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 12-25 최태원의 발언, 윤석열 정권의 대외정책과 현실경제의 모순의 파열음 >
    국내정치 2022. 12. 25. 09:18

    윤석열 정권의 대외정책이 세계질서의 변화를 무시하고 있으며, 이는 교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을 해오고 있다. 그런 조심이 드러나고 있는 듯 하다. 

     

    윤석열 정권의 미국 일변도 대외정책은 국가 이익에 반하는 반국가적 정책이라고 비난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미국과 영원히 함께 같이 갈 것 같았던 유럽도 미국의 IRA 법안에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똘똘 뭉쳤던 유럽이 전례없이 과격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유럽의 이런 태도 뒤에는 당연히 유럽 기업의 입장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미국의 IRA 법안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칩4동맹에 가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칩4동맹에 가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칩4동맹에 가입하면, 미국에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 내야 한다. 우리만 일방적으로 손해 보는 짓을 하는 것은 어리석다. 당연히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한쪽에서 양보하면 다른 쪽에서 얻어내는 것이 외교다. 윤석열 정권이 무작정 미국의 요구에 따라가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무슨 책잡힐 일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윤정권의 이런 태도는 상식적이라 하기 어렵다. 

     

    궁금했던 것은 한국의 기업들의 입장이었다. 아마도 벙어리 냉가슴 앓는 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최근 들어 한국 기업들의 태도를 보여주는  보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에 투자를 늘리고 교역환경의 변화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다. 먼저 12월 19일 LG 에너지솔류션은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4조원 규모를 투자하여 청주 오창에 밧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12월 21일 보도된 교역환경에 변화에 대한 대응방향과 관련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최태원 SK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최태원 회장의 발언은 크게 취급되지 않았지만 현재 윤석열 정권의 대외정책과 현실 경제운영의 모순을 드러내는 파열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헤어질 결심’을 이야기 했다. 보기에 따라 최태원의 ‘헤어질 결심’이란 현 윤석열 정권의 대외정책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최태원의 발언에서 관심을 끄는 말은 ‘시장이 아니라 관계가 변했다’며 세계가 보호무역주의로 바뀌고 있으며, 이런 현실이 교역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최태원은 직접 윤석열 정권의 대외정책을 비난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현정권의 대외정책에 대한 우려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그리고 그의 발언을 현정부의 대외정책과 경제현실의 모순이 파열음을 내기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교역에 의존하는 우리 같은 국가는 어느 한 블록에 너무 치우치면 안된다. 블록과 블록을 연결하고 뛰어 넘을 수 있는 대외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관계의 확대가 아니라 관계의 축소를 지향한다. 교역으로 먹고사는 우리와 같은 국가는 최대한 많은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우호적인 관계가 어렵다면 적어도 적대적인 관계를 만들면 안된다. 

     

    불과 얼마전에 미국은 자유로운 교역이 세계 평화를 보장한다고 하면서 자유무역을 주장했다. 그러던 미국이 자유무역을 포기하고 보호무역으로 돌아섰다. 실제로 보호무역이 대세가 되면 국가와 국가간이 긴장의 도는 높아진다. 시장의 축소는 경쟁을 초래하고 이는 결국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미국의 주장대로라면 자유무역을 포기하고 보호무역으로 돌아선 미국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윤석열 정권의 문제는 한국이 서 있는 경제적 토대를 무시하고 친미일변도의 대외정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우호적인 관계를 적대적으로 변화시키고 관계의 확대가 아니라 관계의 축소를 지향했다. 이는 교역이 가장 중요한 국가가 해서는 안되는 대외정책이다. 중국에 대한 우려는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으로 극복해야할 문제지 적대적인 관계로 돌아서서 교역을 아예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 최태원의 이번 발언은 본인의 의식여부와 무관하게 윤석열 정권의 대외정책에 대한 한국 경제계의 공식적인 입장이자 평가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지만 한국의 경제계가 교역을 확대하려면 정치권력이 대외정책에서 기업들의 행동공간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정치권이 한국의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기업의 활동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대외정책에 거슬러서 교역한다고 나설 수는 없는 법이다. 정권그리고 정부가 기업의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 기업인들이 미국의 대외정책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면 생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제까지 한국 기업인들이 대외정책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정치권력은 기업들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세금을 내는 것이다. 

     

    최태원이 옳은 말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SK를 생각한다면 그의 발언은 아슬아슬한 선을 지나고 있는 듯 하다. 본인이 대한 상공회의소 회장이라고 하더라도 SK그룹의 회장이란 위치를 생각한다면 이런 종류의 발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재벌 총수가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대외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벌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유혹을 느끼게 된다. 그런 점에서 최태원을 보좌하는 SK의 내부 브레인들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 기업은 미국 기업과 달리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드배치이후 중국에서 롯데가 쫓겨났다. 미국을 위한 대외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곧바로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비춰질지도 모른다. 비록 대한 상공회의소 회장이란 직함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재벌총수의 이런 언행은 경솔하다. 

     

    정치권력은 기업의 대외적 교역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 정권과 기업이 국내에서 인민대중으로부터 기업편을 들어주는 것은 방파제가 아니다. 국내정치에서 정권과 정부가 보호해야 하는 대상은 기업이 아니라 약자인 노동자와 인민이다. 윤석열 정권은 정착 방파제가 되어야 하는 대외교역 여건에서는 모르는 척 입을 다물고 있고, 국내정치에서 약자인 노동자와 인민을 탄압하여 기업편을 들려고 한다. 뭔가 크게 잘못된 일이다. 대외정책에서는 기업을 위해서 그리고 국내정책에서는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해야 한다. 기업도 국내정치에서의 이익에 눈멀어 대외정책의 변화에 따른 정부의 역할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   

     

    내년도에 한국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면 윤석열 정권의 대외정책과 한국 경제의 모순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이번 최태원의 발언을 앞으로 드러나게 모순적 현상에 대한 경고이자 파열음이라고 읽고, 대외정책을 수정해야 것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