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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6-28 독일에서 극우정당 부상의 의미와 미국 패권에 미치는 영향>
    국제정치 2023. 6. 28. 09:54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의 패권약화 혹은 붕괴의 직접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해왔다. 이런 전망을 구성하는 하위 요소로 가장 중요한 것이 미국과 유럽의 분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결국 유럽의 약화를 초래할 것이고 이는 미국과 유럽의 분열로 귀결될 것이라는 것이다. 유럽의 약화 그리고 유럽과 미국의 분열을 초래하는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유럽내 국내정치상황의 변화다. 

     

    미국은 유럽이 자신의 강력한 동맹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 각국의 국내정치적 환경을 변화시켜 버리고 만 것이다. 미국에게 충성스런 유럽의 정치세력들은 보수적인 정당보다 오히려 사회민주당 계열인 경우가 많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할때 사회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상당수 유럽국가들의 집권 정당이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전쟁이 시작되고 점차 전황이 악화되면서 유럽 각국의 국내정치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유럽전체적으로 소위 극우 보수 정당들이 강세를 띠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극우 정당의 르펭이 마크롱을 거의 이길뻔 했다. 이탈리아에서도 강력한 보수적 성격의 정당이 집권을 했다. 북유럽에서도 극우보수 정당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에서의 사회민주당 계열 정당들은 급속도로 그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독일에서 극우보수정당이 강력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독일에서 극우정당은 존립의 기반을 완전하게 상실하고 있었다. 파시즘의 망령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독일에서 스물스물 극우보수세력들이 세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6월 27일 독일 튀링겐 주 존넨베르크시 시장선거에서 극우 정당으로 분유되던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후보 로버트 세셀만이 52.8%의 득표율로 당선된 것이다. 인구 5만7천명에 불과한 작은 지역이지만 극우정당으로 평가받던 AfD가 승리했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문제는 독일에서 극우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점점 높아가서 집권당의 연합세력을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AfD의 지지율은 20.5%에 달하며 이는 집권 사민당의 19.5%, 녹색당의 13.5% 그리고 자민당의 6.5%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독일에서 AfD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이후 독일의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사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AfD가 독일 국회로 진출하고 주요지자체 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유럽의 정치지형은 매우 급격하게 바뀔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들 유럽의 극우정치세력들은 미국과의 연대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할 것이다. 유럽의 경제상황 악화가 파시즘과 같은 극우정치세력의 등장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지역이 바로 유럽이다. 유럽에서 극우세력들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런 유럽의 변화는 결국 미국과 유럽의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독일에서 극우정당이 20%의 지지율에 도달할 정도가 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유럽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를 독일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이 세계를 장악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국가는 유럽에서는 독일, 아시아에서는 일본이다. 그런데 그 양개축의 하나인 독일의 정치환경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파악하고 대처해야 할 것인가? 독일에서 극우정당은 미국과는 대립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 독일 극우정당은 독일 자본의 이익을 대표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현재 독일의 AfD나 제3제국의 NAZI 는 향후 활동양상과 내용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AfD는 독일 자본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강화할 수 밖에 없고 값싼 러시아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독일에서 AfD의 등장은 제2차세계대전이후 미국이 세계를 지배해왔던 방식, 즉 냉전적 구도의 국제정치 질서가 더 이상 유용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1년동안 엄청난 국제정치적 환경이 변화했다. 유럽의 급격한 우경화, 브릭스 체제의 강화, 아프리카의 자각과 행동, 중동의 각성과 독자적 행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중요한 것은 이런 모든 변화가 미국의 패권을 약화 혹은 붕괴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변화는 독일에서 극우정당이 전면으로 부상한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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