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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2-19 메타지식구조: 지식의 야누스적 성격>
    국제정치 2023. 2. 19. 11:57

    메타지식구조란 말은 필자의 생각을 개념화시키기위해 만든 용어다. 지식 활동을 구성하는 메타적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한다. ‘정치적’이라는 말은 권력관계를 의미한다. 인간의 모든 활동에는 권력관계가 작동하고 있다. 부모자식 관계, 부부 관계에도 권력관계는 작동한다. 서로 평등하다고 해서 권력관계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평등도 일종의 권력관계이다. 무엇보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일이란 없기 때문에 평등이란 상태도 이쪽 저쪽으로 변할 수 밖에 없기도 하다. 

     

    변화하는 세계정세속에서 한국의 지식인들이 왜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할까하는 생각을 꽤 오래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서는 지식인보다 지식인들이 담고 있는 지식 그 자체가 더 큰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지식도 위계적 구조를 지니고 있는 권력관계라는 것이다. 지식은 권력관계라는 성격에서 보면 인간의 활동중에서 그 위계적 측면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지식활동은 크게 두가지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식을 창조하는 영역과 창조된 지식을 습득하는 영역이다. 지식 그 자체는 권력중립적이지만 지식활동은 인간의 가장 대표적인 권력활동인 것이다. 

     

    지배적 지식활동인 지식창조는 주로 패권국가나 지배적인 국가에서 현저하게 발생한다. 지식 수용적 활동 소위 학습활동은 주변국가나 피지배국가에서 주로 일어난다. 일국내에서도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사이에도 지식활동의 위계적 현상은 발생한다. 주로 지배적인 국가의 지배계층은 지식을 창조하고 피지배계층은 지식을 학습하고 수용하는 역할을 한다. 주변국가들이거나 피지배국가의 경우에는 지배계층이나 피지배계층을 막론하고 모두 지식을 수용하고 학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계서적인 지식활동의 질서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지식을 수용하는 역할을 그만두고 지식을 창조하는 역할로 돌아서야 한다. 그런 전환에 실패하면 지배와 피지배관계를 극복하지 못한다. 

     

    최근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와중에 기존의 지식체계가 제대로 지금의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이제까지 세상을 설명하던 지식구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지식구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현상은, 패권국가인 미국이 세계를 이끌어가기 위한 지식의 창조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조적인 지식활동으로 변화하는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곧바로 헤게모니의 약화로 이어진다. 헤게모니란 힘보다는 설득력에 의해서 유지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지금의 유럽이 19세기의 유럽과 같은 나라였는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유럽도 제2차세계 대전이후 지식을 창조하는 기능을 상실하고 지식을 추종하고 수용하는 기능에 머물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유럽이나 한국은 지식 수용국가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지식활동이란 권력관계에 의해서 강요된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개념이 국제정치학의 동맹이론 중 포기와 연루이론이다. 약소국은 포기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강대국은 연루당할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동맹이론의 대표적인 이론은 강대국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이론이다. 강대국이 선택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사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약소국은 포기 당하는 것보다 연루당해서 국익을 손상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국제정치학은 왜 이런 역작용에 대한 문제는 이론화시키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지식자체가 국제정치적 권력관계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경우 한미동맹은 포기-연루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은 포기 당해서 얻는 불이익보다 강대국인 미국과 연루되어서 얻는 불이익이 훨씬 크다. 한국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기존의 동맹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지식의 일방적인 수용자라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지식의 권위적 위계질서가 붕괴되는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약소국 혹은 주변국가의 피지배계층이 각성하고 기존의 지식체계를 거부할 때다. 약소국 혹은 주변국가의 지배계층은 기존의 수용적 지식체계에서 최대의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기존의 지식체계, 즉 강대국에서 창조된 지식체계로는 설명할 수 없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누적되어 임계점에 이르면 기존의 지식체계와 질서는 설득력과 타당성을 상실하고 말것이다. 이런 힘이 누적되어 폭발을 해야 기존의 위계적 지식구조도 붕괴되어 창조적 지식활동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서서히 그런 시점이 다가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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