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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5-5 우크라이나의 크레믈린 드론공격,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치는 영향>
    러시아 2023. 5. 5. 07:17

    크레믈린 궁을 우크라이나 드론이 공격했다는 뉴스가 올라왔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드론이 아니라고 주장을 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땅에서만 작전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자작극이라는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크레믈린 드론 공격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시점에서 러시아의 자작극인지 아니면 미국의 사주를 받아 우크라이나가 공격한 것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영토에서만 군사작전을 수행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여러번 러시아 영토 깊숙하게 드론으로 공격을 실시한 적이 있었다. 

     

    러시아가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아마도 러시아는 미국이 개입한 정황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정보하면 모두들 미국의 CIA를 이야기 한다. 그러나 러시아 정보는 미국 CIA보다 더 정확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미CIA는 정보획득과 함께 정보공작에 매우 특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 러시아의 정보기관은 전통적으로 정보공작보다는 정보획득 부분에서 매우 뛰어났다. 

     

    정보기관의 활동을 보면 누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거의 대부분의 중요한 국제정치적 움직임 뒤에는 정보기관들이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다. 19세기 이전에는 외교와 국방이 국가를 움직였지만, 20세기 이후에는 정보기관들이 더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과거에는 기록으로 남아서 시간이 지나면 문서고를 통해 공개가 되기도 했지만, 정보기관들의 자료는 대부분 공개되지 않는다. 역사적 사건들이 미궁으로 빠져 드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국제정치적 사건의 진행이 사실과 다를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많다. 정보기관의 개입으로 인한 사건의 전개를 언급하면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음모론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런 음모론이 오히려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더 근접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크레믈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도 복잡한 역학관계가 작동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드론 공격사건이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ㅇ로 보인다는 것이다. 

     

    일단 중요한 것은 자작극이든지 미국의 사주든지와 상관없이 이번 드론 공격이 러시아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크레믈린은 러시아의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그 성정으로 볼때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강력하게 수행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즉 푸틴 정권은 그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이 배후에 있다면, 미국은 무슨 이유로 크레믈린과 러시아인들을 자극하려 했을까 하는 것이다. 아마도 러시아에게 지금과 다른 전쟁수행방식을 강요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러시아의 전투수행방법은 지극히 효과적이다. 우크라이나와 서구의 소모전을 강요하는 것이다. 전쟁은 비율의 게임이다. 내편이 적게 피해를 입고 상대에게 많이 피해를 입히면 승리한다. 전격전이나 참호전이나 그 핵심은 상대방에게 더 많은 피해를 입히는데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러시아가 수행하는 포병위주 화력사거리 전투는 러시아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현재 알려진 상대적 피해율은 1:5에서 1:10에 육박한다. 러시아군 1명 전사하면 우크라이나 군은 5명에서 10명까지 사망한다는 것이다. 이 상대적 피해율에 대해 푸틴은 1:70정도라는 언급도 한적이 있다. 지나치게 부풀린 비율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최고 상대적 피해율은 그 정도 되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군을 자극하여 보다 적극적인 군사행동을 감행토록 하여 러시아군의 피해를 더 많이 강요하게 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했다면 오산일 것이다. 지금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보면 지금의 전투수행방법과 다른 방식, 즉 기동전과 같은 방식의 전투를 수행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러시아군이 지금과 같은 전투수행방법을 지속하면 우크라이나 군의 패배는 기정사실이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군이 언제 패배하는가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번에 미국이 크레믈린 타격을 시도한 것은 우크라이나 군의 반격을 위해 러시아군의 전열을 흐트려 놓으려 하는 시도였는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과 자로포지예 방향으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바흐무트 지역을 중심으로 강력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지만, 헤르손과 자포로지예 일대에서는 강력한 방어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헤르손과 자포로지예 방면으로 공격하면 궤멸적인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될 것이다. 아마도 미국은 이렇게 전열이 정비되어 있는 헤르손과 자포로지예의 러시아군을 흔들기 위한 구상이 일환으로 크레믈린 타격을 사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겠다. 

     

    미국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번 사건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전후처리문제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으로 협상에 의한 우크라이나 전쟁중지의 가능성을 완전하게 배제해 버렸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개입도 무의미하게 되어 버렸다. 젤렌스키가 설사 미국의 의중에 따르지 않고 중국의 중재에 따라 종전협상을 시도한다고 해도 그 조건이 달라질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도에서 지우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라는 국가를 없애버리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합리화하는 방편으로 이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점점 더 미국과 러시아간의 대결로 좁혀 들어가고 있다. 전쟁은 의지와 의지의 충돌이다. 나의 의지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 전쟁의 본질이다. 러시아의 의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의 의지는 불확실하다. 미국이 무엇때문에 이 전쟁을 이렇게 질질 끄는지 이해하기도 어렵다. 시간은 러시아편이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미국과 유럽은 불리해진다. 이미 유럽은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능력도 없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이번 크레믈린 공격으로 행동의 자유를 확보했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러시아의 정치군사적 고려사항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키에프에 대한 공격은 감행하지 않았다. 그것은 키에프가 고대 러시아의 출발지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런 금단의 지역은 없어질 것이다. 물론 젤렌스키의 신변도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유럽 국가 정치지도자들이 키에프를 방문하면서 러시아의 안전 보장을 받는 상황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전쟁이 전개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러시아의 판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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