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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14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정리: 작은 변화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다.>국제정치 2023. 2. 14. 09:24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후 전망을 정리할 시점이 된 것 같다. 국제정치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게는 불리하고 러시아에게는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이번에는 국제정치적 환경으로서 독일의 국내정치적 지형도, 아프리카와 남미의 분위기,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지원과 관련한 분위기, 러시아가 언급한 휴전문제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비인도적 전쟁수행과 전쟁범죄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먼저 우크라이나가 비인도적인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내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통상 전쟁의 막판에 가면 비인도적인 전쟁범죄가 많이 발생한다. 우크라이나 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소식이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런 내용에 대해 기성 언론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으며 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전파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의 화학무기 사용은 나중에 전범문제로 붉어질 것이다. 러시아군은 화학무기를 사용한 우크라이나 군을 추적하여 처벌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화학무기를 사용한 우크라이나 군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이 소년병을 전선에 투입하고 있다는 소식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계속 올라 오고 있다. 15살 정도되는 소년이 박격포 사격을 하는 비디어도 올라온다. 소년병이 투입되어 사망했다는 소식도 보도되고 있다. 소년병을 전쟁에 투입하는 것은 전범행위이다.
이런 사실들은 우크라이나 군이 전쟁 마지막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군이 정상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전투현장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나찌 독일도 전쟁 마지막에 소년병을 투입했다. 전선에 투입된 소년병들은 제대로 총한번 쏘지 못하고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런 뉴스들이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론이 이런 행위에 침묵하는 것도 전쟁범죄를 자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두번째, 러시아가 협상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협상의 대상으로 미국과 EU를 지목했다. 우크라이나와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협상에 대한 발언에 대해 미국과 EU는 러시아가 전쟁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러시아의 이번 협상에 대한 입장표명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혹시나 협상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그 협상이 전쟁의 중지라는 결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협상이 진행되면 미국과 EU가 우크라이나 군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협상을 이용하려 할 것이다. 협상따로 전쟁따로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가 전쟁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워서 협상을 하자고 한 것이 아니라 원활한 전쟁수행을 위해서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세번째,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지원과 관련한 문제다. 앞으로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에게 더 이상 유의미한 지원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를 지원하다고 했지만, 앞으로 언제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이번에 젤렌스키는 F-16의 지원을 요구했다. 미국과 영국은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을 방문한 젤렌스키는 겉으로는 환대를 받았지만 전쟁지원과 관련하여 별다른 소득도 없었다. 미국과 영국, 독일과 프랑스도 이제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네번째, 유럽국가의 국내정치 지형도에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을 따라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던 유럽의 사회민주당계열 정당이 퇴조하고 있는 것이다. 제일 먼저 독일 국내정치 지형도의 변화를 들 수 있다. 2월 12일 실시된 베를린 지방 재선거에서 기민당이 28%, 집권 사민당이 18%, 녹색당이 18%, 좌파당이 13%,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9%, 극우성향의 독일을위한대안당이 9%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권 사민당이 참패한 것이다. 이번 베를린 지방선거의 분위기는 점점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집권 사민당이 정권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집권 사민당 패배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문제라고 하겠다. 집권 사민당은 어정쩡하다.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녹색당처럼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나설 수도 없다. 독일 정당중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지원하고 러시아를 끝까지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당은 녹색당 밖에 없다. 이번 베를린 지방선거 이후 각 정파들도 입장을 재정리 할 것이다. 지금 상황을 보아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거리를 두는 쪽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만일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일종의 새로운 상황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몰도바의 친서방 총리 나탈리아 가브릴리타 총리가 10월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몰도바는 구소련권 국가중에서 강력하게 러시아를 반대했던 국가다. 경제난앞에는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하겠다. 올해에는 유럽 경제 전반이 나빠질 것이다. 이탈리아는 보수정당들이 지방선거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의 보수정당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에 반대하고 러시아 및 중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주장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한국의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한다. 미국과의 관계는 유럽이나 한국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보수정권인 윤석열 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하여 치루고 있는 손실이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보수정당은 국가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국가이익과 인민의 삶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거리를 두려는 유럽의 보수정당과 한국의 보수정권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는 한국의 보수정권과 보수정당이 식민지적 의식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번째,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반대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아프리카 수단이 러시아가 홍해 해변에 해군기지 설치를 허용한다고 11일 보도되었다. 아프리카는 앞으로 세계경제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지역이다. 미국과 유럽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이런 태도는 과거 제국주의 통치에 대한 뿌리깊은 의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가 수단의 러시아 해군기지 설치가 상징하는 것은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더 이상 미국이나 유럽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얼핏보면 작은 일 같지만 패권의 구도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멕시코가 11일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아오던 쿠바와 정상회담을 갖고 교역과 상호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남미국가들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쿠바와 제대로 협력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멕시코가 미국의 입장을 무시하고 쿠바와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은 멕시코 인민들의 지지 때문이다. 멕시코 인민들이 과거처럼 미국의 의도에 쉽게 따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여섯번째, 중국과 이란의 관계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과 일정한 관계 이상을 유지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이란 관계가 과거와 달리 강화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시진핑의 초청으로 14-16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방문하기에 앞서 13일 중국 인민일보에 패권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는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이 결렬되면서 전쟁의 위기로 까지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군수공장을 공습하기까지 했다. 앞으로 전쟁이 벌어진다면 이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보도도 많다. 이란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과 사우디 같은 국가들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한다는 것은 유럽의 30년 전쟁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이슬람 국가들이 종교보다 현실 정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현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 이슬람 국가들의 종교적 성격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하겠다. 이런 자그마한 변화가 결국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것이다. 이미 변화의 조짐은 불가역적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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