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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2-11 시진핑 사우디 방문, 미국패권 붕괴의 세계사적 사건>
    미중패권경쟁 2022. 12. 11. 08:59

    12월 8일과 9일 시진핑은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및 걸프협력회의(GCC) 10개국 정상과 회담을 가졌다. 이번 정상회담을 에 대한 보도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석유과 천연가스를 위완화로 결제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중국이 사우디와 약300억불에 해당하는 투자협력을 한다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 시진핑의 사우디 방문이 세계사적 의미를 띄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시진핑의 사우디 방문이 미국의 패권이 약화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패권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그런 현상이 분명해지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 미국 패권이 약해진다고 해서 중국이 다음 패권국으로 등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패권국가가 되려면 경제적 군사적 힘도 있어야 하지만 주변국을 설득할 수 있는 이상과 이념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다음에 미국과 같은 패권국으로 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한 나라가 패권국은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세계는 훨씬 복잡해지고 어려워질 것이다. 

     

    6월중에 방문한다고 알려졌지만 12월에서야 성사되었다. 아마도 이 기간 동안 중국과 사우디 그리고 사우디와 걸프협력기구 국가들간간 물밑 협상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사우디와 중동 국가들이 앞으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위완화로도 받겠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위완화로 석유와 천연가스 비용을 지불하기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났다고 보아야 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완화로 석유가격을 지불하게 되면 미국이 기축통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축이 흔들린다는 의미다. 달러 수급 문제로 고생을 했던 국가들은 위완화로 석유를 사려할 가능성이 높다. 달러와 위완화가 동시에 사용되면 석유 수입국가들은 외환관리에 훨씬 유리해진다. 전세계 국가에게는 유리해지겠지만 미국은 그동안 누려온 프리미엄을 상실하게 된다. 달러의 용처가 없어지고 그렇게 되면 미국이 달러를 통해 누려 온 잉여가치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교역국가다. 이번 페트로 위완화의 등장으로 앞으로 국제교역에서 위완화의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위완화를 가지고 있으면 석유를 결재할 수 있기 때문에 당사국으로서도 불리하지 않다. 사우디는 중국을 통해 기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찾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동지역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산유국이후의 국가발전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는 미국의 금리정책으로 전전긍긍했다. 멀쩡하던 경제도 미국의 금리정책으로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플라자 합의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달러의 기축통화 기능은 헤지펀드들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마음껏 도적질을 하게 만들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내리면서 달러로 고생을 했던 경험을 생각해보면 위완화를 적절한 규모로 보유하는 것도 별로 나쁘지 않은 옵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우디가 이런 결정은 하게 된 것은 미국의 보호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는 사우디가 미국대신 중국이나 러시아의 보호를 받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는 의미다. 아마도 막후에서는 중국과 사우디간 사우디 안보를 위한 협상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러시아도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우디는 미국이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앞으로 러시아와 사우디가 무기와 관련하여 어떤 협상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바라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우디의 이런 결정은 중동에서 미국이 기반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러시아, 이란, 사우디가 서로 이해관계를 같이하게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란과 사우디의 관계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과 사우디의 적대관계가 완화될 가능성도 많다.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 편을 들지 않고 러시아 편에 기우는 듯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사우디와 이란의 적대관계가 해소되면 이스라엘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에 기우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시진핑이 걸프협력기구의 10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했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우디와의 양자관계가 아니라 중동전체와 새로운 관계를 설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우디 뿐만 아니라 걸프협력기구 국가들 모두 위완화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결재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산유국들도 중국이라는 새로운 고객과 안정적인 관계를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에게 있어서 세일가스는 축복이 아니라 지정학적 저주가 아닌가 한다. 세일가스로 중동에 대한 관심을 상실하게 되었고, 이는 결국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세계 패권적 지위가 결정적으로 약화된 것이다. 

     

    페트로 위완화가 현실화되면 중국의 국제 정치적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중국은 걸프에서 중국까지 원유 수송로의 안전을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걸프지역에서 미국해군과 중국해군이 서로 힘을 겨루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은 군비경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해군세력을 계속 증강해 나갈 것이고 이는 미국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미국은 별다른 경제적 이득도 없이 군비를 과도하게 지출해야하는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국은 군비과다 지출을 강요당하게 될 것이다. 

     

    언제 페트로 위완화가 본격적으로 도입될지는 알 수 없으나 미국의 영향력 축소는 불가피해질 것이다. 제3기 연임에 성공하지 마자 시진핑은 미국 패권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 시진핑의 제3기 연임에 대해 많은 서구학자들이 시진핑 개인의 권력강화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본 것같다. 필자는 시진핑의 제3기 연임을 본격적인 미중패권 경쟁을 위한 내부 준비완료라는 관점에서 평가한 바 있다. 이제부터 중국은 본격적으로 미국과의 경쟁에 나설 것이다. 

     

    이번 시진핑의 사우디 및 중동 지역 방문은 미국패권 약화 혹은 붕괴라는 세계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미국이 페트로 달러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패권적 지위도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미국이 자국내 제조업 강화에 나서는 것도 패권약화에 대비한 수세적 조치라고 생각한다. 세계적 수준에서의 패권적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지역적 수준에서의 패권이라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과 같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가 될 수는 없다. 어떤 상황이든 미국이 제조업을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되면 한국과의 관계도 변할 수 밖에 없다. 이제까지와 같은 상호 분업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 경쟁하게 된다. 경제적 분야에서의 경쟁은 안보적 이익도 서로 상이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 일변도의 대외정책을 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아마도 일본도 한국과 동일한 입장이 아닌가 한다. 한국과 일본은 이런 유사한 안보적 경제적 이유로 인해 서로 협력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경제전문가들의 대부분은 내년도에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런 평가는 지나치게 미국의 비중을 높게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세계의 경제는 미국을 위시한 유럽과 중러를 중심으로 한 브릭스 시장으로 분리되고 있다. 시장의 분리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세계경제에 과거와 같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미국의 경제위기가 전세계로 전파되었지만 앞으로는 전지구적 영향력을 지니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발 경제침체가 발생하더라도 우리는 충분하게 이를 회피 또는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미국발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와 달리 중국과 사우디발 경기훈풍이 불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재정정책을 위해 140조원의 특별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중국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제발전에 나선다는 의미다. 이것도 미국과 패권 경쟁을 위한 본격적인 시도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IRA를 하니 중국도 재정으로 경제성장을 견인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직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성장을 위한 드리이브는 한국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선회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자유무역을 계속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유무역이 아니면 경제성장을 이끌어 나가기가 어렵다. 바로 이런 측면 때문에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하겠다. 

     

    2008년 금융위기이후에도 한국은 유럽과 달리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경제의 성장 덕분이었다.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발 경제침체가 다가오고있지만 한국은 중국의 경제성장 정책을 기회로 어렵지 않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우디의 네옴시티 계획도 미국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하겠다.  

     

    대외정책의 요점은 어떻게 경제적 이익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가에 있다. 내년도 이후에 세계 경제는 중국과 사우디 및 중동의 엔진으로 돌아갈 것이다. 미국이 자국의 제조업 발전을 위한 시도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그들이 그토록 비난하던 국가보조금을 이용한 보호무역체제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은 대외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세계 정세의 근본적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다가오는 기회를 상실하고 미국발 경기침체에 그대로 노출된다. 

     

    시진핑의 사우디 방문은 미국패권 붕괴의 서막이라는 점에서 세계사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도 그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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