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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8-9 전장과 전투의 문법이 바뀌다
    국제정치 2023. 8. 10. 09:16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금까지의 전쟁양상을 완전하게 바꾸어 버렸다. 기존에 우리가 배웠고 알았던 전쟁수행방법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방어와 공격의 구분도 애매모호해졌다. 앞으로 신속한 작전이란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는 공격과 방어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많이 피해를 입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어 버렸다. 승리와 패배의 구분도 달라지는 양상이다. 

     

    전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성이다. 전차와 장갑차는 병력들의 생존성을 보장하면서 신속한 작전을 보장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차와 장갑차는 병사들의 생존성을 보장해주지 못하며 기동성도 제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좋은 표적이 될 뿐이다. 전차와 장갑차에 가까이 있는 병력의 피해가 훨씬 높은 것같다. 한동안 우크라이나 군이 전차나 장갑차 없이 병력만으로 공세를 펼쳤는데 그것은 전차와 장갑차를 이용할 경우 오히려 피해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병력의 운용 개념도 완전하게 바뀌었다. 중대 및 소대 단위의 전술행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좋은 표적이 될 뿐이다. 분대단위나 조별 전투행동도 매우 위험하다. 2-3명이 붙어 다녀도 표적이 된다. 생존성을 보장받으려면 1-2 명정도가 각자 전투행동을 해야 한다. 10수년전에 미국 해병대 사령관이 전략적 분대장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적이 있다. 미국 해병대는 광범위한 전장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분대장이 전략적 수준에서의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앞으로는 작전적 병사 혹은 전술적 병사가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다. 앞으로는 전투현장에서 모두 개인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분대장 소대장의 지시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심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2명 단위로 움직이는 것도 위험한 상황이니, 각각의 병사가 매우 잘 훈련되어 있어야 하고 상당한 수주의 전술적 상황도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병사들 교육훈련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병사 개개인이 혼자서 전투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양상이라면 분대 소대 중대 대대와 같은 제대의 구분도 별로 필요없을 것 같다. 중대장이 분대장을 직접 통제하고 분대장이 개개인 병사를 직접 통제하고 지시를 내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중대보다 작고 소대보다 조금 더 큰 전투조직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초급 부대가 전투현장을 어떻게 통제하고 지휘할 것인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같다. 현재 우크라이나 군은 군단-여단-대대로 이어지는 편제다. 사단없이 군단에서 곧바로 여단을 지휘통제한다. 앞로는 대대-중대-소대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 같다. 

     

    치명적으로 생존성을 위협하는 것은 드론이다. 드론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면서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 것이 공자나 방자 할 것 없이 모두 생존성의 영역인 것이다. 공자도 자신을 노출시키면 그대로 표적이 된다. 그러니 이번 우크라이나의 반격작전이 얼마나 무모한지 알 수 있다. 방자도 완전하게 생존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완전하게 유개호로 보호받거나 신속하게 이동하여 공자에게 탐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움직이는 장비는 모두 아주 좋은 표적이다. 

     

    러시아 군이 사용하는 포병이 자주포뿐만 아니라 상당수가 견인포다. 자주이동을 해서 탐지를 당하지 않는 것보다 차라리 아예 잘 숨어 있다가 포격을 마치면 신속하게 이동함으로써 노출을 방지하는 것이 생존성에 더 유리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자주포의 부족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자가 생존성을 보장받으려면 노출을 하지 않아야 한다. 노출을 하지 않고 공격하려면 당연히 진격속도가 늦어질 수 밖에 없다. 병력의 집중은 불가능하다. 오로지 화력의 집중만 가능하다. 전차의 시대는 가고 다시 포병의 시대가 돌아왔다. 표적을 찾는 드론과 결합한 포병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다. 

     

    전차는 전장에서 방자와 공자의 균형이 무너졌을때 신속한 진출을 위해서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그나마 오래 노출되면 표적에 불과하다. 드론의 등장이 이토록 광범위하게 전장의 양상을 바꾸어 놓을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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