것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네타냐후가 물러나고 새로운 정권이 수립되어 대화를 통해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바람직한 방안이 실제 선택지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장황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일부를 포기했고, 이스라엘을 붙들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생각대로 상황을 이끌고 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동지역에서도 미국은 이미 주도권을 상실했다.'국제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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