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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22 흑해곡물협정 종료선언 및 푸틴의 폴란드 참전예상 발언의 의미 : 차후작전을 위한 전략적 여건조성국제정치 2023. 7. 22. 11:25
7월 17일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선언하고 계속해서 오뎃사 항구를 맹렬하게 폭격하고 있다. 군사적인 목표는 물론이고 항구시설을 파괴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신들이 제시한 조건을 들어주면 곡물협정에 돌아오겠다는 입장이지만 항구시설을 파괴하는 것을 보면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흑해곡물협정 종료 선언에 이어 푸틴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폴란드가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와 연합 부대를 창설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단순히 용병을 모으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서부의 안보 보장이 목표라고 하지만 사실은 해당 영토의 후속 점령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의 언급은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개입의도가 분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흑해곡물협정 종료에 이은 오뎃사 항구 파괴와 푸틴의 폴란드 개입예상 발언은 서로 별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좀 더 큰시각으로 보면 밀접한 관련이 있다. 러시아의 이런 행동들은 모두 하나의 목적, 즉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군사적 승리를 위한 여건조성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흑해곡물협정으로 팔려나가는 곡물을 가장 많이 사가는 국가는 중국과 튀르키예이다. 물론 유럽도 곡물을 수입해가지만 사실상 그렇게 많지는 않다. 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팔려가서 가축 사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이말은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선언한 것은 이미 중국 및 튀르키예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판매하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중국과 튀르키예에게 제공한다는 약속을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종료시킨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는 자국의 곡물과 비료 수출을 허용해주고 곡물수출대금을 처리하기 위해 SWIFT 복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러시아가 앞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공세작전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곡물수출을 빌미로 흑해지역에서 미국과 나토국가들은 군사적인 활동을 강화해왔다. 러시아는 흑해지역에서 이들 국가가 군사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곡물수출선박의 출입을 완전하게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러시아는 22년 10월 29일에도 흑해곡물협정을 잠정적으로 중단시킨 것이 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와 인근 수역에 있던 선박에 대한 드론공격을 가했는데, 배후가 영국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중단시킨 것은 흑해에서 미국과 영국의 군사행동을 중단시키겠다는 의도가 강력하게 작동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7월 17일 크림대교의 폭파도 영국의 지원 혹은 직접적인 참가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푸틴이 폴란드의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점령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푸틴이 이런 언급을 한 것은 우선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참전을 억제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나토국가중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국가는 폴란드밖에 없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미국과 긴밀한 협의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폴란드가 왜 우크라이나 전에 개입하려고 하느냐하는 질문보다는 미국이 왜 폴란드까지 우크라이나 전에 밀어 넣으려고 하는가하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은 앞으로 러시아군이 공세로 전환했을 경우 이에 대비하기 위해 폴란드 군을 활용하려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러시아군이 공세로 전환하여 파죽지세로 우크라이나군을 격멸시키면 미국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당장 바이든 행정부는 붕괴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 대선은 물건너 간다. 러시아가 압도적인 군사적 승리를 거두면 유럽의 안보지형도 급변하게 된다. 우선적으로 헝가리는 물론이고 발칸반도 지역의 남슬라브 국가들은 나토를 탈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나토는 붕괴되고 만다. 나토의 붕괴는 미국 제국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폴란드라도 동원해서 우크라이나가 급격하게 붕괴되지 않도록 최대한 막아내려고 하는 것이라하겠다. 물론 이과정에 미국은 르보프 지역을 폴란드에게 넘겨준다는 것과 같은 합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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