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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 4 우크라이나 종전협상, 빨리 하지 않으면 미국이 위험하다.>국제정치 2022. 12. 4. 13:20
미국이 급해진 것 같다. 현재 진행되는 것을 보면 최대한 빨리 종전을 하고 싶은 모양인데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동안 종전과 관련된 협상은 물밑에서 계속된 것 같다. 미국과 러시아 대통령 안보보좌관 급의 직접 협상, 튀르키에를 통한 중재요청, 바이든의 직접적인 언급 등이 있었다. 어제는 프랑스 마크롱의 휴전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다. 마크롱의 발언은 전적으로 미국의 요청을 받은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은 것이라고 하겠다. 마크롱을 중재로 내세운 것은 미국이 직접 협상을 해서 양보를 하면 체면을 구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롱은 3일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과 전화를 통해 종전협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의 발언 중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정당성을 일부 인정한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푸틴이 항상 말하던 것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문지방까지 찾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 러시아를 위협할 수 있는 무기 배치 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필수 지점”이라고 인정하면서 러시아의 안보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종전협상의 주요 조건임을 밝힌 것이다. 이런 입장은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에 손을 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러시아는 종전협상의 조건을 점차 더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쟁 당시 러시아의 전쟁목표는 돈바스 지역 독립,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를 내걸었다. 그러나 점차로 1997년 나토의 동진 이전상태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우크라이나 전쟁이전에 나토 동진문제를 러시아의 안보불안 요소로 제시했지만 막상 전쟁이 시작되자 러시아는 전쟁을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한정했다. 그런데 종전협상이 진행되면서 나토의 동구지역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러시아의 태도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가 문제다. 미국으로서는 처지가 어렵다. 종전 협상을 하지 않고 계속 시간을 끌면 이번 겨울에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점령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 전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유럽에서 미국의 패권 붕괴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고 러시아가 요구하는 것처럼 나토가 1997년 선으로 철수하는 것도 수용하기 어렵다. 이또한 미국의 세력약화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렇게 하기도 저렇게 하기도 어렵다. 가장 좋은 선택을 우크라이나의 정변을 통해 야당이 정권을 장악하여 러시아와 협상을 시도하여 종전협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관계로 축소시켜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기가 쉽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협상을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는 오판이 아닌가 한다. 이미 러시아 중앙은행은 미국의 경제제재가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더라도 2025년부터는 경제가 플러스로 돌아선다는 판단을 마친 상황이다. 러시아는 최악의 상황을 원유가격이 루블당 40달러 선까지 내려오는 경우를 상정했다. 현재 원유가격은 80불선이다. 앞으로 경기침체로 인해 원유가격이 하락하더라도 40불선 밑으로까지 내려갈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러시아는 시간을 끌면 끌수록 유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종전협상을 통해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가려고 할 것이다. 미국이 명심해야 할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아닌 미국의 패권약화 혹은 붕괴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러시아가 전쟁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이번 겨울에 빠져나오지 못하면 유럽에서의 패권 지위뿐만 아니라 세계적 규모에서의 패권도 동시에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잘못된 선택은 빨리 손절할수록 피해가 줄어든다.
미국이 우물쭈물하다가 우크라이나에서 빠져나올 시간을 놓쳐 버리면 한국도 위험하다. 한국은 미국 일변도의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무너지면 대안이 없다. 특히 윤석열 정권하에서는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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