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 12-5 우크라이나 문제를 보는 관점, 아마추어가 판치는 상황 >
    국제정치 2022. 12. 5. 08:46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두고 한국 사회는 아직 분명한 기준이 서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사안을 두고 어떻게 보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중요하다. 특히 국제정치적 문제에 대한 입장은 자신에게 이익과 손해를 구분짓게 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입장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을 고의로 왜곡해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사실이 무엇인지 무엇이 현실인지를 분명하게 파악한 다음에 지향하는 가치와 입장에 따라서 평가는 달리할 수 있다. 애시당초 사실을 왜곡해버리면 자신의 가치와 지향도 지킬 수 없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한국에서 발생한  문제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위 스스로 전문가라고 칭하는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사실을 파악해서 평가하기 보다는 외국의 언론, 그것도 미국과 영국에서 보도되는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일방적으로 제공한 정보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비판없는 이성은 이성이 아니다. 

     

    미국과 영국의 주장을 곧바로 사실이자 진실이라고 믿어 버리는 것은 스스로의 판단능력을 제거해 버린 탓이리라. 한국사회는 주도적인 판단과 평가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그것은 스스로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노예적 삶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스스로 가치와 이념을 만드는 능력을 제거당한 것이다. 홍익인간 제세이화라는 세계 역사상 다시 없는 훌륭한 이상을 만들어냈던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자신의 사상을 무시하고 외부의 사상과 이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한 것이다. 

     

    지금 한국사회의 주도적인 언론이나 지식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조선 중기 성리학자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태도로 말미암아 한국의 지식인들이 일제 강점기에 일제에 복속했고, 미국에 무조건적으로 굴복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하겠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리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미국의 주장과 함께 러시아의 주장을 같이 비교해보면 충분하게 무엇이 사실인지 무엇이 허구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한국사회의 동향을 보면 아무말 대잔치인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전쟁을 보고 평가하는 것은 상당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필요로 한다. 작전과 전투상황을 보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의 군사경험과 전사연구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군대도 제대로 가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마치 전쟁전문가인 것 처럼 행세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상황을 자기 마음대로 평가하고 규정한다. 이런 짓은 대중들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어 국익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월드컵 축구해설도 아무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 목숨이 오가고 국가의 명운이 달린 전쟁에 대한 평가를 아무나 하고 있다. 아마추어가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창피한줄도 모르고  휘젓고 다닌다. 정작 당사자는 창피한 줄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평가에 대한 글을 써야 하겠다고 처음 마음먹었던 것은 전쟁이 발발하고 미국 CNN 에서 소위 군사전문가들이 말도 안되는 기준을 들이대며 전쟁 상황을 왜곡 평가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니다 싶어서 전황에 대한 글을 썼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미국은 전쟁상황에 대한 평가를 의도적으로 왜곡시켜왔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전쟁상황을 왜곡시킨 것은 자신들의 전략적 목적과 이익을 위한 것이다. 한국에서 전문가연 하는 비전문가들은 이런 미국의 국가이익에 충실하게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내가 바라는 것과 원하는 것에 사실을 꿰어 맞춰서는 안된다. 전쟁상황은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평가해야 한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이 개입되면 전쟁 상황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미국의 주장과 함께 러시아의 주장을 최소한이라도 비교해 보면 어렵지 않게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알 수 있다. 

     

    전쟁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서  우리가 어떤 태도와 입장을 취할 것인가는 그 다음 문제다. 상황에 따라서 비록 전쟁상황이 불리하더라도 우리가 특별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면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지원할 수 있다. 물론 그럴때는 잘못되었을 경우 어떤 댓가를 지불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각오가 분명해야 한다. 

     

    전쟁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러시아가 미워서 무작정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지지한다면 그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다. 그런 결정으로 인한 댓가는 누가질 것인가? 소위 전문가연 하는 자들이 자신의 성정을 이기지 못해 마음대로 평가를 하여 국가와 사회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다면 그 책임은 막대하며, 그 잘못은 씻을 수 없는 것이다. 

     

    전쟁이란 다층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전략, 작전, 전술적 층위다. 그래서 전쟁이 어떻게 되어 가는가를 파악하려면 전투현장의 몇몇 사건 보다는 전쟁현상의 총체적인 구조를 동시에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 제공하는 전투현장에 대한 몇몇 서술로 전쟁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나무를 보면서 숲을 보았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전쟁을 어떻게 평가해야하는지를 목표의 원칙에 비추어 간단하게 살펴보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은 전략적인 측면에서 이미 이길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조금 안다는 사람들이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라는 클라우제비츠의 말을 버릇처럼 되뇌인다. 조금만 생각이 있으면 미국의 정치적 목적과 러시아의 정치적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라도 해보았다면, 애시당초 미국의 정치적 목적이라는 것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러시아의 전쟁목표과 군사작전의 목표는 명료하다. 그러나 미국의 전쟁목표와 군사작전의 목표는 분명하지 않고 스스로 무엇인지도 식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목표는 간명해야 한다. 그리고 달성가능해야 한다. 러시아의 전쟁목표와 군사작전 목표는 서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의 전쟁목표는 서술하기도 어렵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노력을 통합하기 어렵다. 애시당초 미국이 승리하기 어려운 전쟁인 이유 중의 하나다. 

     

    러시아의 전쟁목표는 최소 돈바스 지역확보, 중간 우크라이나 석권, 최대는 미국과 유럽의 분열을 통한 패권약화다. 그것을 위해 장기전과 소모전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의 전쟁목표는 종잡기 어렵다. 최근 전쟁목표는 종전이다. 전쟁 초기단계에서는 미국은 러시아의 약화를 추구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침공을 하자 미국은 젤렌스키 정권의 해외망명을 종용하기도 했다. 미국도 전쟁이 발발하면 군사적인 충돌을 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제제재로 러시아를 침몰시킬 수 있다고 보았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우크라이나 군의 초기 선전과 함께 러시아군 축출로 변했고 최근에는 조속한 전쟁종결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전쟁목표를 상황에 따라 바꾸어 나간 것이다. 간명하지도 않을 뿐더러 달성하기도 어렵다. 당연히 노력을 통합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의 작전상황에서 신속한 전쟁종결을 위한 군사작전은 불가능하다. 이미 미국은 군사작전을 통해 전쟁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이런 국제정치적, 전략적, 작전적, 전술적 수준에서의 총체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에서 전문가연 하는 사람들의 우크라이나 전쟁평가는 최소한의 기초적인 군사이론적 틀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버젓이 창피한지 모르고 떠든다. 

     

    전쟁은 선악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것과 현실의 상황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서 전쟁상황을 마음대로 평가하는 아마츄어들이 판치는 것은 옳지 않음을 넘어 위험하기 까지 한다. 축구해설도 아무나 하지 않는다. 그런데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전쟁이야 말하여 무엇하겠는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