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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23 북한은 왜 한미연합연습에 반발하는가? 한미연합연습의 파라독스 >북한정책 2023. 3. 23. 12:07
3월 13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가 23일 오늘 종료되고 한미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 시작된다. 북한은 이번 한미연합연습에 과거와 다르게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작년도에도 북한은 연합연습때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때 한미의 연합연습이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했다. 미국의 확장억제가 북한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올해 북한은 한미연합연습에 대하여 매우 강력한 대응을 했다. 올해 북한의 반발은 작년과 차원이 다르다. 그것은 올해 실시한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가 사실 방패가 아니라 ‘창’이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연합연습은 형식적으로나마 방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제1부 방어, 제2부 반격의 단계로 나누어 구분했다. 그런 이유로 한미연합연습은 방어적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한미연합연습은 방어단계는 생략하고 반격단계부터 시작했다. 사실상 이는 한미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을 시작한다는 평가가 가능한 부분이다. 한미의 연습은 군사작전이후 북한지역을 평정하고 한미가 북한지역을 점령하여 통치하는 수순까지 진행되었다고 한다.
언론에 이번 한미연합연습의 개략적인 내용이 보도된 바 있으니 북한도 이것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북한이 과거와 달리 이번 한미연합훈련에 신경질적이고 강력하게 반응한 것은 바로 이번 한미연합연습이 노골적으로 북한의 점령과 정부전복 및 한미의 통치기구 수립까지 이러지는 과정을 상정하고 연습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미연합연습은 통상 6개월이전부터 방향이 잡혀지고 준비가 이루어진다. 이미 6개월전에 한국과 미국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기 위한 연습을 준비한 것이다.
남북이 처한 특수상황으로 인해 한미연합연습은 내용적인 것보다 형식적인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이번 연합연습에서 한미는 북한을 군사적으로 점령할 것이라는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한미는 이런 훈련을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의 연장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만일 그렇게 생각했다면 크게 착각한 것이다. 북한은 그런 위협을 받으면 오히려 더 강력하게 반발할 수 밖에 없다. 이번에 북한이 화성17호를 쏘아 올린 것은 미국이 전쟁을 도발하면 미국 본토를 타격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군사는 정치에 종속되어 있다. 문제는 한국의 윤석열 정권이 과연 북한을 군사적으로 점령하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번 한미연합연습의 진행과정을 보면 아니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미국이 대만과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떠나지 않는다. 이번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는 우크라이나 다음 전쟁은 한반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단지 군사연습일 뿐인데 너무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민감성이 너무 떨어지고, 북한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북한은 역대 한미연합연습중에서 이번의 경우를 가장 우려하고 심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들이 공격하지 않아도 한국과 미국이 선제공격으로 전쟁을 도발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습으로 인해 북한은 자신들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이 한미의 전쟁도발에 대비한 방어적인 성격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게 되었다.
한국과 미국은 그저 북한에게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생각에 빠져 그런 행동과 사고가 북한에게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한미연합연습이 방어적 목적이라고 하는 정당성을 상실하고 오히려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을 보유하는 것이 방어적 성격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이번 연합연습은 실로 군사적 모험주의의 산물이다. 미국 네오콘들의 사고방식이 그대로 녹아 들어가 있는 것이다. 한국의 안보책임자 군사정책 책임자들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미국 네오콘들의 요구와 주장을 그대로 따라간 것이다. 이럴 것 같으면 한국에 국방부장관이 왜 필요하며 합참의장이 왜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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