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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6 G20 미중 정상 회담 평가, 미중관계 전망 및 북한문제 >
    미중패권경쟁 2022. 11. 16. 10:38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중 정상 회담이 개최되었다. 3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논의되었으나 언론에 발표된 내용은 그리 많지 않다. 앞으로도 이번 정상회담의 내용은 그리 자세하게 밝혀지지 않을 것 같다. 원래 최강대국간 정상회담 내용은 세세하게 공개하지 않는 법이다. 이제까지 알려진 언론 보도를 토대로 무슨 이야기가 진행되었고 어떤 분위기였는지를 추정하는 수 밖에 없다. 

     

    이번 회담을 보면서 내년도에는 미중관계가 올해보다는 부드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 특징적인 것은 미국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는 것이다. 대만문제와 인권문제도 언급되었다고 하나 의례적인 것에 불과하다. 아마도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깊게 진행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에 대한 보도는 전혀 없다. 일단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으로 정리해보는 수 밖에 없다. 

     

    향후 미중관계와 북한문제에 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미중관계  

     

    그동안 미중 모두 중요한 정치적 일정을 앞두고 있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강경한 입장이었던 것은 각자 정치 일정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하겠다. 미국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주기 위해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나 인도태평양 정책, 칩4동맹 추진 등도 상당부분 이번 중간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도 다르지 않았다. 중국도 시진핑 3연임을 위해 중국 인민들을 결집시킬 필요가 있었고 그 와중에 대만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올 한해 첨예했던 미중관계는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이제까지보다 적대감이 조금 누그러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미국과 중국 모두 지금처럼 서로 적대적인 관계를 지속할 경우에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내년부터 차기 대선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통상 집권 3년차부터 경제가 중요하다. 지금 예상되는 것 처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민주당의 재집권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이 내년도에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내년에 경기 침체에 빠지면 내후년도의 선거는 패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 민주당은 재집권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가 침체되어서는 안된다. 금리인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그런 이유다.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시켜야 하고 중국과의 교역도 확대해야 한다. 중국의 값싼 상품이 들어와야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중국 시장은 필수적이다. 아무리 물건을 만들어도 시장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유럽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초토화되었기 때문에 미국이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 

     

    11월 14일 밀리 미합참의장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올 겨울에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미국이 처한 국내상황을 고려했을 것이다. 미국같은 나라에서 미합참의장이 이런 이야기를 사전 조율없이 함부로 할 수는 없다. 

     

    미국 민주당의 의도대로 내년도에 금리인상을 중지하고 경제침체를 막을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보다 러시아가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올겨울에 전쟁을 끝내려면 미국은 러시아에게 엄청난 양보를 해야 할 것이며, 러시아는 미국의 의도대로 고분고분하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기동전보다 진지전을 택한것 같다. 신속한 전쟁보다는 지리하고 길게 끌면서 진을 빼서 제풀에 나가 떨어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 민주당은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처지에 직면해있다. 미국 언론이 갑자기 플로리다 주지사인 드산티스를 공화당 대선후보로 띄우는 것도 그때문일 것이다. 미국 금융자본은 민주당의 대타로 자신들이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드산티스를 점찍은 것인지도 모른다. 

     

    중국은 미국만큼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미국이 반도체 국제공급망을 차단하는 강수를 두고 있지만, 그런 조치는 지속되기 어렵다. 중국 시장이 없으면 반도체 산업의 채산성은 급격하게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도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중국 수출 금지조치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같이 정치권력이 자본을 통제 및 장악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외정책의 내구성이 강하다. 미국은 견디기 어려워도 중국과 러시아는 예상보다 오래 견딜 수 있다. 

     

    이번 미중 정상 회담에서 미국은 그동안의 태도에 비추어 예상보다 강경하게 나오지 못했다. 이는 미국 민주당이 처한 국내 정치적 상황 때문이 아닌가 한다. 무작정 중국 때리기만 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바이든은 미중 양국이 충돌하지 않고 경쟁을 하되 이를 잘 관리 하도록 소통라인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2 북한 문제

     

    미중 정상회담의 언론 보도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대만문제가 아닌 북한 문제다. 언론 보도에 나온 북한관련 이슈를 다음과 같이 크게 세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문제

    둘째는 미국의 추가적인 방위행위 

    셋째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통제 및 관리 문제일 것이다 

     

    먼저 첫번째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문제부터 살펴보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문제가 나온 것은 그만큼 미국이 다급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국의 협조를 요청한 것은 아마도 ICBM과 전략 순항 미사일 때문일 것이다. 특히 미국은 전략 순항 미사일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협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화성17호급의 대륙간 탄도탄 발사를 의미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전략 순항 미사일은 미국의 군사력에 치명적인 위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화성17호급 ICBM은 미국의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심리적 타격을 노린 것이다. 미국의 태도로 보아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을 이미 자산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한 것이라 하겠다. 

     

    둘째는 미국의 추가적인 방위조치를 언급하면서 이것이 북한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중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전략 순항 미사일 때문이라면 사드와 같은 방공체계는 무의미하다. 미국은 전략적인 수준의 무기체계를 추가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어떤 무기체계를 배치한다 하더라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도 상정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에 핵을 배치한다면 상황은 급변한다.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도 무의미해질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의 대한국 정치 경제 군사적 압력은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당연히 중국은 남한에 핵배치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나올 것이며 이에 따른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주변은 새로운 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그때는 한국이 미중간 군사적 충돌의 무대가 될 것이다. 

     

    셋째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통제문제다. 미국은 이제까지 중국이 북한을 통제 관리할 수 있는데 그냥 놔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런 현실인식의 오류가 북핵문제를 지금까지 교착상황에 빠지게 만들었다. 누차 언급했지만 북한의 핵은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의 안보위협에도 대처하기 위한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최근 북한이 중국보다 오히려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무슨 이유 때문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북한에게 압력을 가하려면 중국이 아니라 오히려 러시아를 동원해야 했을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역할에 대해 조금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 중국이 북한을 관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통제력이 없을 수 있다는 바이든의 발언은 향후 북한 문제를 다루어가는데 매우 중요하다. 미국이 기존의 잘못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북한 핵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앞으로 미국은 중국의 역할을 더 이상 기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역할도 줄어들게 되며 결국은 미북간 직접적인 접촉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3 기타

     

    대만문제는 특별한 것이 없어서 굳이 논의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한편 시진핑이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해 중국식 민주주의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아마도 시진핑의 언급은 이전에 필자가 언급한 바 있는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국가독점 자본주의라는 구분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지 않겠는가 추측해 본다.

     

    미국식 민주주의와 중국식 민주주의 문제는 추후에 다시 다뤄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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