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 12-3 한계에 봉착한 미국의 세계전략, 정보작전의 종말점 >
    국제정치 2022. 12. 3. 11:52

    관찰은 세상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번째 단계다. 관찰을 먼저하고 나서 자신의 입장에서 대상을 어떻게 볼것인가를 규정하는 프레임이 구성된다. 한국같은 나라는 관찰 그 자체보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프레임을 먼저 수입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체계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국제정치가 대표적이다.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살피기 보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프레임과 인식체계에 발생한 사실을 먼저 우겨 넣는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정치학자들이 한국을 위한 대책이 아니라 미국을 위한 대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친미를 하면서 한국의 이익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이런 현상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최근 세계 여러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상한 현상을 연결해 보았다. 관찰은 연결을 통해 그 의미를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미국이 세계 전략에서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패권국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설득능력이다. 이상과 가치는 그래서 중요하다. 미국이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주장한 것은 가장 효율적인 설득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미국의 이런 논리가 통했으나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이렇게 외교적인 설득이 어려워지면 영향력을 행사한다. 경제적 ,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해서 상대국의 행동을 제어한다. 그런 것도 한계에 봉착했다. 현재의 국제정세에서 미국이 군사력을 행사해서 자신의 의지를 강요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미국이 군사력으로 상대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증명되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도 군사적 영향력으로 자신의 패권을 유지해온 미국의 정책이 실패를 목전에 두고 있다. 

     

    경제적 영향력도 예전같지 않다. 중국이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넘어 서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시장이 두개로 나뉘고 있는 과정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여 세계 경제를 뒤흔들어도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브릭스 체제의 국가들은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온다고 하지만 그 영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시장의 절반에 국한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이번에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다가오면 이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지위를 뒤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통상적으로 미국은 경기침체와 경제위기를 통해 자국의 경제적 지배권을 강화시켜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러기가 어렵다. 미국이 경제위기를 통해 빼앗아 올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이번의 경제위기는 결국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상대적 지위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세상이 달라진 것이다. 

     

    미국은 설득과 군사적 경제적 영향력 행사라는 거의 전영역에서 더 이상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정보공작의 영역의 자산도 스스로 소진해버리고 있다. 필자가 중요하게 관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보작전의 영역이다. 

     

    미국이 정보작전의 자산을 스스로 소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최근 집중적으로 발생한 일련의 사건, 즉 튀르키예에서의 도심 폭탄테러, 이란에서 발생한 일련의 시위, 중국에서 발생한 시위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추정때문이다. 별개의 사건으로 보이지만 이런 사건들이 동시에 발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하기 어렵다. 아랍지역과 우크라이나에서 이루어졌던 색깔혁명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정황이 너무나 많다. 개별적인 사건인 것 같지만 서로 연결해서 보면 뭔가 그림이 보이고 그런 그림은 미국의 정보작전이 더 이상 과거처럼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정보작전은 많은 경우 성공적이었으나 위의 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제는 더 이상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국가들이 정보작전의 메카니즘을 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최근 3건의 정보공작을 거의 동시에 시작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마도 미국이 매우 조급해졌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공작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튀르키에와 이란은 러시아의 외곽을 타격한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보이고 중국은 직접 사회혼란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중국의 경우부터 살펴보기로 하겠다. 

     

    홍콩의 민주화운동을 많은 한국의 진보세력들은 인민의 의지가 발현된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이미 운동의 전개과정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개입한 흔적들이 너무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CIA 책임자가 홍콩 시위에 직접 개입하고 있는 증거를 밝히기도 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이 그 이후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아마도 중국은 미국이 심어 놓은 각종 망원들을 모두 제거했을 것이다. 앞으로 적어도 홍콩에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같은 것은 가능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때 미국이 너무 성급하게 정보작전을 실시했고 앞으로 적어도 중국에서 저런 종류의  정보공작은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갑자기 시위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시진핑 3기 집권 연장때에도 대자보가 붙은 일이 있었다. 중국에 자생적으로 그정도의 대자보를 붙일 세력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 발생한 시위는 여러가지 점에서 외부의 힘이 작동한 정황이 눈에 띤다. 시위가 시작하자마나 외신기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사진찍고 취재했다는 것이다. 시위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시위가 미국 정보기관의 공작에 의한 것이라면 정말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시위로 그동안 숨어 있었던 공작원들은 거의 모두 노출되었을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미루어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위의 규모는 별로 크지도 않았다. 아마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인데 이정도로 가라 앉아 버릴 정도라면 앞으로는 이런 종류의 시위는 더 이상 발생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정보공작의 일환이었다면 앞으로 중국에서 정치적인 시위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옳겠다. 배고프다고 씨앗으로 밥해먹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두번째 이란의 히잡시위도 중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이란 정부는 히잡 시위가 발생하자 마자 즉각 그 배후에 미국과 영국이 있다고 하면서 쿠르드 족을 강력하게 타격하기 시작했다. 이라크의 쿠르드 족 근거지까지 군사적으로 타격할 기세다. 만일 이번에 이란이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지역을 타격하게 되면 미군의 지속적인 주둔도 매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그런 점을 노리고 쿠르드 지역에 대한 공격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혁명수비대가 직접 시위에 대처하고 있다. 이미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그 중 상당수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의도적으로 제거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란은 앞으로 이런 내부 혼란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미국에서 이란의 히잡 시위를 지원하기 위한 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이미 상황은 이란 편으로 기운 것같다. 군대가 강력하게 대응하면 이런 식의 불안정 시위는 어렵지 않게 진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시위진압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이번 시위가 어느정도 가라앉게 되면 이란내의 반이란 세력들은 급격하게 힘을 상실할 것이다. 이란은 이번 기회에 싹을 완전하게 제거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 튀르키예의 폭탄테러 사건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버렸다. 튀르키에는 내부의 쿠르드 세력을 탄압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리아의 쿠르드 지역을 직접 공격했다. 공격전에 쿠르드 지역에 있는 미국에게 철수를 하라고 사전 경고까지 했다. 튀르키예가 이번에 시리아 지역의 쿠르드 세력을 공격한다는 것은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로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겠다. 튀르키에는 폭탄테러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튀그키에가 미국에 강력하게 나오는 것은 2016년 미국이 에르도안을 몰라내기 위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자신을 몰아내기 위해 군사쿠데타를 뒤에서 모의한 미국에게 좋은 감정이 있을리가 없다. 이번 폭탄테러에 대한 튀르키에의 강력한 반응은 과거의 쿠데타 사건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튀르키에의 시리아 지역 공격은 미국이 시리아에 더 이상 주둔하기 어렵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는 이라크 지역도 마찬가지다. 결국 미국은 섣부른 정보작전으로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오히려 급속하게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의 세가지 사건이 미국의 정보공작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나 정황상 이런 사건들이 이란, 튀르키에, 중국에서 동시에 발생하기는 어렵다. 당연히 외부의 어떤 힘이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만을 그렇다면 이번 정보작전은 실패했다. 이미 미국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각국들이 모두 다 알아버렸다. 정보공작은 그 의도가 드러나면 성공하기 어렵다.

     

    이번 세가지 사건으로 중국, 이란, 튀르키에서 활동하고 있던 미국의 정보자산들이 모두 노출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쪽 지역에서 이상 미국의 정보공작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미국의 가장 중요한 세계전략의 수단이 수명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