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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37-19 동북아 핵전쟁위협과 미국의 쇠퇴 그리고 북중러의 세력 확대>
    국제정치 2023. 7. 19. 13:23

    한반도 주변에서 핵전쟁의 위험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 7월 18일 한미는 핵협의그룹(NCG)를 실시했고 이때를 맞춰 미국의 전략 핵잠수함 켄터키 호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42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북한은 19일 새벽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이와함께 중국과 러시아는 동해에 집결하여 해 공군 연합훈련에 돌입했다. 최근 러시아는 태평양함대에 세계 최대규모의 핵잠수함을 위시한 세력을 증강배치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키신저는 18일 베이징에서 중국 국방장관 이상푸를 만났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동북아지역 및 미중관계가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위에서 벌어진 일들은 모두 하루이틀 사이에 발생했다. 이런 일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할 것인가?

     

    먼저 미국이 핵협의그룹 회의를 시작하면서 전략핵잠수함을 부산항에 입항토록한 이유가 무엇인지 부터 생각해보야 할 것이다. 최근 미국이 북한핵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북한만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미국은 북한핵문제를 빌미로 중국과 러시아를 전략핵능력으로 억제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억누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전략핵능력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미국의 의도는 이미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다 파악하고 있다. 한미간 NCG회의와 전략핵잠수함의 부산항 입항에 맞춰서 중국과 러시아는 동해에서 해공군 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태평양 함대의 세력을 강화하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고급의 전략핵잠수함을 태평양함대에 배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신형 디젤 잠수함도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다음에는 극동지역 즉 중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핵능력을 바탕으로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으며 이에 공동대응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SRBM 발사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북한은 한미간 NCG나 미국의 핵잠수함에 전혀 위축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빌미로 자신들의 핵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시점에 전략핵잠수함을 부산항에 입항시킨 것도 생각해볼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북한은 작년부터 동해안에 미국 항모의 진입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여러번 밝혔다. 미국은 북한의 위협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최근 들어 항모전단을 동해안으로 진입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전략핵잠수함을 배치하는 것 정도 밖에 없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SRBM 발사는 중러의 동해안 해공군 연합훈련과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타진해 볼 필요도 있다. 

     

    극동지역에서 이미 미국은 군사적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하겠다. 유럽과 달리 극동지역에서 러시아는 중국과 같이 공동으로 미국의 압박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훨씬 유리하다. 미국은 북한의 압박에 밀려서 동해안에 항모전단 조차도 제대로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동해안 연합훈련은 동해에서 미국이 몰려났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볼 때 미국이 극동지역에서 군사적인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미국은 북한 중국 러시아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전략가들은 아주 초보적인 이런 현상들도 간과하는 것 같다. 

     

    현재 미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패권국가가 상황을 관리하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패권국가는 크게 세가지 단계를 겪게 된다. 첫번째는 패권을 확보하는 상승기의 과정, 두번째는 패권을 유지하는 유지기의 과정, 세번째는 패권 도전국들의 등장으로 패권의 하강기를 관리하는 하강기 과정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패권을 확보하는 상승기의 과정이 짧으면 패권을 유지하고 또 자신의 세력이 하락할때 이를 관리하는 기술을 제대로 획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미국은 유례없이 짧은 시간에 패권을 획득했다. 패권획득과정은 매우 공세적일 수 밖에 없다.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문제는 패권장악하는 과정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패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도전국가들이 등장했을때 상황을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은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가와 무관하게 오로지 패권획득과정의 경험에만 매몰되어 다른 상황을 생각조차 하지도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1990년 냉전종식이후 미국은 상황을 안정되게 관리해야 했으나 오히려 매우 강력하게 세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그러는 과정에 쓰지 않아야 할 국력을 낭비했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 코소보 분쟁등이 바로 그런 대표적인 일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해야 할 때 적극적으로 세력을 넓혀나감으로써 패권의 안정적 유지에 실패했다. 그리고 중국이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등장하고 러시아가 국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국가가 등장하면 이들과의 관계를 잘 설정하여 이들 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유지했어야 하는데, 미국은 그러지 못했다. 그 대신 미국은 도전하는 국가들을 억눌러서 약화 혹은 파괴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강력한 도전국가가 등장하면 힘으로 억눌러서 파괴하고 제압하기 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비교우위를 확보해가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오로지 군사적인 방법으로 압박을 가해 우위를 확보하려고 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 아닌가 한다. 

     

    이렇게 보면 키신저가 베이징을 방문하여 중국 국방부장을 만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이든 행정부의 공식적인 대화채널로는 중국과 협상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00세를 넘은 키신저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공식적인 대화채널의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일 것인데 그것은 중국이 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미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을 압박해왔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으며 오히려 상황만 악화시켰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키신저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아닌 다른 어떤 힘이 작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아마도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문제해결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앞으로의 과정을 관찰하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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