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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2-21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는 한겨레 박민희 논설위원의 관점 비판 : 리버럴의 타락>
    국제정치 2023. 2. 21. 07:57

    한겨레 논설위원 박민희의 ‘우크라 전쟁 1년, 한국전쟁 70년… ‘21세기 애치슨 라인’은 [아침햇발]’

    (https://m.hani.co.kr/arti/opinion/column/1080277.html?_fr=fb&mibextid=Zxz2cZ#ace04ou)을 보면서 마음이 착찹해졌다. 최민희의 글을 보면서 한국 진보언론이 마침내 갈데까지 다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두드러진 현상이 있다면 소위 중도좌파 정도라고 할 수 있는 리버럴들이 타락한 것이다. 대부분의 유럽 사회민주당은 리버럴들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독일 녹색당은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그런 리버럴들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국에게 포섭된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런 리버벌들의 특징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무슨 잘못된 일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소위 가치라는 것을 추구하기 위해 자국의 이익과 자국인민의 삶을 포기하는 것을 당연하고 심지어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다. 물론 유럽의 리버럴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결국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철두철미하게 포섭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냉정한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위한 국제정치를 추구하는 정치세력은 오히려 보수세력이거나 좌파세력들인 경우라고 하겠다. 프랑스의 마크롱, 독일의 숄츠는 전형적인 리버럴 세력으로 부역자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노르웨이의 경우는 러시아를 대신해 유럽에 에너지를 팔아 막대한 이익을 취하기 때문에, 유럽국가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 같지만 국익에 충실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같은 가치를 추구하더라도 가치를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정권의 성격도 달라지는 것이다. 

     

    한국의 자칭진보세력들은 유럽의 리버럴들과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들의 특징은 현실을 냉정하게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미국과 영국의 정치선전에 매몰되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한국은 소위 참칭 보수세력뿐만 아니라 한겨레와 경향으로 대표되는 리버럴 세력들이 모두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박민희는 바로 그런 매판적 리버럴의 대표적인 사고방식과 인식방식을 드러내고 있다. 응당 기자나 저널리스트라면 일방의 주장과 상반되는 주장에 대한 균형적 시각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어느 일방의 주장을 보도하면 그것은 언론이 아니라 기관지라고 하겠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미국과 영국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하는 것과 상반된 내용이 넘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반된 주장을 조금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무엇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주장인지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민희는 애써 자신의 생각과 상반된 사실과 증거는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박민희는 자신의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전쟁처럼 교착상태에서 휴전과 같은 방식을 정리될 것이라고 보았다. 

     

    둘째, 한국의 진보는 우크라이나군의 전쟁계속 주장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진보’의 입장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을 과소평가하고 ‘러시아와 어서 타협하라’는 주장만 앞세우는 것이어선 안된다. 강대국의 일방주의가 관철되지 않고 우크라이나인들의 주권과 자결권이 최대한 존중되도록 연대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박민희의 이런 주장은 나토의 수장 스톨텐베르크가 한국에 와서 살상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라는 요구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셋째,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역할을 지나치게 과장 왜곡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이간질하는 구도를 제시하고 있다. 

     

    박민희는 중국이 자국 기업들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러시아의 전쟁수행을 지원하고 있으며, 시진핑이 러시아에 대해 유일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마치 시진핑의 태도에 따라 전쟁이 계속될 수도 있고 빨리 끝날 수도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한국전쟁이 질질 끌게 된 것을 스탈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시진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는 것 같다.

     

    박민희의 글을 읽어보면서 소위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신문이었던 한겨례의 논설위원이 이정도 밖에 안되는 국제정치적 감각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해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전황을 들여다 보면 전쟁을 보는 시각이 그렇게 편협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민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는 시각부터 좀 더 폭넓게 가져야 할 것이다. 박민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치 한국전쟁과 같은 양상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전쟁과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전쟁이라고 다 같은 전쟁은 아니라는 말이다. 전선은 교착상태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고 있다. 러시아 군의 피해는 우크라이나 군의 8분의 1이나 10분의 1수준이다. 전선의 이동은 없지만 우크라이나 군의 피해는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을 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전쟁과 같은 대리전이기 보다는 월남전같은 강대국 대 약소국의 전쟁에 가깝다. 한국전쟁은 그 내용상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맞부딪친 전쟁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국전쟁을 국내전과 국제전이 혼합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 본질은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형태상으로는 베트남전과 오히려 유사하다. 미국이 월맹에 개입하여 전쟁을 시작한 월남전과 같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시작된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베트남전에서는 미국이 패배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러시아가 이기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전에서는 파리강화회담을 통해 미군이 철수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고 있기 때문에 파리강화회담 같은 결론은 불가능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좀 더 폭넓은 시각으로 들여다 보면 이 전쟁이 베트남전쟁과 같은 제한전쟁이 아니라 세계패권 질서를 바꾸고 국제정치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역사적 성격의 세계적 전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패권의 향배를 결정짓은 세계대전으로 비화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확보라는 지엽적인 목표가 아니라, 미국의 세계패권적 지위를 붕괴시키려는 세계전략적 차원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당연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전쟁을 종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미국은 부인했지만 외신은 두차레 정도의 미러 회담에서 종전과 관련한 협의가 있었다고 한다. 회담이 결렬된 것은 러시아가 나토가 1997년 이전으로 물러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지원한다고 했던 것도 러시아가 종전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2월 20일 바이든이 갑자기 키에프를 방문했다. 5억달러의 지원을 들고 갔지만 바이든의 방문은 이제 미국이 에이브람스 전차와 F-16 같은 전투기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통보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바이든의 키에프 방문은 젤렌스키가 마지막까지 러시아와 싸우라고 부추기기 위한 쇼맨십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리는 정치적 응원이 아니라 전선에서의 총과 포탄으로 결정될 뿐이다. 

     

    박민희가 중국의 역할을 바라보는 시각은 참으로 아리송할 뿐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단순하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이 아니다. 박민희 정도의 논설위원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글을 쓰려면 적어도 이정도의 내용은 고려를 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박민희가 시진핑의 역할을 한국전의 마지막을 질질 끌고간 스탈린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도  터무니 없는 일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세계패권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이해를 같이하고 있다. 이번 시진핑의 러시아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과 같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전선 구축이 공식화되는 계기가 될 확률이 훨씬 높다. 박민희는 강대국의 상호역학관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진보가 우크라이나에게 빨리 전쟁을 종결하라고 재촉하지 말아야 한다’ 취지의 말은 어처구니가 없다. 박민희가 말하는 진보는 독일 녹색당의 생각과 전혀 다르지 않다. 독일 녹색당 베어 복 외무장관은 독일의 이익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독일 경제와 독일 인민의 삶이 파탄이 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독일 녹색당수 베어 복의 주장과 박민희의 전쟁종결을 재촉하지 말고 우크라이나 주권과 자결권이 관철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놀랍도록 유사하다. 

     

    박민희는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의 주장은 강대국 미국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한 위장된 진보에 불과하다. 유럽의 리버럴 세력들이 모두 타락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진보도 이미 타락했다. 한겨레는 더이상 진보라는 용어를 사용할 자격조차 없다. 그저 타락한 리버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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