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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9 윤석열의 무책임하고 경솔한 강력 대응발언의 후과 >국내정치 2022. 12. 29. 11:22
윤석열이 27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드론 도발에 대해 북한에게 핵이 있다고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며 강력하게 응징하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실망을 많이 했다.
윤석열의 발언으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 우려된다. 윤석열의 발언은 무책임하고 경솔하다. 일개 여당 국회의원이나 합참의장 정도라면 이해할 수 있다. 대통령이면 해야 할 말과 안해야 할 말을 구분해야 한다. 지금 남한은 북한의 도발에 매우 취약하다.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도발할 지도 알수 없다. 우리 군이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다. 대통령이 북한핵을 두려워하지 말고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하는 것은 분별력이 없다는 의미다. 적어도 남북관계에서 대통령이 분별력이 없으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
북한이 도발하고 우리군이 대응하는 방식은 우리군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 북한은 도발의 방법과 시기등 모든 면을 결정할 수 있고 우리군은 그런 북한의 도발에 수동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실대로 말하자면 북한의 이런 도발을 우리군이 제대로 응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노력과 투자에 비해 효과가 매우 적을 수 밖에 없다. 우리군은 눈을 감고 권투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군은 항상 불리할 뿐만 아니라 북한을 제대로 응징하기도 어렵다. 우리군이 북한의 도발 응징에 성공한 것은 별로 없다. 그나마 있다 하더라도 대비태세가 완벽했기 보다는 운이 좋았기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이것이 현실이다.
북한핵을 생각하지 말고 강력대응하라는 윤석열의 발언은 매우 위험하다. 남한의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으니 북한은 남한에게 자신들이 가진 핵의 위력을 선보여야 하는 상황을 강요받게 되었다. 남한에 핵을 사용하면 곧바로 자신들에게도 피해가 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북한의 핵에 전혀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북한은 자신들의 핵이 남한에 실제적인 위기를 초래한다는 상황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핵이 단순한 엄포용이 아니라 실제적인 위협이자 위험이라는 것을 남측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것이다. 대통령의 발언이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성질대로 말을 하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석열의 발언은 오히려 북한에게 더 강력한 도발을 하라고 자극한 것이나 마찬가지의 결과가 되었다. 앞으로 우리군은 북한이 어떻게 도발해올까 전전긍긍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반면 북한은 우리군의 상황을 보면서 자신들이 보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와 방법으로 도발할 것이다. 상황의 주도권을 북한에게 넘겨준 것이다.
대통령이 안보를 강화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외교적 방법, 군사적 방법, 경제적 방법 등등이다. 대통령은 어느 한 방법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자신가 행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해서 안보를 강화해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은 오로지 군사적인 방법만 의존하여 북한을 힘으로 누르려고 한다. 남한이 재래식 전력에서는 북한보다 우위에 있다고 하나 총체적인 군사력을 따지면 남한은 북한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핵은 그 어떠한 재래식 전력으로도 그 효과를 상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남북관계는 서로 적대적이며, 윤석열 정권 들어 단기간 만에 적대적인 관계가 더욱 심해졌다. 이런 적대적인 관계에서 상호 군사적 충돌은 이상한 일이 아닌 일이 되어 버렸다. 남한이 북한과의 재래식 군사적 충돌을 부추기면 북한으로서도 포병탄약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규모 핵폭탄의 개발을 서두르게 될 것이다. 군사적인 우위로 상대방을 압도하겠다는 시도는 오히려 스스로의 안보를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도 그냥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방의 도발과 도전의지를 꺽기는 커녕, 군비지출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핵을 가질 수 없는 한국이 재래식 무기만으로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려면 그 비용은 무제한으로 늘어나게 된다. 어떤 재래식 무기도 북한의 핵을 상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한은 북한에 비해 전략적으로 취약점이 더 많다. 남한의 정치경제적 중심지인 서울이 전선에서 너무 가까워 북한은 별로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도 않고 남한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번 북한 드론사태는 우리군이 아무리 비싸고 좋은 무기체계를 장비해도 허접하고 조악한 북한의 드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남한은 지금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북한의 재래식 군사위협에 노출된 것이다. 지금까지 천문학적 비용을 들인 군사력이 이런 허접한 드론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남한이 아무리 군사력을 강화해도 항상 허점과 빈틈은 있다. 북한은 저렴한 비용으로 우리의 허점을 노리면, 그동안 막대한 군사비 지출은 무용지물이 될 뿐이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이라면 군사적으로 북한을 압도하려는 생각보다는 남북한간 서로의 적대감을 줄여나가는 것이 훨씬 남한의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군사적 방법은 최후의 보루다. 최후에 써야 하는 방법을 가장 먼저 써버리면 정말 위기가 올때 대응할 수 없다. 당장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외교와 교섭이 중요한 이유다.
윤석열 정권은 북한과 교섭은 이미 포기한 것 같다. 앞으로 군사적 위기는 계속 증폭될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위기가 확대되면 결과적으로 그것은 북한보다 우리에게 더 큰 손해가 된다. 가진것 없으면 잃을 것도 없다. 가진 것이 많은 자가 더 신중해야 하는 법이다.
윤석열 정권은 상식에 어긋나는 대응을 하고 있다. 상식을 벗어나면 그 댓가를 치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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